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면 소도마을 주민들 억장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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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면 소도마을 주민들 억장무너진다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3.10.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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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 결사 반대
소도마을 주민 소통 창구 일원화 계획중

서부면 소도마을(이장 박흥서) 주민들은 지난 4일부터 매일 아침 홍성군청 앞으로 출근하고 있다. 매일같이 오전 9시부터 ‘남당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에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사진>

청정 지역으로 전국에 소문난 ‘소도마을’에 지난 8월 30~31일 이틀에 걸쳐 어사·남동·내동·소도·안흥동마을 회관에서 ‘남당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 주민설명회가 진행됐다. 

소도마을주민 백용자(81) 씨는 “유리알처럼 맑고 푸른 바다를 친구처럼 의지하며 평생 바지락·굴·낙지·게 등 채취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청정마을 소도에 ‘남당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 설명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며 울분을 토했다. 

오랫동안 경기도 평택에서 살다가 전원생활이 그리워 5년 전에 소도마을로 귀향한 김인숙(71) 씨는 “왜 하필 우리 마을인지 모르겠다”고 분개하며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싶으면 소도마을보다 거주하는 주민이 많은 인근 마을에 설치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옳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소도마을 이장을 지낸 박승춘 씨는 “요즘 새벽잠을 설친다”고 호소하며 “지난 2005년 4월 20일 남당 관광지로 지정돼 사유지 권한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돼 군청 문화관광과 공무원들과 10여 년에 걸쳐 관광지 지정 취소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천신만고 끝에 지난해 2월 10일 ‘서부면 남당리 일원의 남당 관광지에 대해 관광진흥법 제52·54조에 따라 관광지 지정·조성계획을 취소한다고 고시’하면서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자게 됐는데 지난 8월 말 주민자치회에서 ‘남당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져 요즘 혈압지수가 평소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박흥서 소도마을 이장은 “평생 바다에 의지해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들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상황을 목도(目睹)할 수는 없으며, 2015년 매립지로 만든 한국농어촌공사 부지 ‘모산도’가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로써 적절한지 신중히 검토해 보는 것도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균 홍성군의회 의장과 김덕배 의원은 “소도마을 어르신·이장을 비롯한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 사업을 추진하되 주민들의 주변 환경과 생계에 불편을 주고 주민들 전체 동의 없이는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수도사업 담당부서에 전달하면서 “소도마을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꼼꼼히 검토해 차선책을 준비해 둘 필요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환 군 수도사업소장은 “일부 소도마을 주민들이 제기하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공공하수처리시설 예정지인 소도마을은 시설, 면적 등 환경평가항목 대상에 충족되지 않아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며 빠른 시일 내에 소도마을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최대한 경청하고 반영하기 위해 소통창구 일원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소도마을 주민들은 군청 앞 시위를 지난 7일부터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약속했으며, 군 수도사업소에는 앞으로 2~3주 내 진일보한 대안을 찾아 주민들과 다시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향후 사업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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