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승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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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승님에게
  • 장미화<장애인종합복지관·주민기자>
  • 승인 2015.07.15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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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복지사이다.

1988년도 서울올림픽이 열리고 무더운 여름 강변가요제 이상은의 ‘담다디’와 이상우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을 원 없이 들으면서 고3시절로 보낸 88꿈돌이 고3세대다. 아침 7시에 등교해 밤 11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선풍기 하나에 60명의 친구들과 그 무더운 여름을 보내면서도 행복했다.

치열하고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드디어 원서를 쓰는 추운 겨울을 맞이했다. 유난히 추웠던 1988년 겨울 원서를 쓰게 됐는데 어떤 과를 갈지,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담임선생님은 앞으로 여자도 전문 직종에서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활동을 하면서 보람된 일을 해야 한다며 생전 처음 들어본 사회복지학과에 가라며 추천을 해주셨다.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과 함께 사회복지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막연히 불쌍한 사람을 돕는 직업이란 것만 알고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

한 번의 선택이 운명을 결정짓고 평생의 직업, 아니 평생의 사명으로 살아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그 때 알았다면……. 그렇지만 그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22년째 이곳 홍성의 사회복지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실천하고 있다. 힘든 일도 많았던 만큼 행복도 그만큼 큰 것 같다!

아이들이 크고 사회복지현장에서 오래지내다보니 이렇게 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운명의 길을 열어주신 은사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인사드리고자 모교에 연락을 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충청남도 행사장에서 앞자리에 은사님이 앉아계신 것을 보고 감격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인사를 하게 됐다. 평생을 누군가를 위해 살 수 있도록 해주시고 다른 직업이 아닌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도록 해주신 분에게 스승의 날을 맞아 이렇게 지면을 통해서라도 인사드리게 됨에 감사드린다. 충청남도교육청에 계시다 지금은 충무교육원 원장으로 계신 김성기 선생님!

“선생님 고맙습니다. 졸업한지 26년 만에 선생님께 다시 인사 올립니다. 선생님의 제자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남은 날도 제가 현장의 사회복지사로 살아가는 날 동안 ‘사회복지사가 침묵하면 누군가는 죽는다’는 글귀를 가슴깊이 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홍성에서 제자 장미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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