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천 물길 따라 흐르는 문화·상업중심지 ‘관광 명소’
상태바
수원천 물길 따라 흐르는 문화·상업중심지 ‘관광 명소’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07.18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심 생태하천 복원, 주민들의 행복공간 복원이다 〈5〉
광교산에서 시작, 수원시 한복판을 흐르는 수원천은 화홍문을 지나는 자연생태하천이다. 천변 양쪽에는 팔달문을 중심으로 수원남문시장, 지동미나리광시장 등 9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수원천, 옛날 ‘한내’로 불려, ‘유천(柳川)’이라 버드나무와 특별한 관계
수원 북쪽 광교산에서 시작, 수백 년간 시민들의 중요한 ‘생명천’이 돼
1990년대 남문 일대 상권 위해 일부 구간 콘크리트복개 후 다시 복원
원형 보존, 산책로·자연석 쌓기 등 시민들의 체육·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하천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수천 년 전, 사람들은 물을 따라 하천 주변에 하나둘씩 모여 살게 됐다. 그러나 큰 비가 오면 하천의 물이 범람하기도 하고, 한동안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하천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말라버리기도 했다.

물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집단이 하천변에 점점 많아지고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커지자, 사람들은 하천에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고, 보를 설치해 가뭄에 대비하게 됐다. 따라서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물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하천변 토지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천을 이용하면 할수록 하천 내 동식물에는 낯선 환경이 조성됐을 수 있다. 늘 적절한 수량이 유지되는 현재의 하천보다 과거 홍수와 가뭄에 노출된 하천이 동식물에게 반드시 더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모습이 그들에게 인위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현재의 하천은 홍수 소통을 근본 목적으로, 그 위에 생겨난 보 등의 구조물은 취수, 위락 등 사람들의 생활편의를 고려해 만들어져 왔기 때문이다.
 

광교산에서 시작, 수원시 한복판을 흐르는 수원천은 화홍문을 지나는 자연생태하천이다. 천변 양쪽에는 팔달문을 중심으로 수원남문시장, 지동미나리광시장 등 9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 생태하천 ‘수원천(水原川)’을 아시나요?
경기도 수원의 한복판을 흐르는 수원천은 그 옛날 ‘한내’로 불렸다고 전해온다. 문헌을 통해 확인한 옛 지명은 ‘대천(大川)’. 조선시대 중기 때 나온 조선고지도(1623년), 동여비고(1682년) 등은 ‘대천’으로 표기하고 있다. ‘유천(柳川)’이라 불린 때는 1700년대로 추정된다. 이는 팔도군현지도(1760년), 조선지도(1767년), 팔도지도(1776년), 해동여지도(1800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목할 대목은 정조가 즉위(1776년)하기 전부터 수원천이 ‘유천’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수원화성은 버드나무와 특별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버드나무 잎의 형태를 유추해 축조한 버들잎 모양의 성, 정조는 축성 이후에도 버드나무를 심게 했다. 화성이 ‘유천성’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후 수원천으로 불리게 된 사연은 문헌을 통해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수원측도(1917년)에는 ‘광교천(光敎川)’으로, 1936년(수원관광지도) 이후부터는 수원천으로 표기돼 있다. 이와 관련 이달호 수원화성박물관장은 “수원천이 지금의 지명으로 불린 유래는 수원지역 지명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의 북쪽 광교산에서 시작, 시내 중심가를 관통해 남쪽 오산으로 이어지는 수원천은 수백 년간 시민들의 중요한 ‘생명천’이었다. 하지만 복개공사를 통해 땅속에 묻어 버리려고 했던 자연하천이다. 특히 수원포교당 앞길은 복개공사를 통해 차로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당시 수원시민과 불자들은 ‘물의 생명’을 주장하며 복개를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복개공사가 중단됐고 물은 천천히 살아나게 됐다. 지난 2002년 ‘21세기 수원만들기협의회’가 개최한 ‘수원천 생명축제’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14.5km 길이의 수원천을 따라 능수버들, 부처꽃, 갈개, 쑥, 쇠비름 등 95종의 식물이 조사됐다. 또 다슬기, 논우렁이, 버들치, 미꾸리 등 14종의 수중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천이 이처럼 맑아진 것은 1995년부터 시작됐다. 이전의 수원천은 도시의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여느 하천과 마찬가지로 시련을 겪었다.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냇가에서 고기를 잡고 멱을 감는 휴식처였지만 산업화의 물결은 수원천을 폐수로 만들었다. 특히 1980년대에 들어서는 악취로 하천 가까이에 접근하기조차 힘든 죽은 물이었다. 1991년 들어 수원천은 또 한 번의 시련을 겪었다.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의 확장을 위해 시민들이 대안으로 수원천의 복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시내 중심가 1.2km 구간을 복개해 도로로 사용하자는 당시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복개공사가 시작됐다. 1991년 시작된 공사로 인해 이미 일부 구간의 복개가 진행됐고, 수원포교당 앞까지 공사를 위한 기계들이 몰려들었다. 이때서야 시민들은 자각하기 시작했다. 공기와 접촉을 차단한 물은 더욱 심하게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1995년 말, 16개 시민단체가 모여 반대운동에 나섰고, 민선시장으로 당선된 당시 수원시장이 복개를 반대하면서 수원천은 비로소 가치를 조명받기 시작했다.

