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닌 갈산고등학교는 솔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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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닌 갈산고등학교는 솔직했습니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1.08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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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 앞둔 갈산고 김경규 학생

새해에는 아직 모르는 주량을 확인해 봐야
전자책 읽는 시대에 ‘사서’가 되고 싶은 나
제일 좋아하는 건 손길이 느껴지는 도서관

 

갈산면 상촌리에 위치한 갈산고등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200명이 채 되지 않지만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4건, 국립대학 13건 합격 등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한의대와 약대를 동시에 합격한 학생도 있다. 특히 전공별로는 의약학, 간호, 치위생, 물리치료 등 보건의료계열에서 다수의 합격자가 나왔다. 

홍주신문은 지난달 30일 공주대학교 문헌정보교육학과에 입학을 앞두고 있는 김경규 학생(갈산고 3)을 만나 갈산고등학교와 수험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가 생각하는 갈산고등학교는?
“솔직한 학교라고 생각해요. 뭔가를 부풀리려고 하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것 같아요. 복도에 걸려 있는 모니터에서 나오는 홍보영상을 봐도 전부 제가 경험한 활동들이어서 볼 때마다 반갑더라고요. 학생 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갈산고등학교처럼 성적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수 있는 학교는 많지 않을 거예요. 또, 학생 각자가 고민해서 세운 학업 계획도 전부 존중받아요. 학생들마다 성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일방적인 공부법을 밀어붙이면 좋은 결과가 나오긴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갈산고등학교는 학생의 상황에 알맞게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말에 항상 귀 기울여 주시는 선생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대학에 합격했을 때 기분은?
“수시 일정이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늦어져서 혼자서 면접을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심리적 압박이 정말 심했고요. 결과가 발표되는 날 긴장도 풀 겸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휴대폰으로 합격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를 꿈꿔왔는데 문헌정보교육학과에 합격했다는 화면을 보니까 그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머리에 스치더라고요. 슬픈 영화도 아니고 ‘스파이더맨’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펑펑 울었습니다.”  
 

■사서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선호하는 도서관 스타일은?
“사실 대학 면접 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어떤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지?’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도서관은 시설이 크거나 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도서관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큰 도서관은 독서 공간도 많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기도 하지만, 저는 도서관 곳곳에서 사서의 손길이 느껴질 때가 가장 좋아요. 이런 도서관은 사서가 바뀌면 금방 티가 나거든요.”    
 
 
■이제부터는 성인이다. 소감은?
“제가 너무 많은 로망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니까 기대감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1월 1일에는 성인이 됐다고 해서 대단한 무언가를 할 것 같진 않고 친구들과 통화로 새해 인사를 주고받거나 낮 시간에 술을 한 번 마셔 볼 계획입니다. 그래도 주량은 알아봐야 하니까요.” 
 

■대학에 가면 해보고 싶은 것은?
“댄스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도 댄스에 취미가 있고 관심이 많거든요. 그리고 수험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입버릇처럼 ‘떠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국내여행도 혼자 다녀볼 계획입니다. 기차를 타고 강원도부터 갈 거예요. 혼자서 떠나야지만 보이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떠나는 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고 기분 좋지 않나요? 연애는….”

■10년 후 나의 모습은?
“이 질문도 면접 때 받은 질문이에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찾긴 어려울 것 같아요. 10년 뒤의 계획을 세워놓을 정도로 계획적인 성격은 아니어서요. 저는 즉흥적인 사람이에요. 그래도 1년 뒤 12월 30일의 제 모습은 답할 수 있어요. 군 입대와 임용고시 준비, 둘 중 하나를 하기로 이미 결정을 내렸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은?
조금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영국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가장 좋아해요. 루이스 캐럴이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시절 학장의 집을 방문해 학장의 어린 딸인 앨리스 리델과 자주 놀아주며 들려주던 구연동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요. 자신이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로 쓴 책이어서 감동적이에요. 저는 이렇게 사연이 있는 책들에게 애정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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