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태을무림관 김상원 관장 “강함과 부드러움의 공존”

‘우슈(武術)’. 2008년 베이징올림픽 비공식종목으로 선정됐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스포츠 종목이다. 우슈 보다는 쿵푸나 십팔기, 소림 무술 등이 더 친숙하게 들린다.
중국 무술인 우슈는 한때 ‘대한민국 사나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던 ‘로망’이었다.
40~50대 이상의 중년층들은 젊은 시절 이소룡에 열광했었다. 30~40대는 성룡의 영화 ‘취권’을 보고 중국 무술에 관심을 가졌고, 20~30대는 소림무술의 이연걸에 푹 빠졌던 세대다.
27일 오관리에 위치한 무술태을무림관에서 우슈의 매력에 푹 빠져 반평생을 후임양성에 애쓰고 있는 김상원 관장 또한 이소룡에 열광했던 40대였고, 지금은 홍성군내 비인기(?) 종목인 우슈를 널리 전파하고자 제자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 관장은 “중국 양자장 남북에 따라 장권과 남권으로 나뉜다. 장권은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무술이다. 이연걸이 구사하는 권법이 장권이다. 남권은 상대적으로 힘과 하체의 힘을 중시한다. 성룡은 남권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실전 무술을 추구했던 이소룡의 정신은 K-1을 방불케 하는 대련 종목인 산수와 맞닿아 있다.
사실 김 관장 역시 어린 시절 이소룡의 영화에 매료돼 우슈에 입문했다. 30만명으로 추산되는 한국의 우슈 동호인들 모두 김 관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영화나 중국 무술 스타들의 영향력 아래 직간접적으로 놓여있다.
한편 김 관장은 우슈는 훌륭한 스포츠이자 전통 무술이지만 훌륭한 인성교육의 수단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김 관장은 “요즘 어린 학생들은 혼나는게 무서워서 체육관을 기피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운동을 배우고, 훈련을 하면서 듣게 되는 선배나 선생님의 꾸지람을 정신수련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김 관장의 지도를 받고 있는 학생들은 고등학생 4명, 초등학생 10으로 총 14명의 학생들이 우슈 수련에 매진하고 있다. 초등학생 10명 중 2명은 여학생으로 특히 김 관장의 딸이기도 한 김서애(홍남초) 양에 대한 김 관장의 애정은 남달랐다. 김 관장은 “운동신경이 좋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열심히 수련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흐믓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14명의 학생들은 다음달 22일에서 2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학생우슈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여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 관장은 “지난 3월말에 열렸던 ‘전국회장배 우슈국가대표선발전’에서도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에, 이번에도 평소때처럼 열심히 훈련한다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선수권대회가 사실상 제일 큰 대회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출전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관장은 “우슈의 투로종목은 힘만 쓴다거나 기술이 좋다고 해서 되는 쉬운 경기가 아니라, 재치, 기술, 표정연기, 순발력 등 스포츠에 있어 모든 면을 갖추어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며 우슈라는 종목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슈가 격렬하기만 한 스포츠는 아니다. 고령이거나 격렬한 움직임을 소화하기 힘든 경우에는 태극권이 적합하다.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강한 힘을 피하고 중심을 잡아 상대를 물리치는 권법이어서 여성이나 노인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꾸준히 수련하면 건강법으로 효과가 있다. 한국에서도 생활체육으로 우슈를 할 때 태극권을 가장 많이 한다.
태극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우슈는 움직임이 격렬하다. 투로를 보통 1분30초~2분가량 하는데 오래 수련한 사람도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숨이 찰 정도다. 동작도 크고 화려해서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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