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내세워 3년 연기 요청
군의회 내부 찬반 엇갈려
임시회 승인 여부 촉각
지난 2008년 홍주미트에 지원했던 민간경상보조금 10억원에 대한 상환 기한이 만료된 가운데 홍주미트가 보조금 상환기일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조금 상환 연장은 오는 9일 개회하는 홍성군의회 임시회에서 결정될 예정이어서 군의회의 승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성군과 군의회 등에 따르면 군이 지난 2008년 홍주미트에 지원한 민간경상보조금 10억원의 상환기일이 지난 8월1일자로 도래했지만 홍주미트 측은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상환기간을 3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홍주미트 측은 보조금 지급결정 당시 작성된 합의각서에 '1회에 한해 상환 시기를 연장할 수 있다'라는 단서 조항을 내세워 보조금 상환 기한 연장을 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물종합처리장 설립 당시 융자금 80억에 대한 원금상환이 진행 중인데다 운영과정에서 금융권 차입금액이 불어나며 재정적 압박이 심해지고 있어 상환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홍주미트 측의 주장이다. 이 같은 요청에 따라 군은 지난 3일 열린 의원간담회에서 오는 9일 개회하는 임시회 상정안건으로 홍주미트 보조금 상환기한 연장 건을 다뤄줄 것을 요구했다. 지방재정법상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에 지원한 보조금의 회수를 연장할 경우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군의회의 승인 여부에 따라 보조금 상환 기간 연장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군은 상정안이 통과되면 10억에 대한 이자의 연이율 적용을 비롯해 적정 기한 내 원금·이자 등에 대한 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연대보증, 주식담보 등의 조건을 명시한 세부규정을 수립하고 법적 공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홍주미트 보조금 회수와 기한 연장을 두고 군의회 내부에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승인 결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조건부로 연장을 승인해야 한다는 의원들이 의견이 있는 반면 일부 의원들은 타 민간사업자들과의 형평성 등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논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반대의사를 밝힌 한 의원은 "2008년 홍주미트에 10억원을 지원할 당시에도 주느냐 마느냐로 상당한 논쟁이 있었고 결국 5년 이내 상환을 비롯한 갖가지 조항을 만들어 어렵게 지원결정을 내렸었다"며 "이제 와서 경영이 어려워 상환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것은 타 민간사업자들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부당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상환 기한 연장 여부를 떠나 지역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업자가 담보, 이자 등을 제시하며 군을 상대로 치사한 영업방식을 이어가면 안된다"고 비난한 뒤 "홍성군도 법적 절차상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공을 의회에게 넘긴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상환 시기 연장에 긍정적 의견을 내비친 한 의원은 "당초 합의각서에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경우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고 축산군으로서 홍주미트가 기여하는 부분이나 홍성군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현 상황을 봐서 보조금 상환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전했다. 이 의원은 "다만 이번 임시회 상정안에는 채무분쟁을 종식시킬만한 제도적 장치를 포함하는 행정적 절차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일단 규정상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임시회에 상정해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