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역할을 찾는 도농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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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역할을 찾는 도농교류
  • 이순례 칼럼위원
  • 승인 2018.10.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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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도시민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세대에 따라 농촌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기성세대는 많든 적든 어린 시절에 농촌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부모나 조부모가 농사를 지었으며 그 속에서 농촌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기성세대에게 농촌은 고향, 농업, 노동, 향수 등의 이미지로 이야기되고 부모의 희생으로 상징되는 농촌에 대한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청년세대에게 농촌은 단절된 공간이다. 현재 20대의 경우에는 고향이나, 조부모, 부모의 장소로 대변되는 시골이 사라지고 있다. 나고 자라면서 시골을 찾을 일이 사라진 세대인 것이다. 이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일찌감치 도시에 정착하게 된 기성세대의 자녀들로써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농촌의 연결고리가 사라졌다. 그런 청년세대에게 농촌은 다른 문화고 책이나 미디어로만 접하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곳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세대 간 다른 감성을 가진 도시인들의 농촌에 대한 인식은 도시와 농촌의 소통과 교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함과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도시민은 여전히 농촌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얻고 여가와 힐링의 장소로 농촌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은 농촌에서 새로운 활동의 공간으로 접근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도농교류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와 농촌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결과적으로 농촌은 농산물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유통과정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소통이 단절됐다. 이러한 단절로 농촌의 수익구조가 어려워지고 이를 타개하는 방향으로 직거래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소비자와의 소통이 단절돼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생산해내지 못해 외면 받으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의 다양한 문화와 소통활동이 이뤄지는 것에 비해 농촌의 소통문화 또한 단절되고 있다. 통신기기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소통의 창도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농촌의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한 소통문화를 활용하기가 어렵고 이를 도와줄 만한 인력 또한 없다보니 문화소통의 단절이 심화돼 가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면대면 소통에 익숙한 농촌은 점점 소통에 소외되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이 소비자와의 소통을 어렵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소통과 방법의 단절이 농촌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타개할 방법을 새롭게 모색하는 것의 한 방법으로 도농교류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앞에서 도시와 농촌의 각각의 시각을 살펴봤다. 이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역할을 찾고 이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도시와 농촌의 연결이 개인의 혈연을 중심으로 이뤄졌듯이 지속적인 교류는 대단위 교류보다는 작은 교류들이 오래 가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존의 도농교류가 관을 중심으로 대단위 행사로 이뤄지다보니 지속성이 없으며,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비춰 보면 교류의 형식을 바꿔야 할 때다. 교류는 작은 단위의 마을이나 공동체를 중심으로 만들고 일방적인 방문이나 농산물 판매가 아닌 서로에게 역할을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고 또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지속적인 교류를 이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순례<홍성도농교류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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