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지, 제도적 차원에서 뒷받침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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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지, 제도적 차원에서 뒷받침 돼야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6.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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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신문 창간 4주년 기념 특집 여성 좌담회
▷ 주 제 : 여성복지, 어디까지 왔나
▷ 일 시 : 2011년 6월 10일 금요일 오후 6시
▷ 장 소 : 홍성여고 회의실
▷ 참가자 : 김인숙(홍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정경숙(홍성군학부모협의회 회장)
황영란(충남도청 정책특별보좌관)
▷ 사회자 : 최선경(홍주신문 편집국장)

급속한 산업화와 정보화로 인하여 한국 사회가 가져온 변화는 여성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사회영역 등에서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오늘날 남녀평등의 과제는 매우 중요한 사회정책의 주요 목표가 되고 있다. 홍성군의 여성복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최선경 홍주신문 편집국장


사회자: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복지문제를 상당부분 가족 내에서 해결해 왔고, 그 과정에서 여성이 희생되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제 이러한 사고는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게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인숙: 기존의 대가족제도 안에서 여성의 희생이라 함은 자녀 양육에, 가사노동에, 시부모님의 부양은 기본이고 혼전 남편 형제들과의 동거, 논·밭일까지 정말 많은 일들을 소화해 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핵가족화로 가족 내 성평등에 관한 갈등은 부부간의 자녀양육, 가사분담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남편에게 자녀양육과 가사분담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고 이로 인한 부부싸움도 잦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가사분담이나 자녀양육에 관해 아무런 경험도, 지식도 없는 남편들에게 무조건 함께 해주기만을 요구하는 것은 지속적인 도움이 되기 힘들 것이고 가족 간에 스트레스만 더욱 가중되는 일이겠죠. 따라서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여 남편들을 위한 자녀양육 및 가사활동에 대한 교육을 기획하여 남편들이 육아와 가사분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꾸준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경숙 학부모협의회장

정경숙: 저처럼 40대만 하더라도 여자들은 슈퍼우먼처럼 살아야 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가사일이나 육아를 남편과 많이 분담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맞벌이가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육아도 가사도 당연히 분담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젊은 남편들이 많아진 것 같아 때론 부럽단 생각도 들더군요.

황영란: 가족 내의 양성평등 문제는 제도가 바뀌어야지 한 가정에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젊었을 때부터 일에 매달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아버지들이 요즘은 조기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뜬금없이 가족 구성원에 끼려니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에 갈 곳이 없어요. 딱히 취미 생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에 알았지만 노인복지회관도 65세 이상 되어야만 갈 수 있다고 하니 조기퇴직한 아버지들이 갈 곳이 없어요. 지역사회에서 이런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연령대를 좀 낮춘다거나 하는 방법도 있구요, 김인숙 센터장님 말씀처럼 남편들에 대한 꾸준한 교육이 우선시 됐으면 해요.

사회자: 홍성군에서도 ‘행복한 일터를 위해 행복한 가정이 우선이다’는 목적으로 ‘아버지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인숙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김인숙: 네, ‘찾아가는 아버지학교’는 아버지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 현대사회 속에서 일과 가정의 적절한 양립을 위한 해결책으로 남성의 가족생활참여를 확대시키기 위해 남성을 대상으로 교육하고자 마련됐습니다. 이미 홍성군교도소와 농어촌공사홍성지사를 방문했고 앞으로도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아버지학교’를 비정기적으로 계속 개최할 예정입니다.

정경숙: 홍성군내 아버지들이 얼마나 참석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다른 사설기관에 참여한 사람들은 무척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홍보가 잘 돼서 많은 아버지들이 좋은 아버지가 됐으면 하네요.

사회자: 복지국가로 널리 알려진 스웨덴의 경우 육아휴직은 13개월 동안은 80%의 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나머지 3개월은 1일 정액으로 사용할 수 있더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중 2개월은 반드시 아빠가 써야하는 강제 조항이 있어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요?

