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예산의 전통시장 활성화,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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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예산의 전통시장 활성화, 왜 필요한가?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06.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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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활성화, 그곳엔 삶과 문화가 흐른다 〈1〉

전통시장, 단순히 상품만이 아닌 삶을 거래하는 문화적 공간 거듭나
우리의 정서와 향수 간직한 하나의 문화적 장소가 합쳐진 삶의 터전
전통시장 활성화의 관건, 상인들이 고객을 배려하고 친절하게 변해야 
홍성·예산전통시장, 문화와 스토리 어떻게 입혀서 혁신하느냐가 과제


옛날의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오늘날의 대형마트와 달리 다양한 기능을 갖춘 활기찬 공간이었다. 조선시대에는 5일마다 장이 서는 오일장이 일반적이었다. 이때 시장은 5일에 한 번씩 모여 갖가지 정보를 주고받는 정보의 공간, 다른 마을에 사는 사람들과 만나는 사교의 공간, 사람들을 더 많이 모이게 하기 위해 고용된 놀이패들의 놀이를 즐기는 오락 공간 등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또한 중국의 시장을 연구한 어느 인류학자에 따르면 그 시장에 출장하는 사람들의 혼인 영역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시장을 중심으로 사방 20~30리가 혼인이 이뤄지는 권역이었다’는 말이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닌 공간이었던 시장은 일제강점기에 교통과 상권의 변화로 인해 큰 변화를 겪었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나선 상인들의 노력으로 다시금 꿋꿋이 자리를 잡았으며, 정기시장에서 상설시장으로 변모하며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의 영향으로 농촌 인구가 크게 감소하고 교통이 발달하고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지방의 전통시장들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백화점과 마트 같은 현대적 상권에 밀려 거의 궤멸 상태까지 갔던 전통시장에 숨이 돌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의 일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으로 전통시장의 현대화 작업이 이뤄지고 경제 여건이 좋아지면서 전통에 대한 향수를 지닌 사람들이 시간을 품고 있는 이야기와 덤으로 상징되는 정(情)이 있는 곳, 인간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전통시장을 찾기 시작한 탓이다. 

오늘날의 전통시장은 단순히 상품을 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삶을 거래하는 문화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재래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추진돼, 시장은 단정하게 정비가 되고 많은 불편함이 해소 됐다. 이후는 상인들의 몫이다. 재래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젊은 층들을 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이제 전통시장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 문화콘텐츠의 장으로 지역여행의 중심이 되고 있다.
 

■ 삶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전통시장 활성화
하지만 대형마트, SSM, 온라인 쇼핑물 등 유통 환경의 변화로 인해 전통시장의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데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방안은 없을까? 한국의 전통시장 중에서도 수년째 침체기를 걷는 시장들이 이색적인 아이디어와 색다른 방법으로 저마다의 생존 전략을 찾고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과거의 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적 기능은 물론, 우리의 정서와 향수를 간직한 하나의 문화적 장소가 합쳐진 삶의 터전이었다. 시설현대화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존재하는 지역 친화적, 특화 전문화시장과 문화·관광전문화시장이 존재하려면 상인들의 기업가정신이 무엇보다도 필요해 보인다. 또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 집약된 대안도 필요하다.

최근 갈수록 복잡해지는 유통구조에다 다양해지고 고급화한 소비자들 요구, 늘어나는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온라인 쇼핑 등으로 전통시장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변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시간동안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성과가 투자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시설물 개선에 치중하면서 정작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정체성 확립이나 시장 특유의 개성을 살리는데 실패하면서 소비자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삶과 문화가 어우러져 활성화 되고 있는 시장, 전통시장의 특별한 변신들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지만 재래시장 활성화,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는 성공사례는 드물다. 많은 예산을 들여 새로 장옥을 건축하지만, 장옥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전략은 실패로 돌아가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장옥은 창고로 사용하고 장사는 노점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현대화된 장옥은 창고로 전락하고 만다. 

전통시장이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의 맛과 멋, 시골정취가 풍기는,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구조와 디자인이 어울리는 장옥 등을 건축해야 하는 이유다. 
 

■ 시장 활성화, 문화예술 공연 등 펼쳐
결국 전통시장 활성화의 관건은 우선 상인이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재래시장을 보면 대부분 상인연합회가 잘 운영되고 있고, 친절교육, 위생교육, 마케팅전략 교육 등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타 지역의 활성화된 재래시장의 경우 상인교육 실시 후 달라진 점은 자신들의 점포주변을 청결히 하는데 앞장서고, 친절과 마케팅 마인드가 갖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인해 상인들의 고객을 배려하는 마인드는 결국 재래시장 활성화로 이어진다. 이렇듯 활성화 된 시장에는 많은 고객들이 찾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이 문화·관광 상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역사, 문화, 웰빙 등 관광상품으로 가치가 있는 전통시장과 주변 관광지를 연계한 ‘시장투어 사업’ 등도 주목된다. 전통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추억의 먹 거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시장이 현대화되면서 식당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다. 전통시장의 국밥과 팥칼국수 등의 상차림은 단출하지만 장이 열리는 날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통시장인 5일장 여행의 묘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해당 지역의 전통재래시장을 방문해 그 상황을 직접 경험해 보는 일이다.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의 삶과 흥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은 전통시장만의 문화가 있다. 전국 어딜 가나 동일한 색을 갖고 있는 대형 유통망들이 제공해 주지 못하는 지역만의 독특한 색을 입히고,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 고유의 역할을 넘어서는 공연, 전시, 체험 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의 장으로 진화해야 한다. 따라서 홍성과 예산지역 전통시장은 이렇게 변화해야 하고, 또 문화와 스토리를 어떻게 입혀서 혁신해야 하느냐의 과제를 안고 있다. 삶의 흥과 문화가 넘치는 곳, 사람들이 모이고 찾는 장터가 될 수 있도록 상인과 고객들의 변화와 인식이 필요한 이유다.

홍성에는 홍성상설시장과 홍성전통시장을 비롯해 광천전통시장과 갈산전통시장 등에서 장날 손님들을 맞는다. 예산의 경우도 예산상설시장과 예산전통시장, 역전전통시장, 삽교전통시장, 덕산전통시장, 고덕전통시장, 광시전통시장 등이 맥을 잇고 있다.

예산군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전통시장에서 지역예술인의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방문객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예산문화장터 공연’을 개최한다. 코로나19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지난 4일 덕산전통시장 공연을 시작으로 전통시장 문화장터 공연을 오일장 6개소에서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10분까지 진행한다. 예산문화장터 공연에는 지역예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출연자가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문화장터 공연은 지역경제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공연을 통해 이용객이 다시 방문하고 싶은 시장을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예술인의 재능발산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홍성의 명동상가상인회(회장 김병태)에서는 빈 점포를 활용한 ‘빈 점포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리어카데이를 운영해 홍성전통시장과 상설시장, 광천, 갈산전통시장과 협력사업도 펼친다.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공연과 음악회 등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시장의 상인과 이용객들을 위로하는가 하면 주차환경 개선사업 등을 통해 편의성을 도모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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