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정서적 안정 취할 공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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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 '정서적 안정 취할 공간 절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1.01.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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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부적응으로 인한 이혼상담 늘어…대책마련 시급
사회복지관 이주여성 쉼터 운영…열악한 환경으로 적극적인 지원 절실

최근 홍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인숙)에는 문화적 차이나 언어소통 문제들로 인해 상담사례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지난 해 12월 한달 새 이혼 소송중인 사례가 3~4건으로 이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사회에 대한 부적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출신 여성 A(23)씨는 결혼 3개월 만에 한국사회에 대한 부적응으로 이혼소송 준비 중이다. 이유인 즉 결혼 중개업소의 말과 달리 남편은 변변한 직업도 없고 나이차가 많은 것 등 남편에 대한 사전정보가 일치하지 않은 것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12년 전, 한국인 C(52)씨와 결혼한 뒤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힘겨운 나날을 보낸 이주여성 B씨(34)는 필리핀 출신이다. 모계사회에서 자란 B씨는 결혼 초 남편이 아내에 대해 간섭하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을 어린아이 취급하거나 무시한다고 오해를 하며 살았다. 반면에 한국남편은 아내가 나이도 어리고, 한국 실정도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가르치려고 하거나 통제를 했다. 이런 상황으로 결혼 초기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를 해소하지 못해 부부는 갈등의 골이 깊어져 결국 이혼하게 됐다.

인생을 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보겠다는 기대로 국제결혼을 한 이주여성들은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소통의 문제로 내국인과의 결혼보다 더 다층적이고 복잡한 갈등에 노출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로 다문화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린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원만한 결혼생활로 이끌기 위한 상담이 통하지 않은 채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김인숙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문제,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 가족갈등, 지원체계 부족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갈등을 겪으며 힘겹게 살고 있다"며 "갈등의 골이 깊어져 마지막 해결책으로 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때는 이미 늦은 상태로 이들이 마음 편히 고민을 상담하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돌봄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기순 상담팀장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남편․시댁과의 불화로 눈물을 흘리며 센터를 찾는 이주여성들이 상담이 끝난 후 정서적 안정을 취할 공간마련과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가장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충남기독교사회봉사회 홍성사회복지관(김정순 관장)은 지역 내 이주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지난 해 10여명의 지연 내 이주여성과 보령, 서천 등 인근지역의 이주여성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서적․법률적으로 보살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이주여성들이 전문 쉼터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가는 기능 외에는 달리 도와줄 여력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김인숙 센터장은 "현재 법인에서 이주여성들의 고충을 헤아려 쉼터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열악한 상황으로 숙식만 제공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상담을 위한 전문가로 구성된 상근인력과 가정으로 복귀하기 위한 부부상담, 가족상담 등 지속적인 상담프로그램 운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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