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장군 탄신 700주년의 해 선양사업에 무관심한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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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장군 탄신 700주년의 해 선양사업에 무관심한 홍성군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7.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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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기념사업 전무… 추자도 “장군의 정신 잇자”
역사인물축제와 별도 기념사업 추진 필요성 제기
▲ 최영 장군의 사당인 기봉사 사당문의 한지가 찢어지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

홍성군의 대표적 역사인물이자 고려 명장인 무민공 최영 장군(1316~1388)이 올해로 탄신 70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군에서는 매년 거행되는 추모제향이나 역사인물축제 외에 장군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추진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11일 홍북면에 소재한 최영 장군의 사당 기봉사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최영 장군은 백야 김좌진, 고암 이응노, 명무 한성준, 매죽헌 성삼문, 만해 한용운, 남당 한원진, 지산 김복한 등 홍성이 배출한 수많은 위인 중 한 명이다. 장군은 부친의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유훈을 잊지 않고 전쟁터에 나가면 백전백승한 팔도도통사 명장이자 구국정신과 청백리정신을 지닌 민족적 영웅이다.
최영 장군의 본관은 동주(철원)며 홍성군 홍북면 노은리는 고려 공민왕 때 장군이 136년에 출생한 영지다. 무민공 최영 장군이 나고 자란 홍성에서는 매년 추모제향과 더불어 역사인물축제를 통해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있으나, 군 문화관광과에 따르면 탄신 700주년을 기리는 별도의 기념행사는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최영 장군과 인연을 맺었던 제주 추자도나 부산 등 각지에서는 장군의 700주년을 기리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 9일(음력 2월 1일) 추자도 최영장군사당(제주도기념물 제11호)에서는 대서어촌계(계장 고광찬)가 제물을 마련하고 이정호 추자도수협장이 전통방식으로 집전해 봉행한 추모 제례가 거행됐다.
최영 장군은 공민왕 23년(1374) 반란이 끊이지 않던 제주도에 진압을 위해 군사를 이끌고 가던 중 거센 풍랑을 만나 추자도로 대피하게 됐고, 머무는 기간 동안 지역민에게 그물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등 생활에 도움을 줬다. 이에 추자도 주민들은 장군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해마다 음력 2월 초하룻날 정성껏 사당제를 지내고 있다. 특히 함운종 추자면 부면장은 “최영 장군의 영웅적 존재는 지역 경쟁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며 “추자면이 당면한 과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행정적 차원에서 올해를 제2의 추자도 도약의 해로 정하고 장군의 정신을 함께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광역시 남구 감만동 무민사에서도 지난 4월 20일(음력 3월 14일) 사당보존회(회장 장성줄) 주관으로 부산 남구청장을 비롯해 서영교 국회의원과 군인, 학생,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군을 기리는 제례가 봉행됐다. 동주최씨 대종회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시는 장군의 탄신 700주년을 맞아 국방부 소유인 부지를 매입해 ‘무민공 쉼터 소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시민들에게 안식처로 개방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김석환 군수는 ‘희망의 땅 홍주천년’ 기념사업을 통해 홍주 지명 탄생 1000년이 되는 2018년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해 군민들의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 고취 등을 위해 기념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군수는 기념사업 추진에 있어 최영 장군 탄신 700주년과의 연계도 언급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 계획 등은 수반되지 않아 아쉬움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최영 장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민족적 영웅이자 기념할만한 위인”이라며 “700주년이 아니더라도 선양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홍성군은 이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인물축제를 통해 우리 고장의 훌륭한 위인들을 재조명하고 있지만 올해는 최영 장군이 탄신한 700주년임을 감안해 별도로 이를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며 “장군과 잠시나마 인연을 맺었던 타 지역에서도 기념사업에 적극 나서는데 홍성군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심스럽기만 하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간 차원에서는 최영 장군의 탄신 700주년을 기리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홍주향토문화연구회(회장 안병주)는 최영 장군 탄신 70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장군의 묘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안병주 회장은 “군 차원에서 최영 장군 탄신 70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사업 추진 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은 매우 아쉽고 안타까움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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