김인숙: 우리나라도 육아휴직이 있지만 쓸 수 있는 조건이 안 돼서 못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의무화가 안 되어 문제인 셈이죠.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이 빠졌을 때 나 대신 일을 해 줄 수 있는 인력이 얼마나 확보됐느냐가 문제에요. 따라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들을 배려하기 위한 대체 인력풀이 완성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30대는 과거 엄마들의 희생적인 삶을 보면서 살아왔고, 여성들도 당연히 일을 해야 하는 사회 구조 속에 노출되어 있는데 일종의 과도기적 상황입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고, 집안일 걱정에 직장에서 일에 집중하지 못해 도태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며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정경숙 : 학부모회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엄마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유아를 대상으로 한 보육시설은 어느 정도 충족되어 있지만 영아보육, 방과후보육에 대한 수요는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얘기를 하십니다. 직업형태에 따라 연장보육 또는 24시간 보육을 원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장애아 통합 보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농촌지역 농번기에 이동보육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이처럼 다양한 보육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보육 서비스가 다양화됐으면 좋겠어요. 이러한 서비스가 많아지면 저출산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인숙: 사실 ‘아이돌보미사업’처럼 좋은 정책이 수립됐지만 실질적으로 이용하기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요. 소위 말하는 일종의 ‘베이비시터’와 같은 의미로 보시면 되는데 소득에 따라 시간 당 1000원에서 5000원정도 차이가 있어요. 엄마들이 필요에 의해 찾아오지만 시간당 5000원에 해당하는 경우엔 너무 부담이 많아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비록 좋은 정책이지만 현장에 맞도록 수정과 변화가 필요하며 농촌지역에 맞는 대안이 있었으면 해요.
 

 

황영란 충남도청정책특별보좌관

황영란: 올 한해가 복지 부문에 있어 의미 있었던 것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올 한해 우리 사회에서는 보편적 복지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웠는데 보편적 복지란 특정 계층에게만 복지의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에게 동일한 복지 혜택을 누리도록 하자는 것으로, 선택적 복지와 대응되는 개념입니다. 보편적 복지 논쟁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운 야권이 승리를 거두면서 시작됐는데요.

선거 이후 자치단체와 의회, 교육청은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을 들여다보면, 이미 보편적 복지정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의무교육의 일환으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 경제 수준 등에 관계없이 교육기회의 평등차원에서 완전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는 사회 속에서 보편적 복지는 시대적 요구입니다.


사회자: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비해 보육시설 등 뒷받침하는 사회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사실 성인여성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25~35세 시기의 노동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만 제대로 마련된다면 가족 내 성 평등 문제, 저출산 문제, 가족간의 소통의 문제 등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황영란: 저는 장애가 있으면서 아이를 낳고 또 한부모 가정으로 아이를 양육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아이를 키웠나 몰라요.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복지 환경이 매우 나아졌지만 결국 개인의 문제이기 보다는 제도적·구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08년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5개 기업이 가족친화기업 우수기업으로 인증받았는데, 지금도 인증을 받으려는 기업들이 줄을 섰다고 합니다. 자녀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건 가족친화경영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의 출산과 육아를 위한 휴직제도가 해당되구요, 재택·시간제 근무 등의 탄력적 근무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전형적인 가족친화제도입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래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자녀 교육 지원, 부모 돌봄 서비스, 가족간호 휴직제, 근로자 가족의 건강검진제도 등이 해당됩니다. 기업마다 여성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가족친화경영을 확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지금까지 출산과 육아 문제로 여성들이 실력 발휘를 잘해온 직장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숱하게 많았지만, 우수 여성 인력이 일터를 떠나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큰 손해라는 점을 배워가는 중인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또 저출산을 해결한다는 공익 관점에서도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아요.

김인숙: 2009년 홍성군의 0세~4세의 영유아는 4030명으로 조사됐는데요. 어린이집 입소 전까지 영유아들을 돌봐 줄 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보여집니다. 2010년 홍성군에서 지역사회복지 계획수립안에 의하면 홍성군 영유아 및 아동보호자 중 73.4%가 시설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서 35.3%가 서비스에 대한불만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불편함, 이러한 걱정거리 등이 해결되어야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경숙: 우리나라는 전통 사상이 깊게 뿌리밖혀 있어서 쉽게 바뀔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여성의 지휘 향상으로 인한 선진국적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바뀌고 있긴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시각 변화와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제가 학부모 대표로 나왔기 때문에 학교라는 이름으로 비추어 봤을 때 학부모라 해도 아버님들보다 어머님들의 참여율이 98%정도라고 봅니다.

우리 아이들을 맡겨 놓고 똑같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학교행사나 아이 교육에 참여하고 관심을 갖는 건 어머님들의 몫이라면 좀 불평등한 것 같아요. 우스갯 소리로 좋은 대학을 보내려면 할아버지의 경제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이 있어야 한다는데 여기서 엄마들은 가정일에, 직장일에, 교육에 관련한 정보까지 두루 섭렵해야만 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황영란: 충남도는 오는 7월부터 ‘셋째아 이상 무상보육’을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는 셋째 이상 아동에 대해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보육료 등을 전액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부모 소득 하위 70% 가정 자녀에게만 보육료와 유치원비가 지원되고 있지만, 도는 셋째아 이상의 아동에게 보육료 및 유아학비를 모두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적은 부분이지만 출산율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네요.

