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쇼핑센터 15년간 표류 ‘살릴 방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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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쇼핑센터 15년간 표류 ‘살릴 방도 없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5.12 09: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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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 잃은 상인들 빚만 떠안아
군 활성화 의지 있나… 개인사유 건물 ‘나 몰라라’
백화점식 건물, 우후죽순 건립… 전통시장 멋 상실

홍주쇼핑센터(이하 쇼핑센터)는 지난 1994년 화재발생으로 34개동 92개 점포가 불타는 대형화재가 발생한 이후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홍성시장재건축조합을 결성하고 재활의지를 다지며 건축한 상가 건물이다. 2000년 6월 준공된 홍주쇼핑센터는 총 1646평 대지위에 연면적 5695평으로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총 400여 면의 주차공간과 지하 1층, 지상 1~3층에 297개 점포를 갖추고 있다. (주)서우주택을 시작으로 6년간의 건축과정에서 몇 차례의 부도와 시공사 공사포기 등을 거치며 어렵게 2000년 7월 4일 준공됐다. 그 사이 시장은 6년 동안이나 허허벌판이 돼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건립당시 쇼핑센터는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구입할 수 있고 편의시설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논스톱 쇼핑몰’을 표방했으나 노점상들은 모두 큰 도로변으로 나왔으며 고객은 시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외면했다. 쇼핑센터를 크게 지어놓았지만 고객은 아직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변에서 맴돈다. 현재 1층 111개, 2층 83개, 3층 44개, 지하 59개 등 총 297개 점포 중 절반도 안되는 110여개의 점포만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으로 1층 83명, 2층 63명, 3층 1명, 지하 18명 등 총 165명이 쇼핑센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전통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홍주쇼핑센터가 활성화되는 길이야말로 시장의 미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5년간 쇼핑센터를 지키고 있는 상인 김 모(68)씨는 “쇼핑센터가 활성화되면 전통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며 “군에서 1층 상가를 매입해 개방형으로 건물 외벽을 트고 점포들이 자유롭게 장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쇼핑센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홍주쇼핑상인조합 박언년 조합장은 “조합원들은 화재가 발생하기 전부터 시장에서 수십 년 간 장사를 하던 상인들이다. 이들은 쇼핑센터에 대한 대단한 애착으로 상가가 활성화 되기만을 기다리며 손해를 마다하지 않고 15년간을 지켜왔다”며 “상인들은 하루 하루를 피 말리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데 군은 개인사유 건물이라며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수수방관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승환 경제과장은 열악한 군 재정상 매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매입은 사용용도 등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예산도 확보돼야 하는데 홍주쇼핑센터는 공시지가와 건물시세 등을 합쳐 최소한 150억원 이상이 필요해 어려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현재 전통시장은 안전 면에서도 위험 수위에 있다. 장날 화재가 발생해도 진입이 막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상인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군은 전통시장 내 건물마다 초기진화를 위해 소방시설을 마련해 놓았지만 상인들은 대형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소방차 한 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으로 화재 및 안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차빌딩 효과 ‘글쎄’
쇼핑센터 주차공간 활용 못해
군·상인 간 협의점 찾아야

군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주차빌딩 신축을 추진 중이다. 주차 빌딩은 중소기업지원청 ‘2016년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다. 홍주쇼핑센터 맞은편에 세워질 4층 규모의 주차 빌딩에 대해 상인들은 ‘없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이 전반적인 반응이지만 기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차 빌딩 하나로 시장 활성화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까지 나온다.

쇼핑센터 내 2개의 점포를 소유하고 장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정 모(77)씨는 “예로부터 홍성전통시장은 전국에서도 으뜸가는 재래시장 이었다”며 “군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현대화 사업 등을 통해 환경개선을 했지만 시장의 전통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이 상황에서 또다시 주차 빌딩을 건립한다는 것은 그나마 남아있는 전통시장의 면모를 완전히 상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①전통시장 중앙에 위치한 홍주쇼핑센터. ②옥상과 지하의 400면 주차공간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③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은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쇼핑센터 활용방안 마련 급선무

홍성군의회 의원들 역시 주차 빌딩 건립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의원들은 투자비 대비 사업의 저효율성과 진출입로 등 설계 미흡 등의 사유를 들며 홍주쇼핑센터 활용방안 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군은 홍주쇼핑센터 주차 공간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 30일 홍주쇼핑타운 회의실에서 쇼핑센터 상가조합 조합원 및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홍성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군은 쇼핑센터 상인들에게 주차장 사용을 동의 해줄 것을 요구했고 일부 상인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군에 따르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인 100%가 동의했을 시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했던 쇼핑센터 상인들의 입장은 달랐다.

당초 군에서 쇼핑센터의 주차장 사용에 대해 사용연한 및 관리방안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시한 후 동의서를 요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주쇼핑상인조합 박언년 조합장은 “쇼핑센터 활성화 방안에 대해 찬성하지만 구체적인 세부계획 없이 동의서만 요구하는 군 행정에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승환 과장은 전기세 및 시설 보수 등 사후 관리 비용을 책임질 것과 쇼핑센터 지하주차장의 경우 매년 1140만원 가량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데 사업을 시행할 경우 이를 면제하는 방안 등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제시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후 군은 지난 2일 홍성전통시장 상인회에 주차 빌딩 신축 관련 설명과 함께 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참석 상인들은 주차 빌딩 신축에 대해 대부분 동의 했다. 이에 따라 군은 원래대로 주차 빌딩 신축으로 방향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군과 상인 간 의견대립으로 쇼핑센터 내 400면의 주차공간을 두고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또다시 표류하게 된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는 군민들은 쇼핑센터를 비롯해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지역전체의 문제로 인식해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 조 모(53)씨는 “군과 상인들의 책임 있는 의식과 쇼핑센터 활용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로 특단의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기호 씨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김석환 군수의 공약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군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경제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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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2017-12-13 21:21:58
홍성군ㅡ참으로 답답하네요ㅡ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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