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정원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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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정원을 살리자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2.08.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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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읍 매현리에 위치하고 있는 ‘홍성8경’ 중에 하나인 ‘그림이 있는 정원’이 재정난으로 경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해서 뜻있는 몇몇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 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안타까움만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구족화가인 아들을 위해서 아버지가 가꾸어온 부정(父情)의 정원으로서, 현재 9만2562㎡ 대지 위에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총 1330여 수종을 보유하고 있어 희귀식물 관람은 물론 지역의 식물보존과 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곳에 경매가 진행된 가장 큰 원인은 경영개선을 위해 새롭게 시도한 별장식 주택건설 사업에 문제가 생겨 재정이 더욱 악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희망과 삶의 의지를 주고 있는 ‘그림이 있는 정원’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만큼이나 감동적 사연이 배어 있는 가족정원이다.

개인 소유의 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읍민들이 나서서 함께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은 광천지역의 유일한 볼거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충청신문에 따르면 연간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그림이 있는 정원’이 비록 개인 소유이기는 하지만 2005년 개원 이후 지금까지 ‘홍성8경’의 하나로서 광천읍의 공익에 이바지 했다는 것이다.

광천경제는 새우젓·김·축산이 이끌어가고 있다. 여기에서 축산은 가까운 광시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생산자 판매라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고, 가공과 유통 중심인 새우젓과 김은 광천이라는 지역의 옛 명성을 유지해 나가는 마케팅이 절실하다.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서울경기와 1~2시간 거리에 닿는 도로망과, 보령처럼 숙식이 필수인 해수욕장과 같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축산의 생산자 판매’와 ‘새우젓·김의 지역명 마케팅’이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림이 있는 정원’과 같은 감동과 사연을 간직한 볼거리는 광천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관광·경제자원이다.

이처럼 광천의 미래를 위해서는 일부러라도 ‘그림이 있는 정원’과 같은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주인이 누가되든지 간에 있는 정원이 어디로 가겠냐?”는 긍정적인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에서 지금과 같은 공익적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광천읍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가칭)대책위원회’와 같은 단체를 만들어서 ‘그림이 있는 정원’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 특색 있는 공원을 유치한다는 마음으로 지역경제발전의 청사진을 함께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에 건의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감정가 기준 240억이라고 하지만 세월이 가야 제멋이 나는 수목의 특성에 비추어 본다면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지역민들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공원을 조성한다는 입장에서 좋은 방도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홍주일보·홍주신문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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