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황매산다랑이논, 친환경농법으로 농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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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황매산다랑이논, 친환경농법으로 농사 짓는다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2.07.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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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경관 농업유산, 다랑이논을 보존하자 〈6〉
산청 황매산 자락의 청정한 자연환경·다랑이논에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다.

 황매산 자락 청정한 자연환경·다랑이논 활용해 친환경 벼농사
 벼논에 메뚜기 많아 ‘메뚜기쌀’ 브랜드로 정착된 친환경 지역
‘차황 메뚜기쌀’ 2021년 경남 브랜드쌀 평가서 최우수상 수상
  2022년 다랑이논지역자원화공모선정, 다랑이논 복원·보존사업

 

경남 산청 차황면의 ‘황매산(黃梅山)’군립공원 정상 부근의 안내판에는 ‘경남 산청 차황면과 합천군 가회면·대방면에 걸쳐 있는 해발 1113미터의 황매산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으로 기암괴석, 철쭉군락지, 소나무 등으로 어우러져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고려시대 호국선사인 무학대사의 전설이 서린 명산으로 꼽힌다. 무학대사가 황매산에서 수도할 때 그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산을 오르내리던 어머니가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땅 가시에 긁혀 상처가 나고, 뱀이 출현해 놀라는 일이 자주 일어나 무학대사가 황매산 산신령에게 지극정성으로 백일기도를 드린 이후에 황매산에서 칡덩굴, 땅 가시, 뱀이 사라져 황매산은 효(孝)의 산이자 삼무(三無)의 산으로 불린다. 특히 황매산은 마치 거대한 황룡이 하늘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해 ‘황룡천풍(黃龍天風)’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이는 황매산이 살아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해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돌팍샘’에서 흐르는 물을 밟거나 징검다리를 건너 황매산을 오르내리면 부자가 되고,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하면 한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구전(口傳)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적고 있다.

국내 최대 철쭉 군락지이기도 한 황매산은 해마다 4~5월께 열리는 ‘산청 황매산 철쭉제’에는 산행을 즐기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어린이와 가족, 연인 등 젊은 층에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산청군은 지리산의 정기를 품은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한방 약초의 고장이다. 가야시대에는 황실의 휴·요양지로 이름을 날렸고,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28종의 명품 약초를 진상했다고 한다. 지리산 등 주변의 명산에서 나는 귀한 약재를 활용한 전통 한의학이 번성해 허준, 류의태 등 유명한 한의학의 거목이 거쳐 간 우리나라 한의학의 발상지다. 청정 자연과 더불어 지리산이 있어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과 일조량이 많아 약초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산청군은 이를 활용해 국내 한방약초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2001년 시작해 올해로 22회째인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의약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에 이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축제’에 선정됐다. 또 한국관광공사의 ‘2022 지역특화 국제이벤트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산청한방약초축제를 지역특화 국제이벤트로 키운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또 내년 9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35일간 10년 만에 ‘미래의 약속, 세계 속의 전통의약’을 주제로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가 열린다. 이러한 가운데 친환경 농축산물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친환경 농축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농업인과 행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온 산청의 꿈과 희망인 친환경 유기농업의 중심에는 천혜의 환경이 주는 다랑이논이 있다.
 

산청 차황면 황매산 자락의 다랑이논.

