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서민들 "못 살겠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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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 서민들 "못 살겠다" 한숨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1.03.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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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MB물가…구제역 여파 등 홍성경제 '꽁꽁 얼어'

라면 한 봉지, 1000ml 우유 한 개, 고등어 한 손, 파와 콩나물, 이렇게 간단히 장을 봤는데 2만 원이 지출됐다.

자반한마리에 8500원.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서민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과 영세 상인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홍성 지역은 축산업이 주요 산업인 지역이라 구제역의 여파로 인해 지역 경제는 말할 수 없을 만큼 꽁꽁 얼어 버렸다. 황폐해진 서민 경제 현장을 찾았다.

시내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지난달 두 아이의 대학 등록금과 자취방 보증금 등으로 3000만원이 들었다. 두 부부가 하루 종일 가게에 매달려 장사를 해 보지만 겨우 적자 운영을 면할 정도라며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걱정이 태산이란다.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 B씨(홍성읍. 50)는 "홍성 경제는 바닥났다. 식당이니 술집이니 전혀 장사가 안 된다. 장사가 잘 돼야 손님이 있는데 밤에는 거의 손님이 없다. LPG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예를 들면 작년 이맘때엔 하루 10만원 벌어 3만 원 정도 지출했지만, 요즘엔 5만 원 정도가 나가니 같은 수입이라도 지출이 너무 많아졌다."며 "빨리 구제역이라도 풀려야 할텐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먹거리도, 기름값도, 교육비도 안 오른 것이 없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며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가계 살림이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33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전업주부 C씨의 장바구니에서는 삼겹살이 사라졌다. 2배 가량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워서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남편의 월급으로 그 동안 별 탈 없이 가계를 꾸려왔지만 요즘 같아서는 마트에 가서 카트를 끌고 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5개들이 라면 한 봉지, 1000ml 우유 한 개, 고등어 한 손, 파와 콩나물, 이렇게 간단히 장을 봤는데 2만 원이 지출됐다.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교복값만 40만원이 들었다. 기본적인 생활비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이다. 물가의 고공행진의 파고가 저소득층을 뛰어 넘어 중산층에게도 본격적으로 밀려오고 있다.



4월 경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인 롯데마트 홍성점 매니저 박민훈(부점장)씨에 따르면 "50명 정도의 매장 관리 및 캐셔 등의 직원을 채용하고자 하는데 무려 150여명이 지원했다"며 "평균 연령이 48~49세인 걸로 보아 자녀를 대학에 보내거나 다 키워놓고도 부업거리를 찾아나서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명동골목에서 튀김과 떡볶이 등의 분식을 팔고 있는 김할머니는 자식들 뒷바라지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을 한다. "세 딸들을 모두 대학 졸업시키고 하나 둘 시집을 보내고 있는데 예전엔 시집만 보내고 나면 이제 끝이구나 생각했는데 아이 낳고 손주들 돌봐주랴 한도 끝도 없는 형편이야"라며 노후 대비는 생각지도 못한다고 한다.

매일시장의 상인 김상근(금정인삼.71)씨는 "재래시장은 장사가 안 돼. 주변에 마트가 들어서니 확실히 손님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어. 홍성의 경제가 나아지려면 결국 홍성에 기업이 들어와서 인구가 늘어나는 게 제일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 재래시장이나 마트나 결국 같은 음식 가지고 나눠 먹는 식이니 서로 배가 고프잖아. 인구도 얼마 안 되는 시골에서 말이야"라며 하루 빨리 지역 경제가 살아나길 바라고 있었다.

매일 시장 앞에서 간단한 채소와 부식 거리 등을 파는 노점상인들은 하루 만원 팔기도 어렵다며 점심 사 먹고 차비 빼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다고, 그래도 노인네들이 이렇게라도 움직여야 할 거 아니냐며 반문을 한다.

어디를 다녀도 마음 편하게 웃는 사람들이 없다. 연일 정부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고유가 및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 발표하고 있지만 서민들에겐 그다지 실감나지 않는 얘기뿐이다. 중동문제로 인해 물가 여건이 어려워졌다는 핑계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요즘의 물가대란은 서민들에겐 단순한 고통이 아닌 생계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하루빨리 알아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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