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 느리게 쌓인 시간은 빠르게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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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 느리게 쌓인 시간은 빠르게 보여진다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5.06.05 09:22
  • 호수 893호 (2025년 06월 05일)
  • 6면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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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쌓인 침묵은 한 발의 찰나가 된다”
홍성군청 양궁팀 우승기념 특별인터뷰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던 지난달 27일 홍주종합경기장 내 훈련공간에서 만난 홍성군청 양궁팀 이은아·김세연·박재희·한솔 선수가 잔디밭 과녘 앞에서 활을 들고 있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던 지난달 27일 홍주종합경기장 내 훈련공간에서 만난 홍성군청 양궁팀 이은아·김세연·박재희·한솔 선수가 잔디밭 과녘 앞에서 활을 들고 있다.

쾌거 이룬 ‘홍성군청 양궁팀’을 만나다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단체전 김조순 선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단체전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단체전 윤혜영 선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체전과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이성진 선수 등을 배출해 낸 곳이 바로 우리 고장 ‘홍성’이다.

그 영광을 잇기 위해 굳은 의지로 매일 활시위를 당기며 실력을 갈고닦는 홍성군청 양궁팀(감독 이성진)이 최근 ‘2025 계양구청장배 국제 양궁대회’에서 올림픽과 전국체육대회 금메달리스트로 꾸려진 순천시청팀을 상대로 6:0이란 압도적인 점수 차로 우승을 차지하며 ‘양궁의 메카 홍성’을 널리 알렸다.

지난달 27일 홍주종합경기장 내 훈련공간에서 홍성군청 양궁팀 이은아·김세연·박재희·한솔 선수와 이성진 감독을 만나 ‘양궁’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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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아(29) 선수  

“양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의 싸움’”

2022 국가대표 발탁
제24회 한국실업연맹회장기실내양궁대회 개인 1위
타이베이오픈실내월드시리즈250 개인 2위

 

경기도 여주가 고향인 이은아 선수는 여주시청 실업팀 감독의 눈에 띄어 초등학교 5학년, 12살의 나이에 양궁을 시작하게 됐다.

“어머니께서 여주시청 실업팀 감독님과 친분이 있으셨는데, 어쩌다 함께한 자리에서 저를 보시곤 양궁을 하기에 수월한 골격이라며 제안을 하셨어요.”

그렇게 발을 들이게 된 양궁 세계에서 그는 어느덧 17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 선수는 양궁이란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 즉 정신력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보시다시피 선수들이 종이 한 장 차이 실력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표가 되고 안 되고의 차이는 당시의 심리 상태와 컨디션이 결정짓는 거라 생각해요.”

하루에 적어도 460발을 쏘려고 노력한다는 이은아 선수는 평소 이 ‘발 수’가 떨어지면 보충 훈련을 할 정도로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

“저는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하라고 하면 죽어도 못하겠을 정도로 그렇게 해요.”

또한 그는 휴일에도 양궁에 도움이 될 만한 운동 프로그램(F45)을 병행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 한 달여간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활을 쏘지 못했다는 이 선수는 활을 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절망감이 컸다고, 그리고 이 시기로부터 자신이 양궁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휴일에도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제 일상에는 항상 운동이 있어요. 요즘은 시즌이기 때문에 토요일에는 F45를 하고 일요일에는 훈련장에 와 개인 운동을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취미 활동이 많긴 한데, 어쨌든 저는 선수니까 운동을 놓아선 안 되죠.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이 올 거라고, 그렇게 믿어요.”

훗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이은아 선수는 2028년 LA올림픽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활시위를 잡아당긴다. 그녀의 강점을 살려 부지런하고도 성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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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연(28) 선수  

“10점을 명중하는, 딱 떨어지는 ‘자기만의 감’”


제49회 전국남여양궁종합선수권대회 개인전 3위
제53회 전국남여종합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제26회 한국실업양궁연맹회장기실내양궁대회 개인전 2위

 

충남 공주가 고향인 김세연 선수는 학교(교동초)에서 양궁부에 들어가면 급식비를 면제해 준다는 말을 듣고 초등학교 3학년, 10살의 나이에 자진해 양궁을 시작하게 됐다.

