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 공연 '입장료'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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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 공연 '입장료'를 받자
  • 전상진 기자
  • 승인 2009.12.0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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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계의 수준 높은 공연문화 정착을 위해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지역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공연을 유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역 내 대부분의 공연은 무료공연으로 치러졌다. 올해만 거의 80~90% 정도는 무료공연으로 치러졌다. 무료공연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각종 지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지나치게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런 지원 위주의 공연은 지원금 수준에 맞춰 무료공연만을 제작하게 되고, 지원금이 적을 경우 최악의 공연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역 공연의 현실이다.
 
또 지역민들의 의식 속에 지역 내에서 만들어진 공연은 무조건 '공짜 관람'으로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원인에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지역 문화예술 단체의 공연수준이 서울 등 대도시 공연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보는 시각이 가장 큰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무료공연'은 지역 문화예술 침체로 이어져

지역주민들 입장에서 볼 때 󰡐무료공연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하고 무지한 생각이다. 공연을 제작하는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공연을 통해 수익을 얻지 못하면 공연을 위해 투자할 수 없다. 투자되지 않은 공연은 부실한 내용으로 관객이 외면한다. 외면당한 공연은 입장료를 받을 수 없으니 또다시 무료로 공연하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관객들은 무료공연에 길들여지고, 공연수준은 더 낮아지고, 공연장은 점점 텅비어가는 공연예술 뒷걸음질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전문 공연단체들은 무료공연이 심한 홍성지역 공연을 기피하게 돼 문화적 고립현상까지 일어나게 될 수 있다. 뒷걸음질과 문화적 고립현상은 앞으로의 일이 아니라 이미 현재의 일이다. 막상 지역 내 문화예술 공연은 많아도 마땅히 가볼만한 공연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공연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누굴 탓하기 전에 먼저 홍성군과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나서서 󰡐공연 유료화󰡑 운동을 펼쳐야 한다. 공연을 유료화한다는 것. 돈을 내고 공연장에 들어가는 행위, 즉 돈을 내는 사람만이 관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연의 유료화가 이뤄지면 우선, 공연장 분위기를 안정되게 만들고, 공연수준을 향상시키고 전문화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관객취향이나 연령별, 분야별 계층에 따라 전문공연들이 기획될 수 있다. 또 지역예술인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될 것이고 각종 지원금에 의존하는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자생력을 확보할 것이다. 

물론 공연을 유료화한다고 해서 당장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입장권은 안 팔리고 관객은 더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단기적으로 봐서는 공연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 따라서 슬기로운 유료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재정적인 여력이 없는 관객들은 소외당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올 것이다. 이들을 배려하는 방안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유료화' 위한 다양한 방안 필요

유료공연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초대권을 줄여야 한다. 초대권을 줄이면 당장 객석을 채우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입장권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좌석의 20% 이내로 발행하는 초대권은 반드시 공연장에 올 사람들에게 보내져야 한다. 아울러 장애인이나 빈곤계층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정비율 할당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정기회원 확보에 주력해야한다. 정기회원은 고정적인 팬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좌석을 채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정기회원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 공연장 지정주차공간 확보, 특정 리허설 공개, 세미나 등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정기회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정기회원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어떤 공연이나 구분 없이 입장할 수 있어야 하며, 입장권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도 있어야 하고 분실 시에는 재발급도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좌석지정제를 시행해야 한다. 좌석지정제는 공연유료화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보조제도이다. 입장권에 좌석번호를 지정해서 관객은 반드시 정해진 자리에 앉는 문화를 정착시켜야하며, 정기회원 및 예약구매자에게 좋은 좌석을 우선적으로 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많은 지역민들은 지역 문화예술 공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대체적으로 찬성하나, 어느 정도 수준의 입장료를 책정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공연 입장료를 받을 경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책정한다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가장 적정한 수준으로 입장료를 정해야 한다는 것. 아직 무료공연 문화에 익숙한 지역민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것이 억지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도 입장료를 받아야 하는 목적이나 당위성을 지역민들에게 홍보하고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에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입장료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얻어지는 입장료 수익은 지역 문화예술단체 지원 및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지역민 문화예술 교육사업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역 문화예술인과 지역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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