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다보면 마음이 푸근해지는 길이 있다. 파랗게 파도치는 여름의 논둑길, 인적이 드문 오솔길, 동네사람들만 아는 샛길을 걷다보면 한결 마음이 여유로워짐을 느낀다. 네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정해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걷는 행위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길가의 들꽃 한 송이에 미소지어보는 건 어떨까.
문화와 자연을 함께 느끼며 걷는 길, 내포문화숲길을 한번 걸어보자.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과 오서산, 봉수산, 백월산, 연암산, 아미산을 아우르는 숲길로 마을과 마을을 연결한 마을길이다. 길은 홍성군을 비롯해 예산군, 당진시, 서산시의 4개 시·군에 걸쳐 총25개 코스와 2개의 지선으로 조성돼 있으며, 총 연장은 320km에 이른다.
내포문화숲길은 내포지역의 정체성이 잘 들어나는 네 가지 테마로 길이 나뉘어 있다. 백제부흥군길, 원효깨달음의길, 내포천주교순례길, 내포역사인물-동학길이 그것이다. 백제부흥전쟁의 중심지였던 장곡산성, 학산산성 등과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많은 순교자를 낸 천주교 성지들, 동학운동의 전적지가 남아있는 내포의 길을 걷다보면 우리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길 위에서 펼쳐진다.

(사)내포문화숲길이 주관하는 내포문화숲길 주말걷기 행사가 오는 30일 결성에서 있다. 주말걷기 행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4개 시·군에서 돌아가며 열린다. 지난주에는 보원사지에서 출발해 백암사지를 지나 퉁퉁고개를 넘는 코스인 서산구간에서 주말걷기 행사가 열렸다. 오는 30일에는 결성면사무소에서 출발해 결성향교와 결성동헌을 거쳐 교촌마을에 이르는 3.2km 코스를 걷는다.
주말걷기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별다른 신청 없이 도시락을 챙겨 오전 10시까지 결성면사무소 앞으로 집결하면 된다. 긴바지에 등산화 복장을 갖추고 오면 좀 더 편하게 걷기를 즐길 수 있다. 주말걷기에는 ‘길동무’라 불리는 숲길해설가가 동행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오는 30일에도 짧은 구간이지만 ‘길동무’와 함께 걸으며 길 위에서 펼쳐진 우리 지역의 역사를 한 걸음걸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말걷기 일정표는 매월 말 업데이트되며, 내포문화숲길 홈페이지(naepotrekking.kr)와 다음카페(cafe.daum.net/naepotrail),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naepotrail)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성구간에서는 연말까지 대략 5회의 주말걷기가 예정돼있어, 미리 공지를 확인한다면 우리 지역의 걷기행사에 쉽게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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