“막상 해보니까 너무 어려웠어요. 일단 처음에는 체력을 기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이후엔 ‘감’을 찾는데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선택해 시작한 거니까 계속했죠.”

김 선수는 양궁이란 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감’으로 꼽았다. 그는 몸이나 심리 컨디션에 따라 이 ‘감’이 상이하기 때문에 감을 찾는 게 늘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한다.

“10점을 명중하는, 딱 떨어지는 자기만의 감이 있어요. 본인이 쏘는 감이 있어야지, 이 감이 없으면 어떻게 쏴야 할지를 모르거든요. 이게 항상 어려워요.”

자신만의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쓴다는 김세연 선수는 주어진 훈련 시간에 최대한 집중을 쏟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별히 하는 저만의 운동 법? 그런 건 없어요. 더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어깨 보강 훈련(재활 운동)을 하는 정도밖에는….”

최근 2~3년 전부터 죽 슬럼프를 겪고 있다 고백한 김 선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거나 무언가를 더하며 노력하기보단 ‘알아서 흘러가게 그냥 두고 있다’며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쉬는 날에도 오로지 제대로 쉬는 것에만 집중해요. 딱히 취미랄 게 없는데… 아, 좋아하는 남자 아이돌이 있어서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좀 해요. 하하하하하.”

김세연 선수의 말을 듣는 기자의 머릿속에선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의 <가벼운 마음>이 다시금 펼쳐진다. 그의 책에는 ‘더 완벽히 연주하기 위해 연주하지 않는 법을 아는 남자’가 등장한다. ‘괴물’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그 남자의 직업은 첼로 연주자다. 괴물은 첼로 연주를 하기 전, 단풍나무를 물끄러미 응시하며 제대로 휴식한다. 제대로 하기 위해선 제대로 쉴 줄도 알아야 한다. 과연 그렇다.

이어 김 선수는 이번 ‘2025 계양구청장배 국제 양궁대회’에서처럼 홍성군청 양궁팀이 단체전 우승을 거두는 것이 단기 목표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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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희(27) 선수  

“재능과 운 만큼 선수에게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


제52회 전국남여양궁종별선수권대회 60M 1위
제51회 전국남여종합선수권대회 혼성 1위
제33회 한국실업양궁연맹회장기양궁대회 개인 2위


홍성에서 나고 자라며 홍주초, 홍성여중, 홍성여고 양궁부를 거친 박재희 선수는 홍주초에 재학하던 당시, 학교 강당에서 양궁체험을 경험하면서 재미를 느껴 양궁을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체험해 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친구도 양궁부에 들어가겠다고 하길래,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친구는 고등학교 때 그만두고 저는 하다 보니까 계속하고 있어요. 하하하하하.”

박재희 선수는 양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이라고 말한다. 그는 “타고난 재능과 자신이 노력해 만들어 낸 재능이 합쳐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재능과 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군청 양궁팀 선수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훈련하고 있다. 휴식 시간을 제하면, 하루 여덟 시간 동안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며 단련하는 것이다.

박 선수는 기본적으로 주어진 정규 운동 시간 동안 평소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을 신경 써 훈련에 임하고 있으며, 경기 일정이 다가오면 휴일에도 양궁장을 찾아 추가 운동을 해오고 있다.

“저는 활을 쏠 때 어느 곳에 맞겠다는 확신이나 어떻게 쏴야겠다는 느낌, 즉 ‘감’을 잡기 위해 특히 노력하고 있어요.”
 

홍성군청 양궁팀 선수들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홍성군청 양궁팀 선수들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갈등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한 때도 있었다는 박 선수는 이러한 난관을 경험에서 습득한 지혜로 해결했다.

“어릴 때도 종종 성적이 안 나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잘 쉬고 오면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니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또한 박 선수는 휴일에 롤·오버워치 등 온라인게임을 즐겨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말했다.

“쉬는 날엔 대부분 게임을 많이 해요. 게임이 스트레스 해소 수단인 것 같아요. 또 웹툰 소설을 많이 봐요.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서 놀기도 하고요. 타인과 함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 무언갈 하는 데 있어 외로움을 느끼는 성격은 아니에요.”

박 선수는 평소 ‘죽기밖에 더 하겠냐’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며 다음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단기 목표라 말했다. 16년간의 담금질, 그의 자세에서 배짱이 엿보인다.

