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예산 통합 무산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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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예산 통합 무산 '무엇을 남겼나'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9.11.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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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넘어 상생방안 찾아야 

논란이 됐던 홍성군과 예산군의 자율통합 논의가 일단락됐다. 

여론조사 결과 홍성군은 찬성 입장을 보인 반면 예산군에서는 반대가 주를 이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예산군은 홍성군에서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한다며 홍성군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사실이다. 최승우 예산군수는 "그 동안 군민 의사를 무시한 홍성군의회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행위로 예산군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홍성군의회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홍성군의회 역시 '자율통합이 무산된 것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최승우 예산군수에 대해 자율통합 무산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물었다. 즉 최승우 군수의 반대로 인해 홍성과 예산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물 건너갔다는 것이다.
 
자치단체 자율통합은 말 그대로 자발적 의사를 바탕으로 한 통합을 의미한다. 어느 한 쪽이 통합을 반대할 경우 쉽게 추진되기 어렵다. 더군다나 자치단체의 백년대계를 다시금 구상해야 하는 통합이야말로 치밀한 준비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이제는 자율통합 무산에 대한 책임추궁을 뛰어넘어 갈등을 극복하고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율통합이 진정 홍성군과 예산군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초석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부터라도 갈등을 풀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통합 장단점 치밀한 분석 필요 

홍성군과 예산군의 자율통합 논의 속에 많은 사람들이 제일 아쉬워하고 안타깝게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행정안전부의 자율통합 일정이었다. 지난 8월 대통령 광복절 발언 이후 자율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행안부에서는 통합이 이뤄지는 지역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고, 올 해 말에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행안부가 통합 추진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에서 제기됐다. 주민들은 자치단체의 자율통합이 도대체 무엇인지, 통합이 이뤄지면 주민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하는지, 통합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먼 산 바라보기로 머물 수밖에 없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모름/무응답을 택한 사람이 홍성군이 14.9%, 예산군이 10.4%를 기록했다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홍성YMCA 김오열 사무총장은 "통합 추진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보니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주민들 또한 통합에 대한 장단점을 쉽게 알 수 없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었다.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통합논의가 다시 시작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의견개진과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공은 내년도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갔다.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 통합과 관련해 어떠한 이슈가 화두로 떠오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자치단체 통합은 미룰 수 없는 과제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 이번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확인됐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 하다.

성공적인 도청이전 사업에 협력을 

자율통합 논의가 불거지면서 "통합이 이뤄지면 충남도청 이전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닌가"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충남도청 이전 사업은 홍성군과 예산군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업이고 과제이다. 도청유치를 위해 홍성군과 예산군은 공동으로 발맞춰왔고, 다른 지역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현재의 자리로 유치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자치단체 통합이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지 모르지만 홍성군과 예산군은 '성공적인 충남도청 이전'이란 공동의 과제를 떠안고 있다. 도청신도시 조성에 따른 양 군의 구도심 공동화도 시급한 해결과제이고, 자치단체의 경쟁력 확보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청신도시의 위상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는 도청신도시가 홍성군과 예산군 경계에 걸쳐있는 모양새다. 도청신도시가 만들어지면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자리매김 할지, 아니면 홍성군과 예산군을 포함한 하나의 도청신도시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홍성-예산 통합 논의는 결국 도청신도시 조성사업과 맞물려 있다. 홍성군과 예산군은 성공적인 도청이전 사업에 머리를 맞대 힘을 합해야 하고, 여기에서 통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양 지역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혜안을 함께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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