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스승이 공교육 신뢰 다진다] ① 홍주중학교 이치연 교사
입시위주의 현 교육체제 아래 공교육은 점점 신뢰도를 잃어 학생들은 교사보다 학원 강사를 더 신뢰하며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적 열정과 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하며 공교육 신뢰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교사들을 만나 교사로서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와 수업력 신장을 위한 차별화된 수업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이치연(37)교사는 1974년 충북 출생으로 천안북일고등학교, 공주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05년 홍주중학교에 부임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직을 꿈꿔온 이 교사는 수업은 즐거운 게임이며 유쾌한 연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수업에 대한 흥미와 학습동기를 부여해 주고 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사랑'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뜻입니다. 자기에게 부여된 생명과 삶의 가치를 바르게 인식한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과 '나중'의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길 것이고, 소중한 그 순간들을 소홀히 허비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삶의 목표와 실천 계획을 수립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겠죠. 또한 '자신'을 사랑하다보면 '우리'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우리'를 위한 이해와 배려가 생겨날 것입니다. '자신'과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행복하고 웃음 가득한 '누리'를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력 신장을 위한 학습자료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수업력 신장을 위한 지도 방법 연구와 학습자료 준비는 모든 교사의 공통된, 그리고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교사들과의 대화와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홍주중학교에는 국어과 교사가 저를 제외하고 네 분이 더 계십니다. 홍주중학교는 교과협의회, 동료장학, 연구수업 등이 무척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보다 효과적인 학습 자료를 모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을 활용하여 많은 자료를 찾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의 국어과 관련 카페와 국어과 교사가 운영하고 있는 개인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면 참신하고 효율적인 자료를 많이 찾을 수 있죠.
이러한 방법들로 얻은 자료들에 저의 색깔인 '재미'를 입힙니다. 학습 자료는 교사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자료보다는 학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게임, 연예인 등의 사진, 음악, 동영상 자료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 흥미 요소가 학습 요소를 넘어서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학생과 교사가 친해지려면 함께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하는 것을 학생에게 하게 하는 것보다는 학생이 하는 것을 교사가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학생들이 듣는 음악, 보는 드라마, 즐기는 게임을 최대한 경험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소녀시대, 티아라, 2ne1 등의 여성 그룹, 빠르고 경쾌한 비트의 힙합이나 댄스곡 등 남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인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틈틈이 살피고,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텔레비전의 개그프로그램이나 드라마는 가급적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한 어른들의 커다란 걱정거리긴 하지만 이미 그들이 일부가 된 게임도 많이 해보고 있습니다. 포트리스라는 게임을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스페셜포스, 스타 크래프트, 아바, 슬러거 등이 제가 해본 게임들입니다. 수업시간이나 상담시간에 위의 이야기를 함께한다는 것은 아이들의 문을 조금은 더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준답니다. 요즘은 월드컵이 대화의 테마입니다. 대한민국~짝짝짝~짝짝!!!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의 교과서에는 자신의 이름을 이용한 3행시(사실은 3문단 편지)인 '20년 후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와 '부모님 전상서'가 적혀 있습니다. 첫 질문의 답으로 말씀드린 '사랑'이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가장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모두의 삶이 참으로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라는 점을 알리고, 오늘의 수업을 최선을 다해 참여하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인식시킵니다. 그러면 수업시작 전의 소란과 동요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의 향연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국어과 교사로서 교과 특성에 적합하게 적용하고 있는 차별화된 수업방법이 있다면
저는 수업이 즐거운 게임이며 유쾌한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제가 배우이고, 때로는 학생이 배우가 되어 전개되는 재미있는 놀이마당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단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는 방식의 수업을 좋아합니다. 그러기에 국어는 최고의 과목이죠. 모두가 배우인 수업에 노래가 있고,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천의 목소리와 얼굴을 지녔다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교과서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제가 수업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쪽(저는 교과서를 번호순으로 읽게 합니다.
1쪽은 1번 학생이, 10쪽은 10번 학생이, 100쪽은 학급 학생 수로 나누어 나온 나머지에 해당하는 번호의 학생이 읽습니다)을 배우가 되어 읽어야 합니다. 시를 다룰 때는 시적 화자가 되어 낭송하기, 소설이나 수필 또는 극을 읽을 때는 등장인물의 심리나 성격이 드러나도록 읽어야 하지요. 굵고 강한 남학생의 목소리에서 표현되는 소녀나 할머니의 목소리는 그날 수업의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저 또한 한 시간에 적어도 셋 이상의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하얀 바탕에 검게 새겨진 글씨가 눈앞에 벌어진 멋진 연극이 되어 펼쳐질 때 학생들은 수업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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