“요즘에 좌우명처럼 마음에 품고 있는 말이 있어요. ‘괜찮아 안 죽어’와 ‘그럴 수도 있지’인데요. 마음을 편히 먹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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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한솔(21) 선수

“성장을 향한 길, 나의 나침반은 ‘긍정적인 마음’


제42회 대통령기 개인 2위
제42회 대통령기 혼성 1위
제41회 대학실업연맹 혼성 1위

 

팀의 막내 한솔 선수는 홍성 출신으로 홍남초와 홍성여중을 거쳐 지난해 홍성여고를 졸업한 뒤 홍성군청 양궁팀에 합류해 선배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한 선수는 초등학교 3학년, 학교(홍남초) 체육시간에 양궁을 체험했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재미도 있고 체력도 키워볼까 하는 생각에 양궁부에 들어가게 됐어요. 제대로 양궁을 해보니 잠깐 체험할 때와는 달리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둘까 고민도 했었는데, 코치님께서 다독여 주셔서 이겨내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말끝에 앳된 얼굴이 배시시 웃었다. 

열 살배기 아이는 아침 일찍 등교해 운동장을 10바퀴씩 뛰고, 모든 수업을 다 마친 뒤엔 양궁장으로 이동해 훈련을 이어갔다.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 실력이란 나이테를 겹겹이 둘렀다. 마치 과녁의 생김새처럼 둥글고도 겹겹이, 그러니 중심부는 시작(초심)이자 명중을 뜻한다. 그들이 표적 삼아 노리는 곳은 언제나 중심이다. 거기엔 시작이, 첫 마음이 있다.

11년간 양궁에 매진한 한솔 선수는 양궁이란 종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긍정적인 마음’이라 말한다.

“전에는 ‘문제’ 자체에 집중했는데, 이제는 감독님의 지도에 의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감독님께서 늘 긍정적으로, 쉽게 생각하라고 말씀하시거든요. 정말로 이렇게 생각하니 훨씬 나아졌어요. 이를테면, 이전엔 실수발이 나오면 ‘또 실수하면 어떡하지’하면서 우려가 컸는데, 지금은 ‘다음발 10점 쏘면 되지’하고 확실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문제보다는 다음을 생각하게 된 거죠.”
 

왼쪽부터 이은아, 김세연, 박재희, 한솔 선수가 볼하트를 하며 환하게 웃어보이고 있다.

이어 한 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학 진학과 실업팀 입단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으나, 현재의 선택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업과 훈련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그러더라고요. 그에 비해 저는 훈련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정말 좋아요.”

한솔 선수는 정해진 훈련 시간에 자신의 골격에 맞는 ‘나만의 자세’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사람마다 골격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좋은 자세’가 달라요. 10점을 쏠 수 있는 나만의 자세에 집중하고 있어요.”

한 선수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를 꼽았다. 어엿한 선수가 될 날을 꿈꾸며 겨울 방학에도 쉼 없이 동계 훈련을 이어가던 때였다.

“초·중학교 때만 해도 동계훈련이 그토록 힘들진 않았는데, 예비 고1로 올라가는 시기에 겪었던 동계훈련은 너무 힘들어서 거의 매일 울었어요. 동계훈련은 팔굽혀펴기나 달리기 등 활 쏘는 것보단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을 주되게 하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힘듦을 버티다 보니 익숙해지고 그러는 동안 체력이 붙으니 덜 힘들더라고요.”

그는 한 마디로 ‘단련’을 말했다. 단련 경험담을 들려준 것이다. 이에 독일의 철학가이자 작가인 ‘프리드리히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이 상기된다. 

“그대는 언제나 온갖 무덤들을 뚫고 나왔다!”

한솔 선수는 끝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언니들과 단체전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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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진(41) 감독  

홍성 태생 이성진 감독은 홍주초, 홍성여중, 홍성여고 양궁부 출신으로 올림픽에 두 번이나 참가해 메달을 3개나 딴 최정상급 양궁선수로서 지난 2015년 홍성군청 양궁팀으로 이적해 선수 겸 코치로 활약하다 2022년 감독직을 맡아 후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선수 생활 당시 이 감독에겐 ‘지도자’란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고향에서 온 제의에 마음을 돌려먹게 된다.