 

수원천의 왜가리.

∎ 수원천, 수원시민의 ‘양심천’으로 규정
수원천을 수원시민의 자존심(양심천)으로 규정한 수원시는 2000억 원을 들여 수원천으로 들어오는 생활하수를 정비해 하수관을 묻었다. 이렇게 수원시내에 버려진 물은 수원과 오산 사이에 설치한 하수종말처리장을 통해 정화작업을 거치게 했다. 또 하천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산책로, 자연석 쌓기, 음악방송 설치 등 시민들의 체육·문화공간을 조성했다. 공사에 소요될 예산으로 수원천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결국 1996년 5월, 복개공사는 중단됐고, 대신 ‘수원천 살리기 6개년 계획’이 실시됐다. 생활오수가 흘러들지 않는 수원천은 맑은 물이 흘러들면서 조금씩 정화되기 시작했다. 썩은 하수나 다름없었던 수원천은 2001년 이후 BOD 2.4ppm 정도로 2∼3급수 정도로 수질이 개선됐다. 송사리, 버들치, 피라미, 밀어, 미꾸라지, 붕어 등 물고기가 가득한 하천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2년 2월 환경부는 수원천을 생태복원 우수사례로 지정했고, 지난 2004년에는 환경부가 주최한 제1회 환경관리 우수 자치단체(Green City) 공모에서 1위로 선정돼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수원천이 흐르는 행궁동을 예술마을로 만드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생태하천인 수원천을 산책하고 운동하는 사람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제대로 문화공간을 찾기 어려운 시기에 마음껏 산책하며 예술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24시간 열려있는 미술관이 수원천 다리 밑에 조성돼 있다. 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고 작가들도 관람객을 전시공간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갤러리다. 이렇듯 수원천변을 둘러보면 정말 부러움이 앞서는데, 수원화성 화홍문과 맑은 물이 흐르는 수원천이 만나는 친수공간이 도시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대도시 수원시의 경쟁력이다.

이런 수원천도 1990년대에는 남문 일대 상권을 위해 도심 일부 구간을 콘크리트로 복개해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흑역사가 있다. 이후 수질이 더 오염되자 하천에서 악취가 발생하자, 오염된 하천을 덮어버리려는 상인들의 요구로 시장주변의 복개 구간을 계속 확대했다. 이로 인해 수원지역 시민환경단체가 ‘수원천되살리기운동본부’를 만들어 수원천 복개 반대와 남수문 복원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수원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해 2010년에는 복개 구간을 완전히 철거했다. 2012년에는 홍수로 유실됐던 남수문까지 복원해 수원천 모든 구간을 복원했다. 이 당시 수원천 되살리기 운동을 주도했던 사람이 염태영 현 수원시장이다. 수원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장으로 인한 갈등과 이해충돌 문제가 나타났지만 수원시민들은 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택한 것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3선 연임에 성공하며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물환경센터를 설치해 시민이 참여하는 하천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물환경센터를 중심으로 27개의 민간환경단체들이 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를 구성해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점은 충남과 홍성에서도 하천 관리 측면에서 주목할 점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형 하천 수원천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화홍문이 조화를 이루며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눈여겨 볼 일이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