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태하천 안양천, 자연과 인간 삶의 공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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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하천 안양천, 자연과 인간 삶의 공존 공간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1.10.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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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생태하천 복원, 주민들의 행복공간 복원이다 〈12〉
학익천(왼쪽천)과 안양천(오른쪽천)이만나는 지점.

안양천, 경기 7개와 서울 7개 자치단체 연결돼 흐르는 대표 하천
안양천살리기 10개년 계획 생태하천복원, 깨끗한 물 흐르는 하천
생명이 살 수 없던 6등급 하천, 천연기념물 돌아온 생태하천으로
숭어와 참게가 돌아오는 안양천, 시민들 휴식·문화공간으로 조성


안양천이 건강한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도심 속의 삶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양천은 경기도 7개(과천·광명·군포·부천·시흥·안양·의왕시)와 서울시 7개(관악·구로·금천·동작·영등포·양천·강서구) 자치단체 등 총 14개 기초자치단체들이 연결돼 흐르는 대표적 하천으로 한강의 지류다. 

안양천은 1400년경 대천(大川)으로 불렸다고 한다. 조선후기부터는 기탄(岐灘)으로 호칭되다가 근세에 이르러서는 ‘안양천’으로 불리게 됐다. 안양천을 중심으로 북쪽의 관악산(629m)과 삼성산(481m), 동쪽의 청계산(538m), 서쪽의 수라산(474m), 남쪽의 백운산(564m) 등이 있다. 안양천은 경기 의왕시 청계산 서남쪽 계곡에서 발원해 안양시를 관류한다. 의왕시의 왕곡천과 오전천, 군포시의 당정천과 산본천, 호계천을 합류한 안양천은 안양시에서 학의천, 수암천, 삼성천을 만나고 서울시에서 목감천과 도림천을 합류해 한강으로 유입한다. 안양천의 유역 면적은 286k㎡이며, 유로의 길이는 32.5km(안양시 구간 11.85km)이다. 전체 32.5 Km의 물길을 따라 지역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남기며 역사와 문화가 생성되던 안양천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하천의 기능을 상실한다.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오염하천으로 꼽히던 하천이 바로 안양천이다.

안양천을 가장 길게 품고 있는 안양시는 서울과 수원의 중간도시로 산업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된 대표적인 곳이다. 하천으로 생활폐수와 산업폐수가 흘러들고 사람과 물고기가 함께 수영을 하던 깨끗한 하천은 어느새 온데간데없고 1984년 BOD194ppm으로 생명이 살 수 없는 최악의 오염하천으로 남게 됐다.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대표적인 환경오염의 피해지는 바로 하천이었다. 1980년대 안양천 역시 오염은 피해갈 수가 없었다. 안양시는 안양천살리기 10개년 종합계획에 따라 생태하천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BOD 194ppm으로 최악의 오염하천이었던 안양천은 지난 2013년에는 BOD 3.4ppm으로 수질이 개선돼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태어났다. 그동안 물고기 한 마리 살지 못했던 안양천에는 2003년에는 버들치, 2004년에는 물총새, 2007년에는 원앙이 안양천으로 돌아왔다.

최근 안양천에는 버들치, 참갈겨니 등 27종의 물고기는 물론, 조류, 양서파충류,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등 모든 종이 크게 늘어나는 건강한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도심 속의 삶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양천은 경기도 7개와 서울시 7개 자치단체 등 총 14개 기초자치단체들이 연결돼 흐르는 하천으로 한강의 지류이다.

■ 생명 사라진 죽은 하천, 생태하천으로 복원 
안양천이 되살아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질개선이다. 따라서 하천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은 흐르는 물이다. 안양천살리기 사업의 역점사업은 생태계 복원이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학의천, 안양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에서는 하천 상·하류의 흐름을 단절하던 콘크리트 낙차공을 철거하고 다단계 여울과 징검다리 등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어류의 이동통로를 제공함으로써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나 어류 종수가 증가했으며, 한강의 잉어와 숭어, 참갈겨니, 참게 등이 돌아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02년 이후 안양천 본류와 지천 구간에 걸쳐 콘크리트 호안은 철거되고 자연형 호안으로 대체했다. 또 징검다리, 수제 등이 조성되면서 하천이 지닌 생물서식처, 자연정화 기능이 향상되고 궁극적으로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났던 것이다.

