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먹구름 떼가 온 하늘을 뒤덮었던 지난 16일, 홍성군의 소규모학교들이 문화예술 활성화와 통폐합 위기 극복을 취지로 홍주문화회관에 모여 음악 공연을 함께 즐겼다.
이번 ‘2025학년도 소규모학교 문화예술 분야 공동교육과정 운영’ 행사는 충청남도홍성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홍주초등학교(교장 정관호)에서 주관했으며 충청남도교육청에서 후원했다.
공연장에는 결성초·금당초·대정초·배양초·신당초·은하초·홍주초 등 홍성군 소재 7개 소규모학교의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연은 서양 악기 연주를 비롯해 동요 합창, 민요, 전통 무용, 창극(입체창), 농악 등 다채롭게 펼쳐져, 학생들이 서양과 전통 음악을 고루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부에서는 ‘에제르 앙상블’의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이 펼쳐졌다. △플루트 4중주,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 라장조’ △클라리넷 3중주, 슈베르트 ‘바위 위의 목동’ △피아노 3중주, 비제 ‘카르멘 랩소디’ △동요, ‘고향의 봄, 꽃밭에서’ 순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마지막 순서인 동요 합창에서는 학생들이 소프라노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상을 넘어 직접 참여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50분가량 진행된 1부 공연에서는 각기 다른 악기들이 어우러져 오선지 위에 아름다운 선율을 수놓았고, 새의 지저귐처럼 맑고 청아한 소리는 마치 먹구름을 걷어내고 밝게 갠 하늘을 떠올리게 했다.
휴식 뒤 이어진 2부에서는 △민요 ‘천안삼거리, 늴리리야, 밀양아리랑, 뱃노래’ △전통무용, 소고춤 △창극(입체창),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창작무용 ‘축연무’ △농악 ‘삼도 판굿’ 순으로 펼쳐졌으며, 우리 전통 고유의 흥겨운 가락과 역동적인 무대는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홍주초 6학년 임은지 학생은 “소프라노의 소리는 처음 들어봤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전에 저희 학교에 다른 학교가 와서 작게 공연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크게 한 건 처음이에요. 너무 좋았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권종윤 홍주초 교사는 “소규모학교끼리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전교생이 함께 모여 공연을 감상한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체육, 뮤지컬, 비보잉처럼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기획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당초 3학년 이주연 학생은 “요즘 너무 더운데, 악기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서 듣기 좋았고 재미있었다”며 “다음에도 또 이런 공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 악기 소리도 예쁘고 좋았지만, 우리나라 전통 악기 소리가 더 듣기 좋았다”며 전통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함께한 소규모학교는 평균 8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홍성의 전통 있는 학교들로, 학교 간 연대와 활력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문화예술 경험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