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마을로 동네를 바꾼 ‘산남두꺼비마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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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마을로 동네를 바꾼 ‘산남두꺼비마을신문’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07.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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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미디어 마을신문, 동네를 바꾼다 〈3〉
두꺼비마을신문 편집국 모습.
두꺼비마을신문 편집국 모습.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에 위치한 원흥이마을. 이 마을은 택지개발 시작과 함께 두꺼비 집단 산란지가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두꺼비 보존 논란이 일어나면서 전국적 이슈가 됐던 곳이다. 이곳은 개발을 강행하려는 토지공사(LH)측과 산란지를 보호하려는 시민환경단체가 법정까지 가는 갈등과 대립의 싸움이 벌어지다가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전국 첫 두꺼비생태공원이 들어섰다. 원흥이방죽 원형보전과 대체습지 5곳 조성, 두꺼비생태문화관 조성 등에 1년9개월에 걸친 치열한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양측이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다. 두꺼비생태공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개발과 보전이라는 갈등사례를 합리적으로 해결한 환경운동사의 모범사례라는 점이다.
 

이 결과 지난 2006년, 이 일대 3만6000㎡(1만900평)는 국내 최초로 아파트와 빌딩 숲속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두꺼비생태공원<사진>으로 탄생했다. 두꺼비들은 이후 인근 구룡산에 서식하다 매년 3월 초 겨울잠에서 깨어나면 자신이 태어난 원흥이방죽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다. 특히 5월 말~6월 초 비 오는 날 알에서 깬 수만 마리의 올챙이들이 구룡산으로 대이동하는 모습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라고 한다. 두꺼비생태공원은 습지 가운데 드물게 외래종인 황소개구리 등의 공격을 모두 피해가며 두꺼비가 알을 낳고 맹꽁이(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보호동식물), 새매(천연기념물 232호), 황조롱이 등 20여종의 희귀 조류와 수생 생물들이 살아가는, 자연 그대로의 도심 속 생태학습장이다. 두꺼비 생태문화관도 2009년 3월 개관했다. 이곳에선 두꺼비 생태공원을 소개하고 두꺼비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두꺼비생태공원은 인간과 자연(두꺼비)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환경단체 중심에서 지역주민이 중심이 된 생태보전 운동으로 진화하는 실험장소이다. 주민들은 두꺼비 핵심 서식지 땅 한 평 사기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2008년에는 산남두꺼비생태마을아파트협의회를 조직해 두꺼비생태마을 만들기를 추진했다. 두꺼비생태공원은 총 4만2031㎡에 이르며 두꺼비산란연못 2개, 양서류산란습지 6개, 광장 1곳, 생태통로 2개, 생태문화관 1동, 주차장 2개, 두꺼비생태복원지(두꺼비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9년 기준 이용객은 3만6828명에 이른다. 두꺼비생태공원은 (사)두꺼비친구들에서 위탁운영을 해오다가 느닷없이 청주시 직영으로 바뀌었다. 두꺼비생태공원은 태생적으로 개발과 보존의 상생, 민관 협력 속에서 탄생해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원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중심에 ‘산남두꺼비마을신문’을 창간해 주민 간 소통의 대표적 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 창간 12년째, 격주 지령 196호 발행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에는 두꺼비보다 더 유명해진 ‘두꺼비마을신문’이 있다. ‘두꺼비마을신문’이 창간한 지 벌써 12년째다. 지난 6월 30일자로 지령 196호를 발행했다. ‘주민의 소리를 담는 신문, 주민스스로 만들어가는 신문, 주민과 주민을 이어주는 신문’이란 슬로건으로 청주를 대표하는 ‘두꺼비마을신문’은 원흥이 방죽이 있던 산남지구에 법원과 마을이 조성되면서 시작됐다. 원흥이 두꺼비를 살려내기 위한 환경운동으로 두꺼비생태공원이 만들어 졌고, 주민들은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뜻을 모았다. 산남동에 들어선 8개 아파트에 4800세대가 동시에 입주하면서 아파트 대표자협의회를 만들었고, 협의회에서 마을신문을 만들기로 합의하고 발행비용마련에 도움이 되도록 지금까지 ‘두꺼비마을신문’을 후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주민에 의한, 주민들을 위한 마을신문이다. ‘두꺼비마을신문’은 한 달에 타블로이드판 24면으로 두 번씩 격 주간으로 발행하며, 6000부씩을 발행하고 있다. 

