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 갯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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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 갯벌에서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4.02.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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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33>

 


남당의 갯벌은
흔히 말하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톱이 아니다
갯벌이란 먼 바다에서
수없이 출렁여오는 파도의 가슴
이별의 앙금으로 남아 있는
슬픈 사랑 하나까지도
새 생명처럼 푸르게
해초(海草)처럼 고이 길러내는 곳
썰물로 나갔다
밀물로 돌아와서는
먼 바다의 아픈 이야기 하나까지
꿈꾸던 노래가 되도록
출렁이는 물결이, 끊임없이
오선五線이 되어가는 걸 보다가
남당리 갯벌 위 갈매기는
쉬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간다

남당리의 갯벌은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다
모든 미물들이며
바람이며
무리 진 바닷게들이
끝없이 밀려오는 물결 위로
생명 같은 사랑을 노래하며
푸른 죽도(竹島)를 잠재운다
노을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갯벌은 잠잠한 고요 속에
앙금처럼 몸을 접는다

언제부터인가 홍성읍에서 서쪽으로 2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홍성 유일의 1종 어항인 ‘남당항’을 떠올리면 풍부한 먹거리 축제부터 생각나게 한다. 그렇게 남당항은 서해안에서 가장 청정한 어항으로 이름 높은 미항(味港)이 되었다. 그 수많은 먹거리 중에서는 역시 대하(大蝦)와 새조개가 단연 으뜸이다. 그래서 홍성의 남당항에는 전국에서 밀려오는 미식가들을 위하여 10월부터 11월 초순까지 우리나라 최대의 대하축제를 준비해놓고 있다. 단순한 먹을거리 축제에서 벗어나 갯벌에서 조개도 잡고 대하도 잡는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놓는다. 이와 더불어 꽃게, 새조개, 쭈꾸미 등 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해 각종 해산물을 싼 값에 마련해놓기도 한다. 남당항에서 또 하나의 먹거리 축제에는 새조개 축제가 있다. 조개의 속살이 새의 부리모양과 닮아 새조개로 불리우며, 크기는 애들의 주먹만하고 겉은 피조개와 비슷하다. 새조개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또한 사람들은 천수만 서쪽으로 길게 누운 안면도의 품속으로 서서히 기울어가는 불타는 노을에 탄성을 지른다. 몇 발자국 건너 뛰어 바닷가를 달리다가 잠시 속동 전망대에서 영화 ‘타이타닉’ 컨셉 위에서 지난날의 첫사랑을 떠올리기도 한다. 어디 그뿐인가? 가까이에 있는 A․B방조제를 따라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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