“어느 날 홍성에서 후배를 양성해 보면 어떻겠냐며 제의가 들어왔어요. 제 계획에 없긴 했지만 ‘이성진 선수’라는 건 여기, 홍성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가 홍성에게서 받은 만큼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이성진 감독은 후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그렇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이룬 큰 성과는 이 감독에게 각별했을 터였다.

“제가 감독을 맡은 뒤로 처음 거둔 우승이라 아무래도 감회가 남다르죠. 그동안 성적이 계속 잘 나오던 게 아니기 때문에 마치 가뭄 뒤에 단비가 내린 느낌이에요.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이구나’라는 마음이 커요.”

이 감독은 기세를 몰아 계속해 단체전 메달을 따내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고 있으며,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목표라 밝혔다.
 

“국가대표로 선발돼 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게 쉽지 않지만 현실성 없는 꿈은 아니에요. 열심히 한다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또한 이 감독은 평소 선수들을 지도할 때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지도자와 선수 간의 신뢰가 기본 바탕이 돼야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궁선수 출신 지도자로서, 선수일 때와 감독일 때의 성취감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물었다. 

“선수일 때는 나 자신이 쏘는 거라 직접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성취감이 훨씬 커요. 감독으로서의 성취감도 물론 있지만, 선수들이 고생해서 얻은 것이니 오롯이 선수들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선수들에게 ‘나는 너희들을 위해 존재하는 거다. 너희에게 도움을 주고 우리 팀이 잘 되기 위해 내가 있다’고 말해요.”

끝으로 이성진 감독은 홍성군청과 홍성군양궁협회에 감사를 전했다. 

“군청과 양궁협회에서 항상 믿어주시고 물심양면 지원해 주시니 정말 든든해요. 초·중·고 양궁부에 실업팀까지 있는 지역이 흔치 않거든요. 그것도 군(郡)에서요. 우리 양궁팀은 홍성군양궁협회에서 같이 이끌어 가는 거예요. 제가 감독이 된 뒤로 숙소와 차량 등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이러한 도움, 좋은 여건 덕분에 이번 대회처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의 도움 덕택에 한 번의 큰 빛으로 반짝인 게 아닌가 싶어요.”

작고 서투른 아이의 손은 붉어진 상처만큼 진실되게 성장해 나갔다. 이제는 굳은살이 알알이 박인 단련자의 손이 되어, 세상을 들어 올린다. 그들의 손은 먹잇감을 물고 있는 새의 부리와도 같다. ‘절대 놓쳐선 안 된다’는 동일한 목적, 그 안에서 선수들은 한 마리의 새와도 같이 명중을 사냥한다. 퉁 소리를 내며 손아귀 사이로 찰나를 쏘아낸다. 이윽고 팔 가죽에 소름이, 파도처럼 밀려들듯 솟아난다.

철썩철썩, 소리 없이 마음이 요동친다. 기쁨은 입술 끝에 머물다 이내 감춰진다. 기쁨의 시간은 결코 펼쳐지지 않는다. 아득할 새 없이 그들은 다음을 준비한다. 매일같이 침묵이 흐른다. 한 팔은 쫘악 펼쳐내고 나머지 한 팔은 오그린 채, 침묵은 쌓인다. 느리게 쌓인 시간은 빠르게 보여진다, 퉁. 열 살 남짓한 어린아이의 꿈은 과녁 안에서 둥글게 자라났다.

멈춰있는 순간은 늘 중심을 향했다. 멈춤은 궁극적 이치에 가닿기 위한 마지막 순서다.
 

이성진 감독(사진 가운데)과 선수들이 앞으로의 더 큰 도약을 다짐하며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이성진 감독(사진 가운데)과 선수들이 앞으로의 더 큰 도약을 다짐하며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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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2025-06-06 12:33:50
기자님^^
프로필에 이름 수정부탁드립니다
이은하 아니고 이은아로 정정 부탁드립니다

ㅇㅇ 2025-06-05 20:57:50
이성진 선수 금메달 따는 모습보고 환호하던게 엊그제같은데.... 우와.. 감독님 되서 첫우승이라니 대박이네요

홍성양궁 2025-06-05 20:50:31
홍성군청 양궁팀 우승 축하합니다! 앞으로 승승장구 하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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