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과 코너링
상태바
박종철과 코너링
  • 이성철<나사렛대 교수·칼럼위원>
  • 승인 2016.10.17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불성설(語不成說)] : ① 이치에 맞지 않아 말이 도무지 되지 않음. ② 말이 사리에 맞지 않음.

갑작스런 폭우로 남쪽 지방이 물에 잠겼다. 올 여름 폭염과 경주지역 지진으로 한바탕 얻어터지고 난 후라 그런지 차바 폭우엔 난리도 아니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했나. 몇 백억인지 하여튼 아주 많은 돈을 들여서 가져다 놓은 기상관측 기기 해독 전문가가 없어서 많은 백성들을 폭염에 시달리게 했단다. 설마 하다가 지진이 발생했다. 그 와중에 청문회서 임명불가를 고집부리며 전자결재 처리 한 것을 국회 회기가 시작되자마자 해임결의로 또 한바탕 난리를 치더니, 누군가는 단식을 하고, 누군가는 자장면을 먹었다지. 폭염에 전기세 누진제를 고친다 하더니 결국 소송을 걸었던 원고의 패소로 결론지어지고, 한전은 올 여름 폭염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대. 그리고도 백성들을 위한 제안이나 정책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라니...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에 박종철이라는 학생이 있었대. 그런데 그 학생이 시위 중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던 중에 어떤 분께서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지. 그렇게 한 젊은 목숨이 사라졌고, 지금까지도 어떤 말 같지 않은 경우에 자주 빗대어 사용되곤 한대. 그런데 이번엔 더 재미있는 표현이 생겼어. 국감에서 어떤 구설에 휘말린 사람 아들이 의경지원을 했고, 아마 엄청 편한 곳에 근무하고 있나 보두만. 수많은 지원자 중 그 아들을 합격시킨 이유를 묻자, “운전을 하는데 ‘코너링’이 좋아서...” 합격시켰대. 이제 운전학원에서는 의경 지원자들에게 ‘코너링’만 전문으로 가르치는 곳이 생겨날지도 모르겠군. ‘코너링’만 좋으면 의경 합격이니까. 모름지기 국가는 백성들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고, 백성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하며, 백성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할진대... 아무리 백성들의 의식수준을 얕잡아보고 무시한다하더라도 정말 돌아가신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님의 말처럼, “이건 아니올시다...” 조삼모사도 분수가 있고, 웃기는 코미디도 뼈있는 내용이 있는 것이거늘... 아무리 백성들의 생각과 의식수준을 시장바닥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만도 못하게 여긴다 하더라도 정말 “이건 아니올시다.” 다른 장소도 아닌 국감장에서, 그것도 한참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에 대한 답변치고는 너무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이었음을 진정 알지 못했다는 것인가. 높은 지위에 오르면 내 발아래는 모두 하찮게 보인다더니... 과연 지금도 그러한 생각들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국감 첫날 정아무개가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고 소리를 쳤는데, 과연 그 말에 대하여 책임 질만한 행동들을 하고 계신지 의문이다. 이아무개의 단식에 1인시위로 화답하는 나리님들의 행위는 중요하고 진정으로 백성들에게 하고자하는 말을 1인 시위로 하는 백성들은 위법여부나 따지고 있으니 정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군. 이아무개는 MS를 왜 MS에서 샀냐며 무조건 사퇴하라고 소리만 지르네. 아이폰을 삼성에서 사고 과일을 정육점에서 살까? 무식해도 정도가 있지... 정말 “여기(국감장)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유아무개 왈. 국감을 마비시켜야 국정이 원활해진다고... 왜냐고? 국감에서 매일 새로운 의혹과 문제가 터지게 되면 집권당과 높은 분께서 힘들어진다네. 결국 야당은 문제를 제기하여 국민의식을 고취시키려하는 것이고, 여당은 그에 대한 방어작전이라나... 누군가의 말처럼,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권력이 오만해서이다.” 그 오만한 권력도 결국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일진대...

정신차리자. 그리고 백성들도 생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자. 지난 총선에서 어떤 당이 ‘대한민국과의 계약서’를 작성했으니 그 약속을 잘 지켜내는지도 분명하게 지켜보자.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백성들의 의식수준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제대로 된 ‘주민소환’을 엄하게 시행하여 아무렇게라도 자리만 차지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 말했듯 백성들의 생각은 보이지는 않더라도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명심하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랄 뿐. 백성들의 생각과 마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일진대...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