‘산남두꺼비마을신문’은 청주시 서원구 원흥로 72 호반빌딩 2층 공유공간마을에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두꺼비마을에서 발행하고 있다. 발행인은 김동수 이사장이고, 편집인은 조현국 편집장이 맡고 있다. 마을주민이나 마을공동체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는 상호 소통의 공간이다. △두꺼비마을신문은 생태공동체를 지향한다. 청주시 산남동의 원흥이방죽의 두꺼비와 인간이 상생의 목표를 갖는 마을 공동체를 지향하기위해 만들어진 마을신문이다. △두꺼비마을신문은 자원활동에 기반한 마을신문이다. 우리 동네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고, 자발적 참여의 정신에 입각한 자원 활동으로 비영리적 운영을 통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공동체마을신문이다. △두꺼비마을신문은 마을사람 모두의 재산이다. 산남동 아파트단지의 공동체 활동을 모태로 탄생한 마을신문은 마을사람들의 참여에 기반한 공동의 성과물로 모두가 주인이다.

 

■ 어린이·청소년·마을기자 활동 돋보여
‘두꺼비마을신문’6월 30일자(196호)<사진>에는 ‘특집-마을이 학교다’를 싣고 ‘마을학교의 거리, 마음은 가까운’ 제하의 두꺼비생태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지난 5월 말부터 마을학교가 열리고 있는데, 코로나 19인 상황으로 교육공간으로써 ‘마을’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는 내용의 사진으로 1면을 장식했다. 두꺼비마을신문은 발행 기간 10여년이 넘는 세월을 설명해주는 만큼 지면이 꽤 알차고, 기획면도 동네의 핵심이슈들을 잘 설명해주는 다양한 기사와 기관·단체의 관련자, 대학 교수 등 다양한 필진, 보기 좋은 편집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동네뉴스로 ‘7월 1일 도시공원일몰제 시행, 구룡산 개발 이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실으면서 청주시의원과 국회의원의 관련 법안발의 소식 등이 눈길을 끈다. 지면구성도 작은 도서관, 우리 동네, 법조타운, 구룡산 여의주, 공동체, 남이 황금길 소식, 두꺼비, 마을복지, 청소년·청년마당, 행복학교 생활문화, 특별기고, 상가소식, 참여마당, 우리 동네 상가지도 등으로 다양한 성격의 지면을 꾸미고 있다. 

특히 ‘두꺼비마을신문’은 어린이면과 청소년면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학생기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실제 10대들이 두꺼비마을신문 어린이·청소년기자로 직접 참여하면서 마을신문을 열독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꺼비마을신문은 어린이·청소년기자와 마을기자들의 활동이 돋보인다. 마을기자들은 자원봉사 형태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정식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한다는 설명이다. 마을기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광고영업을 하지 않고서는 신문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감수하고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마을신문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때로는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어찌 보면 도시화된 지역공동체 사회에서 마을미디어의 현실적인 벽인지도 모를 일이다. 김동수 이사장은 “사회적협동조합 두꺼비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마을의 언론, 교육, 문화, 복지, 생태환경보존사업 등을 통해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로 창간 12주년을 맞이한 두꺼비마을신문은 창간 이래 지속적으로 마을주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마을공동체의 소통매체로써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꺼비마을신문은 마을주민이나 마을공동체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는 상호 소통의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마을주민들의 생생한 의견과 마을의 화합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렇듯 지역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바로 마을미디어다. 마을미디어는 작은 소식지부터 신문, 잡지와 같은 활자 매체도 있고, 공동체라디오와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두꺼비마을신문은 두꺼비마을이라는 생태적 공동체의 정신을 기반으로 정감어린 이웃들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전달하면서 주민과 주민을 잇는 소통창구로 역할과 기능을 다하는 마을공동체의 커뮤니티 공간을 기대하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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