김인숙: 오늘 이 자리에 학부모회장님이 참석하신다는 소리를 듣고 무척 반가웠어요. 만나면 꼭 건의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이 학교 학부모회에 들어가고 싶어도 너무 낯설어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홍성군내 각 학교 회장님들이 다문화가정 자모들을 발굴해서 먼저 도움의 손을 내밀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입양, 다문화, 장애, 한부모 등 다양한 가정들이 가족 내에서 겪는 갈등은 별로 없다고 합니다. 거의 외부의 편견어린 시선으로 오는 갈등이며 어려움이에요.

 이런 차별적인 사람들의 시선은 어렸을 적 교육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아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듯이 아이들의 사고와 시선은 어릴 때의 교육에서 나오며 또한 사실상 어른들, 다시 말하면 부모로부터 배운 시선입니다. 따라서 학부모회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켜드리고 싶어요. 다문화 아이들과 우리들은 그저 ‘다를 뿐’이라는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시간만 내주신다면 지루하지 않도록 교육 내용 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청운대 학생들의 졸업작품으로 홍성군의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게 있는데 그 영상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경숙 :교육청에서 이런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요.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홍성군내 2000여 명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건 앞으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면서 사춘기를 겪고 그러다가 점차 문제의식을 안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대부분 초등학생이 많지만 앞으로는 청소년들이 많아지면서 어떤 문제 행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김인숙: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 대다수가 상당히 고학력자들이 많아요. 어느 정도 생활언어사용이 가능하고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어요. 그리고 교육열도 매우 높아요. 내 주변에서 다문화 경험을 하면 별 이상이 없고 낯설지 않은데, 전혀 다문화에 대한 교육도, 경험도 없으면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해요. 다문화 가정의 어떤 아이들은 오히려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중국어와 영어, 베트남어 등 글로벌시대의 영재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어떤 문화든 수용할 수 있는 아이들이며, 세계화시대에 언어와 문화를 흡수할 수 있는 기본이 된 아이들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황영란: 다문화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차별입니다. 어른들부터 빨리 시각을 바꾸어야 하며 그런 면에서는 엄마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언어도 문화도 생활습관도 서툰 이주여성들에게 모든 책임이 부과되지 않도록 우리 여성들이 신경을 썼으면 좋겠어요. 우리들 자체가 문제를 보려고 하니 문제가 보이는 겁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반적으로 장애아를 가진 가정이 어렵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더 어려운 가정은 장애 부모를 둔 가정이 더 어렵습니다.

아이가 장애가 있어도 경제력을 가진 부모가 아이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애를 쓰지만, 장애부모를 둔 아이들에 대한 지원과 대책은 소홀한 편입니다. 매우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결국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인데 홍성군 안에서도 장애 부모를 둔 가정의 아이를 보살피는 적극적인 노력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대학생과 저소득층 아이들을 연결하여 교육지원을 하는 사업도 있었는데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대물림이 되지 않도록 학교 교육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요.

김인숙: 도에서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희망아동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고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립기반과 직업훈련·결식아동 방지 등 생활안정 지원과 학습여건·학습동기 부여 등 학습지원, 건강관리·아동학대 예방 등 아동의 안전·권리 보장, 희망 프로젝트 추진 체계 구축 등이 핵심 골자입니다. 미래 인적자원의 공평한 출발선 보장과 가난의 대물림 방지를 위해 아동희망 프로젝트 추진에는 도내 사회봉사단체와 금융기관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충청남도 다문화사업부분은 매우 우수합니다.

 다문화에만 너무 예산이 집중되는 거 아니냐고 비판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보시면 됩니다. 충남도에서는 어울림사업비를 별도로 지원해주고 있는데 너무 고맙습니다. 덕분에 예비학부모교실, 검정고시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요. 그리고 자랑 좀 하고 싶은데요. 우리 기관이 우수기관으로 상을 탑니다. 축하해 주세요.

황영란: 한부모가정이란 무조건 부모 중 한 명과 자녀가 있다고 해서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한부모가정이 되려면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한부모가정의 가장 큰 어려움은 주거, 직장, 교육 문제입니다. 주거, 직장 문제가 가장 급한 일이라면, 교육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부모가정은 기본적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가정입니다. 최소한 아이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부모는 가난하고, 한부모일지라도, 자녀만큼은 양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동일출발선상에서 출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한부모의 의식이 깨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하고,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한부모 모자가정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사회자: 이제 정부가 중점적으로 보강해야할 정책분야는 여성복지정책에 여성주의 시각의 관점을 충실히 반영시키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국민연금이나 생활보호, 모자복지법 등 제도 안에서 여성의 소득보장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려면 역시 정치적인 면에서 여성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듯 보이는데요?