■ 친환경 생태농업의 중심에 있는 다랑이논
산청의 친환경 농업육성 노력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당시 농약과 비료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자취를 감췄던 긴꼬리투구새우가 산청 차탄마을 유기농 벼 경작지에서 다시 발견된 시점이다. ‘친환경 지표’로 손꼽히는 긴꼬리투구새우는 고생대의 화석에서도 발견된 살아 있는 화석생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됐다가 개체 수의 증가로 지난 2012년 해제됐다. 긴꼬리투구새우는 해충의 유충을 먹고 흙을 휘젓고 다니며 먹이를 찾는 습성이 있어 해충 발생의 억제는 물론 잡초 제거 등 친환경 경작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처음으로 발견된 긴꼬리투구새우는 현재까지 산청 일대 탑라이스 경작지를 비롯해 500㏊의 친환경 벼 재배단지와 산청지역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전한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은 것은 2000년 이전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산청 차황면 일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황매산 자락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벼농사를 짓는데, 그 덕분에 벼논에 메뚜기가 많이 살아 ‘메뚜기쌀’이 브랜드로 정착된 지역이다. 산청군과 산청농협은 친환경 메뚜기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1990년부터 차황면 점남마을 일원에서 ‘산청메뚜기축제’를 열고 있다. 이 축제에는 지역주민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소비자단체 등 1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차황 메뚜기쌀’이 2021년 경남 브랜드 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같은 친환경농업 육성·발전에 대한 의지는 차황면의 황매산황금들영농조합법인이 ‘제10회 경남도 친환경 생태농업대상’ 단체부문 대상에 선정되는 등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 생태농업의 중심에 있는 다랑이논은 전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경남지역의 다랑이논들이 원형을 잘 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황면의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황 황매산 일대 다랑이논에선 유기농 벼농사를 고수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 다랑이논을 지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도 강하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쌀의 판로가 확보된 것도 다행스런 일이다. 500여 년 이상 유지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매산 다랑이논에선 우렁이와 쌀겨 퇴비를 이용한 유기농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명 ‘차황 메뚜기쌀’로 불리는 황매산 다랑이논 쌀은 고품질 쌀로 전국에 이름이 높다. 
 

■ 2022년 다랑이논 지역자원화공모사업 선정
경남 산청 차황면의 황매산 다랑이논마을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 산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자연환경 등 시골의 여느 산골마을과 다르지 않다. 오목한 그릇 모양의 분지로 다른 곳에서 흘러들어오는 하천이 하나도 없고 오직 차황면을 감싸 안은 산과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만을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물과 공기 등이 외부 오염으로부터 격리돼 친환경농업에 적합한 지형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곳 농업인들이 철칙으로 여기는 농사 원칙은 ‘순환농법’이다. 친환경농업은 경종과 축산 등 어느 한 분야만 잘한다고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순환·보완해가면서 환경부담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가축 사료로 써야 하는 까닭에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벼와 밭작물을 재배한다. 수확한 곡식은 높은 가격에 도시민들에게 판매하고, 남은 볏짚과 옥수숫대 등은 전량 지역 축사농가의 조사료로 보급하고 있다. 친환경 볏짚과 옥수숫대를 먹고 자란 가축은 자연히 친환경축산물이 되고, 이들 가축의 분뇨는 퇴비로 만들어 다시 논밭에 뿌린다. 또 농사를 지을 때만 친환경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도 환경부담을 최대한 덜기 위해 노력한다. 화학 공정으로 만든 샴푸·비누·치약·세제 등을 전혀 쓰지 않는다. 대신 ISO 인증품인 친환경 비누와 치약 등을 사용하는데, 불평이나 위반 없이 마을 주민들 전체가 친환경 제품 사용규칙을 잘 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황면의 황매골생명살림영농조합법인은 경남도의 ‘2022년 다랑이논 지역자원화 공모사업’에 선정, 사업비 1억 원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번 선정으로 차황면 일대 다랑이논 복원사업과 보존 등 지역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황매산 자락의 다랑이논을 중심으로 차황면 일대 다랑이논 복원·보존은 물론 주민역량 강화를 통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다랑이논의 감성적인 경관을 활용한 ‘다랑이논 힐링로드’조성과 힐링체험 프로그램인 ‘논 피크닉’ 사업을 개발·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공모사업은 농업유산이자 지역의 자산인 다랑이논 보존과 자원화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친환경농업 등 지역의 가치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민참여예산의 하나로 추진한다. 차황면 일대는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 친환경유기농법을 도입해 농사를 짓는 곳으로 유명하다. 오랜 기간 돌을 쌓아 만든 계단식 다랑이논과 황매산 자락의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해 벼농사를 짓는 탓에 2007년 차황면 전체가 광역친환경농업단지로 지정돼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친환경쌀을 널리 알리고자 차황 점남마을에서는 ‘산청메뚜기축제’를 열고 있다. 또 지역 농업기업들도 친환경농업 육성·발전에 힘쓰고 있다. 황매산황금들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농업 선도에 힘쓴 공로로 지난 2020년 ‘제10회 경남도 친환경 생태농업 대상’ 단체부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유기순환농업을 바탕으로 2019년 국내 유기한우부문 첫 ‘안전관리 통합인증(HACCP)’을 받기도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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