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천이(遷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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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천이(遷移)
  • 박정숙<숲 해설사>
  • 승인 2014.08.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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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숲에 사는 식물, 곤충, 동물들에겐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수천만년동안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온갖 지혜와 생존전략으로 진화를 거듭하며 결실을 향하는 경이로운 삶! 사람들이 자연 앞에 고개를 숙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식물들이 전혀 살지 않는 나지에 이끼나 곰팡이 같은 지의류, 선태류가 등장을 합니다. 이곳에 작은 풀들이 꽃을 피우고 곤충들을 불러들여 행복한 초원을 이룹니다. 그런 초원에 진달래, 싸리나무처럼 키 작은 관목류들이 이사를 오고, 작은 풀들의 개체 수는 서서히 줄어듭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바람을 타고 날아온 소나무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매년 영역을 넓혀갑니다. 키 작은 나무들을 숲 가장자리에 보초병으로 세워두고, 수십년동안 자기들만의 왕국을 이루어 살아갑니다. 그리고 오랜세월 독재자였던 소나무는 잎이 큰 떡갈나무와 단풍나무들이 들어서면 이들 세력에 밀려 산꼭대기로 몰려나는 운명에 놓이게 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잎 큰 나무들의 한살이도 더 음수성이 강한 나무들의 출현으로 숲의 역사 속에 묻히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를 숲을 형성하는 마지막 단계인 ‘극상림’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또 이 숲을 성숙되고 안정화된 숲이라고도 합니다. 많은 생명들의 탄생과 죽음으로 만들어진 비옥한 땅을 극상림의 대표 수종인 서어나무가 대부분 차지를 합니다. 이렇듯 식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숲의 천이’라고 하는 거대한 전투는 아주 천천히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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