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로 썩어가는 중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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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분뇨로 썩어가는 중리천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7.10.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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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면 주민들 악취·두통 호소

업체 벌금형에도 무단 방류

홍성군 서부면 중리를 가로지르는 폭 10m의 중리천 일원이 축산 퇴적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축산 퇴적물로 인한 하천 오염으로 원중리와 대흥동 등 중리천 일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심한 악취와 두통,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세준 원중리 이장은 “중리천 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이 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지난 가뭄 때 지하수를 파느라 애를 먹었다”며 “지난여름에는 악취가 더 심해 한여름에도 문을 닫고 살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한 명은 “지금은 양식장에서 맑은 물을 흘려보내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이지만 삽으로 슬쩍 파보면 슬러지가 끝도 없이 나온다”며 “군에서 나와 봤자 고작 벌금만 물리는 상황이다”라며 군의 미온적 태도에 분통을 터트렸다.

마을주민들은 “사업장 자체에서도 악취가 심해 대형 팬을 이용해 냄새를 밖으로 내보내는데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냄새가 마을 전체에 퍼져 숨쉬기도 힘들다”라며 “사업장 근로자들도 펜 작동을 중단시키면 숨 쉬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체인 영농조합법인 농가원은 지난 2010년에도 가축분뇨 공공수역 유출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으며 이후 5번의 벌금형과 고발·경고조치를 받은 바 있다.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농가원 측에서는 지난달 28일 장비를 동원해 중리천 바닥을 긁어냈다. 하지만 주민들은 하천 바닥을 뒤집는 것이 하천 오염과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며 공사를 중단시켰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중리천의 원상복구와 사업장 폐쇄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홍성군은 지난 8월 축산분뇨를 공공수역에 유출한 혐의로 농가원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지난 12일 해당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이에 대해 마을주민들은 “여러 차례 벌금을 받았지만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고의가 아닌 과실치사 등의 가벼운 처벌만을 내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오염된 하천이 천수만A지구로 흘러들어가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며 후손들에게 오염된 하천을 물려줄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17일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이 중리천을 방문해 사태조사에 나섰다. 이동춘 환경감시과장은 “이미 지난 16일 군에서 행위처분이 나간 상태여서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농가원 측에서는 혐의를 계속 부인해 오다가 사태가 불거지자 무단 방류 사실을 인정하며 “최근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영업 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에서는 “가축분뇨에 따른 행정처분은 하지만 영업정지에 대한 해당사항이 없는데 허가 취소를 내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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