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성 붕괴위기·광경사지삼층석탑 등 잡초만 무성
군 예산·인력 부족 타령만… 지역이미지 실추 우려
군 예산·인력 부족 타령만… 지역이미지 실추 우려

최근 홍주성 성벽이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홍성지역 주요 문화재 상당수도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어 홍성군의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군은 예산과 인력 부족을 내세워 체계적인 관리 방안 수립을 외면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주민과 홍성군에 따르면 홍주성을 비롯한 국가지정, 도지정, 군지정 등 등록문화재 40여개(소) 중 상당수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다.
도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광경사지삼층석탑의 경우 석탑 주변에 나무와 잡초가 무성한 채 방치되고 있으며 높이 230cm 가량의 석탑은 학교에서 식재한 조경수들로 인해 온전한 모습조차 보기 어려운 상태이다.
주변에 세워진 안내표지판은 내용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누렇게 변색됐는가 하면 페인트가 여기저기 벗겨져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삼층석탑은 홍성읍 대교리의 옛 절터 '광경사지'의 당간지주 옆에 있던 것을 홍성여자중학교 교정으로 옮긴 것으로, 본래는 5층탑이었으나 현재는 상층 기단부와 3층 탑신부까지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매죽헌 성삼문 선생의 관련 유적으로 중요민속문화재 제231호인 엄찬고택(홍북면 노은리)도 현상유지라는 허울 속에 방치되고 있다. 엄찬고택은 주변에 잡초가 우거져 일반인들의 출입이 어렵고 높은 경사면에 위치한 진입로 역시 전혀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택 내부도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는데다 대청 마룻장은 제각각 뒤틀어지거나 들떠 있는 등 훼손정도가 심각한 상태다.
더욱이 개인 소유 재산인 엄찬고택은 1992년 이후 4번이나 소유권이 이전돼 지역 대표 문화재로서의 명성이 실추되고 있다.
앞서 홍성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홍주성 성벽의 일부에서 붕괴의 전조인 중간이 불룩해지는 배불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으로부터 보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홍성군은 예산과 인력 부족 등을 내세워 등록문화재에 대한 지속적 관리방안을 수립하기 보다는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어 문화재 관리의 허술한 단면을 드러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지자체가 예산,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전반적인 문화재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역사문화의 고장을 표방하는 홍성군이라면 더더욱 지역 문화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 주민은 "엄찬고택 등은 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타 지역 관광객들이 종종 찾고 있는 곳"이라며 "군에서 문화재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바람에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홍성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인력 부족 등으로 미처 파악하지 못해 간혹 소홀한 부분이 생긴 것 같다"며 "문화재 보존상태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조속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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