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백월산 숲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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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詩] 백월산 숲을 오르며
  • 홍주일보
  • 승인 2014.02.27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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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에 오른다”
나무들이 쑥쑥 자란것을 본다
지난 세월에 의해 넘어진 거목을 본다
어떤것은 더 굵게 자라고
어떤것은 더 곧게 자라고
또 어떤것은 더 크게 자란것을 본다.

“나무라지 말자”
더 굵어지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자
다른 나무처럼 곧지를 못하다고
깔보지 말라 크게 자라지 못한다고
기둥으로 쓰일 나무
서까래로 쓰일 나무
이모양 저모양 따로 따로 있으니,

월산 꼭대기에서 바라보이는 서해바다
숲 계곡 흘러 너른바다로 소리없이 유유히
물결이 춤추며 천수만도 보인다
어느 골짜기는 크고
어느 골짜기는 작고
어떤 물결은 앞서 흐르고
어떤 물결은 뒤쳐져 흐르고
그러면서 모두 한곳을 향해 가는것을
두눈으로 보이지 않는가

“행복한나무 향기여”
윤택함이란 두 글자로
굵은 나무는 더 굵게 기르고
클 나무는 더 크게 기르고
곧은 나무는 더 곧게 기르는것
가는 나무는 가는 나무대로
작은 나무는 작은 나무대로
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대로
예쁘고 아름답게 기르는것
먼훗날 어떤나무는 기둥이 되게 하고
어떤 나무는 대들보가 되게 하고
어떤나무는 서까래가 되게 하고
어떤나무는 방안의 쓸모있는 장롱이 되게하고
또 어떤나무는 고궁의 정교한 조각품이 되게 하는것.

남은 작은 나무는
온가족이 모여 앉아 얘기꽃 피우는
화로의 모닥불이 되어 타오르고
어둠을 훈훈히 밝혀 녹여주리라
우리의 꿈과 바램을 키우는,
행복은 함께 동행하는것,

도청앞“삽교천의 물살”
그 냇물이 흘러가게 하는것은
빠른 물살은 빨리 흐르게 하고
느린 물살은 느리게 흐르게 하고
앞선 물살은 앞서서
뒤 따르는 물살은 뒤서서
서로 끌며 끌리며 서로 밀며 밀리며
말없이 흐르게 하는것.
험한 가야산 골짜기도 넓은 들판도
정겨운 시골 장거리도 함께 하는것
마침내 그 꿈 이루는 그날까지
끝까지 동행하며 다함께 바다에 이르는것
넓은 서해바다에 이르러 더 큰세상을
우리는 만들어 가는것
아, 그것이 아름다운 행복이어라.

장광호<전 대정초등학교 교장·현대시학 등단·한국시문학상·한빛문학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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