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도청 행정구역 서해선 복선전철의 시발점 명분
예산군, 충남도청과 거리 가깝고 수도권 이용자가 많다
오는 10월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의 ‘충남도청역’ 명칭 사용을 두고 홍성군과 예산군 간 신경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홍성군은 행정구역과 서해선 복선전철의 시발점을 명분으로 ‘홍성역’을 주장하는 반면 예산군은 충남도청과의 거리와 수도권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를 들며 ‘삽교역(가칭)’에 ‘충남도청역’ 명칭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015년 5월 22일 홍성역에서 서해선 복선전철 기공식이 열린 이후 9년 여의 시간이 지나 오는 10월 개통을 앞두고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충남도청역’이라는 역사 명칭 사용을 놓고 홍성군과 예산군이 신경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충남도청역’ 명칭 사용의 문제는 홍성군과 예산군의 주장이 맞설 경우 국토부의 역명심의위원회에서 심의·확정되는 만큼 ‘충남도청역’이라는 명칭은 홍성군이나 예산군 모두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문제는 홍성 출신의 충남도의회 이상근 의원(홍성1·국민의힘)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352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5분 발언을 통해 “현재 홍성역을 ‘충남도청 홍성역’으로 역명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올 10월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사업은 서해선과 경부고속철도 연결 사업까지 완료되면 홍성에서 서울까지 운행시간이 48분으로 대폭 단축된다”며 “서해선 복선전철 삽교역 신설 문제로 홍성과 예산의 갈등이 극에 달한 적도 있었지만, 삽교역 신설 확정에 홍성군은 ‘양 군의 화합과 상생의 발전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히며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충남도청이 홍성군 관할에 소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역명 개정은 예산군과 협의할 사항도 아니며, 지역갈등 발생 요인도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충청남도의회가 소재하고 있는 예산군 삽교읍에 신설되는 삽교역 명칭을 ‘충남도의회 역’으로 명명하고자 하더라도 홍성군에서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행정의 잣대는 명확해야 하는 만큼 홍성군민의 염원인 ‘홍성역’을 ‘충남도청 홍성역’으로 개정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청의 소재지가 홍성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충남도청역명은 당연히 홍성역이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예산 출신인 충남도의회 주진하 의원(국민의힘·예산2)은 지난 16일 열린 제354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충남도청의 명칭을 사용하는 역의 이름을 제정한다면 신설되는 삽교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의 역명을 홍성역으로 하자는 제안에 삽교역이 적합하다’는 논리를 제안한 것이다.
주 의원은 “충남도청에서 신설되는 삽교역까지는 약 8분이 소요되며, 홍성역까지는 약 16분이 소요된다”며 “따라서 지명과 가까운 삽교역이 충남도청의 명칭을 사용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또한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열차가 삽교역을 거쳐 홍성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충남도청을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삽교역에서 하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편리성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또 “철도 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지침 제7조에서도 역에서 인접한 대표적인 공공기관의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역의 명칭은 명쾌해야 한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아무개(65·홍북읍 내포신도시 거주) 주민은 “홍성군이나 예산군 모두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만히 있다가 개통을 목전에 두고 역 명칭을 놓고 왈가불가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홍성과 예산은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는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주요 현안을 놓고서는 아등바등 싸우고 반목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면서 “양군이 협의회 등을 구성하는 방안 등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고 상호협력해 대안을 찾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이아무개(57·삽교읍 내포신도시 거주) 주민은 “홍성군과 예산군은 군 경계지역에 충남도청신도시를 함께 유치해 놓고서 사사건건 반목과 강등, 싸움뿐”이라고 지적하면서 “홍성-예산 통합문제, 내포소방병원 유치, 서해선 삽교역 신설문제 등 현안마다 대립하더니 이제는 역 명칭을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는 홍성역에도 충남도청역을 붙이고, 서해선의 삽교역에도 충남도청역을 붙이는 방안만이 싸우지 않는 유일한 해결방안이 아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홍북읍에 거주하는 김아무개(66) 주민은 “홍성과 예산이 사사건건 갈등하고 싸울 일이 아니라 김태흠 도지사가 서해선 복선전철 가칭 삽교역사 명칭과 관련해 ‘삽교역이라고 하지 말고 앞으로 내포역으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니 차라리 이참에 ‘내포역’으로 하지말고 ‘충남도청역’으로 결정하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국토부에서 명칭을 결정하게 돼 있으니 예산군이 주민 의견을 모아서 그렇게 매듭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서해선 복선전철은 홍성역~경기 화성시 송산까지 총연장 90.01㎞, 4조 95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10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