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통해 ‘갈등’ 넘어 ‘화합’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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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통해 ‘갈등’ 넘어 ‘화합’ 꿈꾸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7.03.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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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감리교회 영어예배 ‘호응’… 한글교실 등 앞장
광천감리교회 영어예배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한국에 온지 수년이 지났지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웃을 수 있었던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웃음을 되찾게 됐습니다. 매주 일요일이 기다려집니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마일러 씨의 말이다. 광천읍 소재 홍주교육 권태범 대표의 아내인 마일러 씨는 어엿한 한국인이 됐지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만큼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어려운 한국어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광천감리교회가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들의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바로 지난달부터 시작된 영어예배(English Worship) 때문이다.

“광천은 축산농가가 많아 외국인 근로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홍성에서도 낙후된 지역이기에 외국인이 갈 만한 곳이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외국인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아름다운 공동체의 꿈은 그렇게 출발했습니다.”

광천감리교회 이필준 담임목사의 말이다. 광천감리교회는 필리핀에서 직접 ‘마이클’ 목사를 초빙해 지난달부터 영어예배를 시작하게 됐다. 본당에서 정규 예배가 드려지는 11시가 되면, 별관에서는 마이클 목사가 인도하는 영어예배가 동시에 진행된다. 예배에는 필리핀, 우간다, 네팔, 몽골, 베트남 등 각국에서 온 이주여성들과 노동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예배가 끝난 뒤에는 차와 다과를 나누는 ‘티타임’을 가지며 한 주 동안 즐거웠던 일, 속상했던 일을 나누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저는 올해 1월 11일자로 광천감리교회 부목사로 초빙됐습니다. 필요한 비자와 서류가 갖춰져 영어예배를 진행 중이죠. 첫 예배 때는 마일러 씨 가정 4식구와 제가 참석자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는 10명이 넘는 사람이, 다음 주엔 더 많은 사람이 와 현재는 40명 정도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광천감리교회 마이클 목사의 말이다. 과거 용인시에서도 교회 사역을 한 경험이 있는 마이클 목사는, 종교 비자로 정식 초청을 받아 현재 광천감리교회 부목사로 재직 중이다. 마이클 목사는 앞으로 영어 예배를 더욱 발전시켜 이주 외국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뿐만 아니라 홍성 인근의 문화재나 여행지를 둘러보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150만 명의 외국인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시대에 화목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교회에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과 갈등을 겪고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화합하고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하려 합니다.”

이필준 목사는 3년 전부터 이러한 화합과 소통의 일환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및 한국어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어머니의 모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이주여성을 활용한 영어, 베트남어, 중국어 강의 등을 개설할 계획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국내에 거주 중인 이주여성과 외국인근로자 등을 강사로 섭외해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저희 교회 영어예배에는 광천읍과 홍성읍은 물론 은하, 장곡, 홍동, 갈산, 내포신도시에서까지 찾아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통합과 다문화 가정과의 따뜻한 동행을 위해 앞장서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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