하천 고수부지의 주차장 등 콘크리트 포장 구간은 생물서식공간을 축소하고 지하층으로 수분 흡수를 방해 건천화를 가중시켜 이에 대한 철거를 진행했다. 안양천 지방하천 주차시설 1130면 중 946면(84%)을 안양천 국가하천은 1897면 중 949면(50%)을 감축했으며 이로 인해 야생동물의 로드 킬이 줄었고 양서파충류 등이 증가해 생물다양성이 높아졌다.

안양천생태이야기관.

2000년 당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이 매우 나쁨 수준인 6등급으로 생명이 살 수 없었던 안양천은 2013년 등급이 3등급으로 향상되면서 22종의 어류와 오리류 35종, 백로, 철새,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와 황조롱이, 원앙까지 관찰되는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안양시는 생태하천에 더해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여가활동의 명소로,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2의 안양부흥 5대 핵심전략사업 중 하나로 ‘안양천 명소화 사업’을 추진했다. 안양천 명소화 사업의 방향은 첫째,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편하게 쉬고 걷고 싶은 깨끗한 푸른 길 둘째, 홍수와 가뭄 걱정 없는 안전한 안양천 셋째,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 조성이다.
 

안양천 안내도.

■ 문화공간과 주민들의 쉼터, 휴식 공간 조성
생태하천으로 복원 이후 하천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안양천 총 18.8㎞, 학의천 총 4.5㎞ 구간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설치했으나 재료 특성상 노면 상태가 불량해 불편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지난 2015년부터 총예산 30억 2000만원을 투입해 안양천 자전거도로 18.8㎞ 중 13.7㎞, 학의천 자전거도로 4.5㎞ 전 구간의 노면을 칼라아스콘으로 전면 교체해 포장하고 폭 3m 미만의 좁은 구간은 3.9m 이상으로 확장해 주행 환경을 개선하고, 동시에 안전사고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는 노후가 심한 구간은 모두 정비됐으며, 앞으로도 정비가 필요한 구간을 파악해 이용자 편의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안양중앙초등학교 뒤편 쌍개울은 만남의 장소로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다. 따라서 쌍개울 유휴 공간에는 스탠드, 수변무대, 전망테크, 경관조명 등을 신설하고 이곳을 거치는 산책로 또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동선을 재조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편의시설은 물론 체육시설과 명소, 먹거리촌을 픽토그램(그림문자)으로 제작한 ‘안양천 종합안내도’를 설치해 시민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하천에는 폭우나 장마철에 대비해 유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퇴적토를 파내는 등 통수공간을 확대하고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교량 하부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놀라운 변화는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지자체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1999년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안양천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13개 지자체는 수질개선대책협의회를 결성해 자연형하천을 조성해야 한다는데 합의하고 공동노력을 펼쳤다. 학의천과 안양천을 시작으로 주요 하천에는 자연형 호안이 조성됐고, 갯버들 등 정화기능이 있는 식물이 이식됐다. 징검다리와 여울을 설치해 물고기들의 보금자리도 마련됐다. 2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도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수질개선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고 정기적으로 생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02년 네트워크의 활동목표였던 ‘숭어와 참게가 돌아오는 안양천’이 현실이 됐다.

안양천 잉어떼 모습.
안양천 잉어떼 모습.

안양천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그치지 않고 있다. 전형적인 도심하천인 안양천 유역은 인구 증가에 따른 지하수 이용 급증으로 하천으로 유입되는 수량이 줄어들어 건천(乾川)화 속도가 다른 하천보다 훨씬 빠른 편이라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안양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하천에 수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하루 30만 톤 처리능력이 있는 안양시 석수하수처리장에서는 매일 3만 6500톤을 고도처리 후 여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하철 용출수도 안양천 수량을 유지하는데 한몫하고 있는데, 4호선 인덕원역과 범계역에서는 1급수 수준의 맑은 물이 하루 5400톤씩 하천으로 쏟아져 수질개선과 수량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계곡과 상류지역 지천에서 흐르는 청정수와 생활하수가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오수 분리 벽 설치와 빗물저장소를 만들어 물을 공급하고 있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일이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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