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떡에 ‘정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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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에 ‘정은 덤’
  • 주향 편집국장
  • 승인 2015.02.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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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 하얀 속살을 보이며 가지런히 뽑아져 나와
방아기계 흥겨워라 돌아가고 마음은 이미 설 앞으로

▲ 최성근 씨 부부가 따끈따끈한 가래떡을 뽑아내고 있다.

설 대목을 맞아 모처럼 활기를 띠며 북적이는 곳이 있다. 떡국용으로 쓸 가래떡을 뽑기 위해 손님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떡 방앗간이다. 갓 뽑아져 나온 따뜻한 가래떡에 정을 덤으로 얹어 주는 떡 방앗간의 정취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다.

명절 대표음식인 가래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맵쌀을 충분히 불려 소금을 넣고 빻은 다음 쌀가루를 시루에 얹어 김이 모락모락 나게 찐다. 이렇게 찌어낸 시루한판을 기계에 넣고 주걱으로 꾹꾹 눌러주면 하얀 속살을 보이며 먹음직스러운 가래떡이 줄줄이 뽑아져 나온다. 따끈따끈한 가래떡을 적당한 길이로 가지런히 잘라 상자에 담아내면 새벽부터 기다리던 떡 임자에게 돌아간다. 기다리는 손님들과도 가래떡으로 후덕한 인심을 나누며 얼마 후면 보게 될 자식들 자랑으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설에 올 자식들을 위해 방앗간을 찾은 박성옥(홍성읍·77) 할머니는 “예전에는 먹을 것이 없어 명절에 가래떡 하나면 온가족이 행복한 시절도 있었다”며 아련한 추억을 떠올린다. 김예분(홍성읍·78) 할머니는 지난해 농사지은 햅쌀로 가래떡 2말을 맞추러 왔다. 김 할머니는 “자식들이 오면 바리바리 싸줘야 기분이 좋다”며 자식과 토끼 같은 손주도 안아 볼 수 있는 설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처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밀려드는 주문량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오랜만에 주인장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고 방아기계들도 흥겨워라 신나게 돌아간다. 설날 대표음식인 가래떡을 맞추기 위해 오랜만에 떡 방앗간 안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30년째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성근 김태란 씨(원앙떡집) 부부는 매일 새벽 5시가 되면 어김없이 나와 떡을 만든다. 좋은 곡물만을 엄선해 정성스레 만든 떡이기에 단골손님들은 이집 떡 맛을 인정한다.

최성근 씨 부부는 “매일 정성을 다해 떡을 만들었고 그렇게 30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예나 지금이나 저희 떡을 애용해 주시는 단골손님들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한다. 요즘 떡은 명절에만 먹는 별미음식은 아니다. 아침식사 대용이나 간식용, 선물용 등 떡종류 만큼이나 용도도 다양하다. 명절을 앞둔 요즘은 밤, 대추, 잣 등의 다양한 고명이 얹어진 약식을 비롯해 인절미와 기주떡 콩떡 등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형형색색의 떡이 대목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설 대목을 맞아 모처럼 활기를 띠며 북적이는 떡 방앗간들, 이곳에서 풍겨져 나오는 구수한 떡 내 음은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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