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군수-야 도지사 ‘야누스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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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군수-야 도지사 ‘야누스의 선택’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6.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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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선거 분석>충남도지사·홍성군수

홍성지역 대체로 보수 성향
지선서 진보 지지율 오르며
향후 정치 성향 변화 예고

6·4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홍성군민들의 투표 성향은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야누스의 선택’이었다. 기초자치단체장은 여당인 새누리당을 선택한 반면 광역자치단체장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뽑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투표 성향은 기존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홍성지역은 대체적으로 보수 편향적인 정치성향을 지니고 있고 역대 선거에서 이같은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보수세력에 대한 지지율이 60~70% 이상의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 반면 진보개혁 세력에 대한 지지율은 20%안팎에 그쳤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같은 성향은 무너졌다. 홍성군수 선거의 경우 새누리당 김석환 당선자는 총 투표인수 4만4566명 중 2만3160표를 얻어 2위를 기록한 새정치민주연합 채현병 후보(1만5574표)를 7586표차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지지율은 김 당선자가 53.24%, 채 후보가 35.80%이었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보수 세력인 여당 후보를 홍성군수로 선택했지만 진보개혁 세력의 지지율도 예전보다 15% 안팎이 늘어나 앞으로의 정치 성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읍면별로는 김 당선자는 11개 읍면에서 40~60%대의 고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홍동면에서만 채 후보에게 3.64% 뒤졌을 뿐이다. 채 후보는 20% 후반에서 4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홍성지역의 투표 행태 변화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모두 1만9751명(45.60%)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안희정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는 2만1815명(50.37%)에 달해 야당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이런 투표 성향은 역대 선거 사상 처음이다. 읍면별로는 안 당선자가 홍성읍(55.91%), 홍북면(55.93%), 홍동면(54.90%) 등 3개 지역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특히 진보 개혁 세력의 지지율이 50%를 넘었다는 것은 향후 홍성지역의 정치성향도 상당히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이 작용해 현직 군수, 도지사를 다시 선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는 있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여당의 무능한 대처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정치성향을 떠나 야권을 지지하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그동안 지니고 있던 고정관념의 정치성향에 얽매이지 않고 무능한 정치나 행정이 이루어질 경우 언제라도 준엄한 심판을 내릴 수 있다는 홍성지역 유권자들의 정치적 사고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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