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과 관광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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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과 관광인프라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2.10.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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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처럼 연결되는 고속도로와 성능 좋은 자동차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을 만들었고, 인터넷과 택배라는 유통방식은 새로운 시장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유통환경의 변화는 구매방식에 있어서 인터넷 사용자의 안방구매와 비사용자의 방문구매로 나누어지며, 인터넷직거래는 어떤 상품이 출하되기 위해 모여드는 집산지와 그것을 소매상에 공급하는 도매라는 유통과정이 생략되면서 편리성과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우리 광천이 자랑하는 ‘토굴새우젓’과 ‘재래맛김’은 집산과 도매라는 유통방식으로 성장해왔다. 물론 근래에는 인터넷판매를 하고 있지만 원료가 되는 ‘새우’와 ‘김’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근본적인 한계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미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기고장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에 대해 완제품가공과 유통을 지원하고 있으며, 택배와 같은 손쉬운 구매방식이 각광받으면서 광천처럼 집산과 도매로 성장해온 도시들의 상권이 위협받고 있다.

앞서 말한 도로망과 자동차는 편리성이라는 순기능보다 인구의 절반이 서울경기에 거주하는데서 보듯이 도시집중의 가속화라는 역기능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새우젓과 김전 이외의 가게들이 텅텅 비어있거나 개점휴업상태에 있는 광천시장이 좋은 예라 하겠다. 다시 말하면 새우젓과 김을 팔아서 생긴 돈이 더 이상 광천에서 소비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출을 받아서도 휴가는 꼭 가야겠다는 사회현상이 말해주듯이 도시에 집중된 사람들은 휴일이면 마치 폭탄이 터지듯 여가활동에 나선다. 그러므로 자체상권을 잃어버린 지방 도시들은 관광객들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판매망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특히 특산품의 경우 산지직접구매라는 메리트는 변하지 않는 강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백화점의 동선(動線)을 진열대를 가로지르도록 설계하여 구매충동을 이끌어내듯이 여가활동으로 광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특산물인 새우젓과 김을 구매하고 그것이 인터넷판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안은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오서산 이외에 관광자원이 전무한 광천으로서는 더욱 절실한 일이라고 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오서산에서 6번째 가을을 맞고 있는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해가 갈수록 광천에서 출발하여 보령으로 넘어가는 등산객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등산로 보호라는 측면에서 작년 겨울에 완공한 등산로계단설치와 산림소방도로 시멘트포장으로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등산객들이 늘어나고, 억새군락이 점차세력을 잃으면서 오서산이 외면당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들이 있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하는 일과 오서산의 역사를 재조명하여 관광 이외의 정신적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홍주일보·홍주신문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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