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민의힘 대변인 “김좌진 장군, 공산주의에 연결돼 있다” 주장 ‘파문’
충절의 고장 충남 홍성군이 일제강점기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백야 김좌진 장군의 때아닌 ‘공산당’ 논란에 분노로 들끓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1일 새로 발간한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김구, 홍범도, 김좌진 등 독립 영웅의 이름이 삭제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측이 “김좌진 장군이 공산주의에 연결돼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며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해 큰 물의를 빚으며, 기존에 배포한 교재를 전량 회수하고 보완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7개월 만에 교재를 새로 발간했다. 하지만 보완작업을 거쳐 새로 발간한 교재에 기존에 있던 김구, 홍범도, 김좌진 등 독립 영웅의 이름이 지워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대변인은 지난 1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땅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표현해 논란이 됐던 군 정신교육 교재에 이번에는 홍범도, 김좌진 장군, 김구 선생 등 독립 영웅들의 이름이 빠진 채 발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JTBC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군 정신교육 교재에 일부 독립운동가 이름이 빠진 것과 관련해 “우리 군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적대세력과 맞서 싸워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국군의 정신교재에 고려공산당 이력이 있는 분들이 교재에 들어가는 게 맞느냐”고 주장했다.
김좌진 장군이 당시 독립운동을 했었던 북간도 지역의 주변 국가들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본령이기 때문에 결국 연결이 됐을 것이라는 논리다.
백야 김좌진 장군의 고향인 홍성군은 충격과 분노로 휩싸였다.
김덕배 홍성군의회 의장은 “국민으로서 같은 당원으로서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언급하며 “백야 김좌진 장군이 어떤 분인가, 바다의 영웅으로서 이순신 장군이 있다면, 육지의 영웅은 김좌진 장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에 논란이 된 망언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으며, 김좌진 장군의 고향인 갈산면 토박이로서 매우 불쾌하고, 갈산면민들도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국방부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김좌진 장군이 삭제된 부분에 대해서도 “얼마나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대체 이런 얘기가 왜 나오는 지 이해할 수 없다. 매우 개탄스럽고 좌절감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끝으로 김 의장은 “우리나라의 역사인물을 폄하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콕 집으며 “앞으로 김좌진 장군 선양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전 의원은 “할아버지가 공산당원에 암살당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박하며 “우리 아버지(김두한)가 오죽하면 장군님(김좌진)이 공산당한테 돌아가셨다는 그 얘기를 듣고 반공 투사로 변한 거 아닌가. 대한독립군들 전부가 만주에 계셨는데, 그럼 그분들이 전부 다 그쪽(공산당)이냐”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윤 대변인은 “학계에 그런 주장도 있다는 걸 소개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빚은 것”이라며 김 전 의원에게 사과했다.
한편 김좌진 장군은 지난 1930년 1월 24일 북만주 해림에서 조선공산당 만주총국 소속이었던 박상실의 흉탄에 맞아 순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