어렸을 적
어머니가 내어 놓은
너를 보면서 느려도 당당하게
움직이고 싶었다
짜디짠 간장에
푹 절여 있었지만
무거운 침묵으로
순응하던 너처럼
맛깔스럽게 한 생 살고 싶었다
청춘, 태양 빛에
거품 물고 견딜 때
한쪽 발 유난히 컷 던
너를 기억하며 꿈을 키웠지만
내 어머니 백발 되신 후에 깨달았노라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
때로는 개펄 속 기어야 한다는 것을
때로는 은둔의 바위틈, 숨소리조차 삼켜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자존심만큼은
너의 등껍질보다 두껍고 싶었음을 고백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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