황영란: 여성이 먼저 권리 찾기를 해야 합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콩나물도 어떤 정치에 의한 것이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콩나물 1000원어치를 산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정치적 결과에 의해 양이 많거나 적을 수도 있고 싸구려 중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수도 있고 어찌됐든 장바구니 물가는 정치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죠. 사실 가정에서도 정치를 합니다. 아내와 남편과도 하고, 자녀와도 합니다.

정치란 결과적으로 내 가정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삶에 만족할지 몰라도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세상을 바꿔 행복하게 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따라서 여성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일깨우기 위한 정치학교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적극적으로 투표도 하고 내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투표로 말해야 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떳떳하게 나의 권리를 주장하는 정치참여의 대표적인 예가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인숙: 건강한 지역사회, 건강한 국가는 결국 건강한 가정에서 오는 거잖아요. 행복한 가정이 많아지면 국가의 방향이 바뀌는 건데 가정을 가장 잘 꾸려가는 사람이 여성이고, 그런 여성들의 정치 참여는 더욱 활발해져야 합니다.

사회자 : 그러나 우리나라의 여성정치 참여는 실질적으로 매우 미약한 형편입니다. 최근 일간지에서 유럽의 여성국회의원들이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기 때문에 절반의 의석을 요구한 것을 보았습니다. 여성 대통령 후보가 거론되고 있는 요즈음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요?

황영란: 우리 여성들은 지난 시간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여성 차별을 당연시하는 법과 제도를 바꾸고, 국내는 물론 국제 연대까지 이끌어내어 불가능할 것 같던 성차별의 높은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그 높은 장벽을 무너뜨리기는 했지만, 여성들이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가정이 많지만 남성들은 가사와 육아를 여성들에게 미루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의 저출산국가라는 오명이 심각한 국가적 문제인데도 해고와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여성들은 여전히 임신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한국사회의 병폐가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지 않는 것은 여성의 낮은 정치 참여에 원인이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현실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은 1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10%에 불과한 목소리로는 여성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정경숙: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정치 참여율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성이 정치에 참여한다면 여자들만의 꼼꼼함과 세심함, 적당한 타협이 아닌 이성적 판단, 내 이익보다는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 등을 잘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치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막연히 바라보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회자: 여성의 시각으로 보아야 할 일은 많지만 여성을 보는 시각은 보수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정치인을 배출하는 일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실정입이구요. 홍성군의회도 지난 20년 동안 겨우 2명의 여성의원을 배출했습니다. 여성을 차별하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정치적인 힘이 필요했듯이 여성과 남성이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에도 정치는 필요하겠죠?

황영란: 정치란 어려운 게 아니며 실질적인 우리 삶과 직결되는 거지요. 우리 여성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나 행동은 일단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정치인을 뽑느냐에 따라 내 가정을 윤택하게 할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여성들이 어떤 가정을 꾸려나가느냐에 따라 건강한 국가가 탄생되는 겁니다.

김인숙: 남편과 함께 뉴스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뉴스를 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같은 사건이라도 남성과 여성이 보는 시각의 차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현상을 배울 수 있거든요. 저도 막연히 사회복지에 대해 그냥 무작정 일만 했지 복지 예산이라든가 정책 등이 어떤 건지 주의 깊게 보지 않았거든요. 앞으론 이런 정책적인 부분들에 대해 세심한 신경을 쓸 것입니다. 여론을 만드는 정부의 의도를 찾아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그 이면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을까를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래서 여론이 중요하고 거기서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사회자: 맞습니다. 언론인으로서 반성하며 다시 한번 책임감을 느낍니다. 장시간 열띤 의견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의 이 자리가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나온 좋은 의견들이 정책으로 반영되고 실천 가능한 제도로 정립되기를 바랍니다. 여성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제도적 차원에서의 뒷받침이 있을 때 그 실현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가정은 남녀가 함께 가사 일을 하고, 같이 부모 역할을 하여야 하며, 같이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이 가능한 가족 안에서 민주적 시민이 배출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 맥락에서 여성복지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최선경 홍주신문 편집국장
△ 정경숙 학부모협의회장
△ 황영란 충남도청정책특별보좌관
△ 김인숙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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