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치던 날
컴컴한 세상에 와서
낮은 곳으로만 흘렀네
깊은 산 속 나무를 만나고
이름 없는 들풀 곁에 쉬며
낮은 곳으로 흘렀네
인내로 흐르지 않고
개울, 시냇물 거치지 않고
어찌 큰 강에 다다를 수 있으랴
상처 입은 수초를 품고
둥둥 떠도는 강물이여
고단했다고 서러워 마라
한 점 빗방울이 강물을 이루는 것
그것이 삶이다
나, 넓고 고요한 강이 되기를 기도 하노라
윤주선<한국문인협회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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