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 삼베마을, 윤달 앞두고 ‘삼베짜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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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삼베마을, 윤달 앞두고 ‘삼베짜기’ 한창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2.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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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 수의 주문급증…문의전화도 잇따라


4년마다 돌아오는 윤달(양력 4월21일~5월20일)을 앞두고 갈산면 구성 삼베마을에서는 삼베짜기가 한창이다.

‘윤달에 수의(壽衣)를 마련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국산 삼베로 만든 수의를 구입하거나 예약하려는 문의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구성 삼베마을의 삼베는 수작업을 통해 생산되는 만큼 베의 질감이나 착용감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구성마을 주민들은 전통적인 베틀을 사용하는 생산방식을 고수해 삼베를 마을 특산물로 상품화하여, 예전의 삼베길쌈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길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구성 삼베마을에는 65세 이상의 어르신 15여명이 삼베를 생산해 수의를 제작·판매하고 있으며, 후계자로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삼베짜기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다.

구성마을 박태규 노인회장은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면서 수의 구입 문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올해는 윤달이 끼어 있어 주문량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삼베마을의 월 평균 주문량은 수의 7벌 정도이지만 윤달을 앞둔 시기에는 평균 10벌 이상의 수의를 주문·제작한다. 구성 마을에서 제작 판매하는 삼베는 1자(60㎝)에 1만4000원, 1벌에 약 23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월 평균 1500만원의 수입을 올리며, 삼베수의를 제작한 주민들에게 공동으로 수익이 분배된다.

마을에는 1500평의 삼베밭이 있다. 구성마을 주민들은 3월 중순에 공동으로 삼베를 심어 6월 중순에 역시 공동으로 수확한다. 그 이후 삼을 찌고, 실로 짜는 여러단계의 과정을 거쳐 귀한 수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손이 빠른 사람은 1년에 300자 정도의 삼베를 짜며, 보통 150자~200자 정도의 삼베를 짠다고 한다.

예전 구성마을 아낙네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이용해 삼베를 만들고 베틀을 사용하는 방법을 대대로 물려받았고 현재는 10세대 정도가 삼을 짜고 있다. 박 회장은 “예전에는 삼베길쌈이 있을 정도로 마을전체가 삼베를 만들며 생활했다”며, “현재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고 1년의 공정을 거치며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예전에는 사계절 평상복을 삼베로 만들어 입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삼베짜는 법을 알고 있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내 생활이 많이 변했고, 그에 따라 삼베를 짜는 기술도 노인들 위주로 근근히 전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한기 규방에서 이어진 삼베짜기 기술로 여전히 수익을 올리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기법전수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과 아쉬움에 대한 표시였다.

한편 구성마을은 홍성군이 선정한 ‘2011 특색있는 마을가꾸기 공모사업’ 지원대상에 선정된 바 있는 고유한 특색을 간직한 마을이기도 하다. 선정 결과에 따라 삼베 길쌈마을에는 5000만원 범위 내의 사업비가 지원됐고, 이 지원금으로 삼베마을 입구에 입간판을 세우고, 삼베밭에는 CCTV를 설치해 도난을 방지했다. 반자동식의 베틀도 들여놨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바람에 따라, 대부분의 작업은 전통베틀로 이뤄지고 있다.

전통기법으로 삼베가 짜여지는 과정은 실로 복잡하다. 삶 재배와 삼 삶아 껍질 벗기기, 삼 째기, 삼 삼기, 물레 돌리기, 돌 것에 올리기, 베올 나르기, 베 메기, 꾸리 감기, 베 짜기 등 까다로운 전통 삼베 제조기법으로 탄생한 구성마을 삼베가 윤달을 앞둔 지금, 마을 주민들의 분주한 손길에 속속 세상빛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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