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12개 전통재래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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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12개 전통재래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변화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07.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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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활성화, 그곳엔 삶과 문화가 흐른다 〈4〉
전북 익산의 전통시장인 서동특화시장 풍경.

익산 12개의 전통재래 5일시장 형성, 지리적으로 풍요롭고 교통이 편리해
전북에서 최대 규모 자랑하는 정기시장, 4·9일마다 서는 북부전통재래시장
전국 3대 5일시장인 익산 북부시장, 50년 세월동안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익산 전통시장, 다양한 문화사업 등 추진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기초 다져

 

전북 익산에는 현재 공설시장 5개, 사설시장 7개 등 총 12개의 전통재래 5일시장이 형성돼 있다. 익산에 이렇게 많은 시장이 형성돼 있는 이유는 지리적으로 풍요롭고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익산을 감싸고 흐르는 금강과 만경강 덕분에 수로가 주된 교통 방식이었던 조선시대엔 교통의 중심지였으며, 만경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만경평야는 예부터 굴지의 곡창 지대였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호남선, 전라선, 군산선, 장항선 등의 철도와 전주와 군산을 잇는 ‘전군가도(全群街道)’ 등의 도로가 있어 교통의 편의성이 더해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1925년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이리장에 상로판을 벌인 상인은 880명, 시장을 찾은 고객은 3000명 정도라고 전해진다. 시장을 찾는 고객은 5리 이내의 주민들과 기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연 거래액은 32만 8318엔이었다. 이마저도 줄은 거래액이었다고 하니, 당시 익산시장이 얼마나 유명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익산전통시장의 가장 중심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북부시장은 지난 1975년에 개설됐다. 전라북도에서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정기시장으로, 4일과 9일마다 장이 열린다. 그러나 현재는 북부시장과 같은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는 상인 수가 그렇게 많지 않는 등 많은 전통재래시장이 침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상권의 중심이 그쪽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전북과 전국의 3대 시장으로 꼽히는 익산 북부 시장.

∎ 세월과 함께 진화하는 북부시장 등 전통시장
익산시에서는 침체된 전통시장을 다시 살리고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선 시설현대화 작업을 통해 새로운 건물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돋보인다. 옛날에는 천막을 쳐놓고 장사해 날씨에 따라 가능 여부가 갈렸지만, 지금은 새로운 건물이 생긴 만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장사가 가능하다. 또한 집집마다 차가 있는 것을 고려해 시장별로 주차장을 설치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상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도 익산시의 방안 중 하나다. 익산시청 관계자는 “전통재래시장의 침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진단하며 “그중 하나는 상인들의 높은 연세인데, 이 때문에 활성화가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상인들을 교육해 문화관광형 시장을 만들자는 게 우선 첫 번째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대가 바뀐 만큼 전통시장이 다시 주 상권이 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청 관계자가 말한 대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의 발전은 기대해볼만 하다. 하지만 최대의 관건은 어떻게 재개발하느냐의 문제다.

전국 최대의 5일시장인 익산 북부시장은 평소에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꽤나 많다고 하지만 특히 장날이면 주변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고 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기업형 슈퍼 등에 밀려 전통시장의 화려했던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어졌다. 하지만 북부시장은 50년 가까운 세월동안 꾸준히 5일시장이 열리고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전통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북부시장의 장날이 대형마트의 압박 속에서도 건재한 것은 편리한 교통편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전주와 김제, 군산, 완주의 중심에 있어 어느 지역에서도 20~30분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2004년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넓은 공간의 주차장과 문화행사 공연장, 최신식 화장실, 고객용 카트기 등 현대적 시설을 도입해 이용이 더욱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주차장은 30분은 기본 무료이고 시장에서 물건을 살 경우 무료주차권을 발급받아 1시간까지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30분이 추가될 때마다 500원씩 받고 있다.

익산에 있는 상설시장 다섯 곳 중에서 북부시장은 4일과 9일에 오일장이 선다. 바닷길이 금강 하구언으로 막히고, 우시장이 사라져도 호남 제일의 5일장 명성은 여전하다. 익산 5일장은 성남 모란5일장, 동해 북평5일장과 함께 호사가들이 꼽는 전국의 3대 5일장이다.
 

익산의 호우피해로 벌이는 전통시장 캠페인 광경.

∎ 익산전통시장,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변신 중
익산의 전통시장 중 중앙·매일·서동시장은 다양한 맛집과 의류특화시장이라는 특징 때문에 상권이 크게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원도심과 익산역 근처라는 접근성이 더해져 젊은 층 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많이 모이는 곳이다. 이런 특성을 인정받아 이들 시장은 지난 2016년부터 3년 동안 17여억 원을 지원받아 야시장과 푸드트럭, 다양한 문화사업 등을 추진해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의 기초를 다져오고 있다. 특히 익산 최초의 야시장을 기획·운영해 기존 주말 대비 방문객 300%, 매출이 200%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5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또한 지역의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전통시장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과 연계해 외국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외국인 고객층이 150%정도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지난 3년 동안의 사업 추진 결과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지로 재선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의 전통시장인 서동특화시장 풍경.

특히 중앙·매일·서동시장은 올해(2021년)까지 국비 4억 6000만 원을 포함해 총 9억 2000만 원(도비 9200만 원과 시비 3억 6800만 원)을 지원받아 인근의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해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특화시장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각 시장은 특색 있는 먹거리와 체험 프리마켓 운영 등 독창적인 야시장 문화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해 문화체험 야시장으로의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익산역과 연계해 지역 문화관광자원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아티스트를 활용한 상설 공연을 진행하는 등 테마파크형 시장으로 조성해 젊은 소비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다문화 가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시장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인 공동체 조직을 활성화해 자생력을 키우고 동아리 활동 등으로 상인들의 자존감과 역량을 높여 적극적이고 친절한 상인들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익산 전통재래시장들의 영광스러운 시대는 1990년대 들어 멈췄다는 분석이다. 쌍방울 공장이 생산라인 절반을 중국 길림성 공장으로 옮기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인근 모현동과 영등동에 신시가지가 만들어지면서 구도심 인구도 빠져나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익산시내에 대형마트 3곳이 문을 열은 것도 한몫을 했다. 중앙시장 일대는 1990년대 후반부터 긴 침체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은 없을까. 익산시청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중앙시장 주차장에 ‘공공디자인’을 실험하고 있다. 공공디자인이란 지역 특성과 주민 편의에 맞춰 공공장소와 공공시설물을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9일 취재차 찾은 익산의 전통시장은 폭우로 창인동과 중앙동의 상가 200여 곳을 덮쳐 21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일 밤부터 내린 100mm 안팎의 집중호우로 익산역 앞 중앙시장과 매일시장 등 전통시장에 예상 밖의 큰 침수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피해는 지난 2019년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창인동과 평화동, 남중동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로에 있던 미시공 자재 일부가 많은 비에 떨어져 관로를 막아 침수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산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피해상인들을 위한 재난구호기금 지급, 융자지원, 희망 장터 개설, 성금 모금운동 등을 적극 진행해 나가는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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