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문화숲길, 내포지역 역사·문화·생태를 아우른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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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문화숲길, 내포지역 역사·문화·생태를 아우른 숲길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2.11.0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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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숲길에서 내포문화숲길의 역사와 문화를 묻다 〈17〉
내포문화숲길 동학길.

충남도 최초·최대 장거리 도보트레일, 옛길·마을길·임도 등 연결된 숲길
내포문화숲길, 내포사람들의 삶과 발자취·역사문화 고스란히 담고 있어
서산·당진·예산·홍성 4개 시·군, 26개 읍·면·동, 121개 마을 320㎞ 달해
숲은 자연의 최후 보루, 가장 순수한 자연생태계·풍요로운 정신적 유산

 

내포문화숲길은 충남의 가야산 주변 4개 시·군(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이 내포지역에 남아 있는 많은 불교성지·유적지와 내포 천주교성지, 내포 지역의 동학·역사 인물과 백제부흥운동 등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지점들을 옛길과 마을길, 숲길과 임도, 들길, 하천길을 따라서 연결한 충청남도 최초·최대의 장거리 도보트레일로 약 320km의 길로 연결돼 있는 숲길이다.

내포문화숲길은 내포지역이 지닌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지금의 우리네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고, 내포 지역에서 살고 있고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후손((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한 나눔과 성찰의 순례길이기도 하다.

내포란 사전적 의미로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휘어 들어간 부분 즉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하여 포구가 형성돼 있는 곳을 의미하는데,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자신의 저서 ‘택리지’의 팔도총론에서 내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충청도에서는 내포(內浦)가 가장 좋다.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리쯤에 가야산이 있다.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열 고을을 함께 내포(內浦)라 한다. 지세(地勢)가 한 모퉁이에 멀리 떨어져 있고 또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壬辰)과 병자(丙子)의 두 차례 난리에도 여기에는 미치지 않았다.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다. 또 생선과 소금이 매우 흔하므로 부자가 많고 여러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다.’

‘택리지’에서 언급한 가야산 앞뒤의 열 개 고을은 태안, 서산, 홍주, 덕산, 예산, 신창, 대흥, 청양, 결성, 해미를 칭하는 것으로 현재의 행정구역으로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태안군과 보령시, 아산시, 청양군의 일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내포문화숲길은 내포 지역의 사람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찬란했던 백제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한 처절한 민초들의 숨결이 흐르는 곳의 숲길이다. 꺼져가는 조국과 민중들의 삶을 위해 찬연히 일어섰던 민중들의 들불이며, 큰 뜻을 위해 보잘것없는 자신을 바쳐 꽃이 된 내포 사람들의 넋을 기리며 닮아 가고픈 순례의 여정으로 믿음과 신념을 지키기 위한 많은 내포 사람들의 아름다운 절규이며, 그들이 가고 있는 길, 또는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그곳은 아름답고 풍성하면서도 절절한 삶을 향한 숲길이다.
 

내포문화숲길의 백제부흥군길 봉수산 임존성.

■ 내포문화숲길, 지자체 조성·운영 유일 숲길
천혜의 자연환경에 역사·문화·생태 자원을 넉넉하게 품고 있는 충청남도 ‘내포문화숲길’이 자치단체가 조성·운영 중인 숲길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국가숲길’ 반열에 올랐다. 숲길이란 등산·트레킹·레저스포츠·탐방 또는 휴양·치유 등의 활동을 위하여 산림에 조성한 길과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포함해 말하고 있다.

충청남도의 ‘내포문화숲길’이 산림청 산림복지위원회의 심의를 최근 통과, 남부지방산림청이 신청한 ‘울진금강소나무숲길’과 함께 지난 2020년 국가숲길로 새롭게 지정됐다.

국가숲길은 숲길의 생태와 역사·문화적 가치, 규모와 품질 등을 평가해 산림청장이 지정·고시해 관리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 6월에 도입됐다. 현재 국가숲길은 지리산 둘레길, 백두대간 트레일, 비무장지대(DMZ) 펀치볼 둘레길, 대관령 숲길 등 4곳에 내포문화숲길과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이 추가되면서 모두 6곳으로 늘었다. 국가숲길 6곳 중 5곳은 국가기관이 신청해 지정됐지만, 자치단체가 조성·운영 중인 숲길이 국가숲길로 지정된 곳은 ‘내포문화숲길’이 유일하다. 산림복지심의위원회는 내포문화숲길의 가치와 규모, 품질이 국가숲길 지정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내포문화숲길의 백제부흥군길 봉수산 임존성.

내포문화숲길은 우선 가야산, 덕숭산, 수암산, 봉수산, 용봉산, 백월산, 오서산 등 도내 명산을 포함하고 있어 풍광이 빼어난 데다 산림의 생태적 가치도 높다. 또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 수덕사, 개심사, 임존성, 대흥관아, 면천읍성, 추사 김정희 고택, 김좌진 장군 생가, 한용운 선사 생가, 합덕제, 솔뫼성지, 신리성지, 여사울성지, 홍주성지 등 역사·문화 유적도 풍부하다. 규모는 서산·당진·예산·홍성 4개 시·군, 26개 읍·면·동, 121개 마을 320㎞에 달한다. 주제별로는 △내포 역사 인물 동학길 △백제부흥군길 △원효 깨달음길 △내포 천주교 순례길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충남의 행정중심도시, 충남도청소재지 도시인 내포지역은 역사·문화·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지만 다른 문화권에 비해 연구와 평가가 부족한 지역이기도 하다. 충남도청 등 충남의 행정기관 대부분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뒤늦게 관심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내포지역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내포문화숲길이 주변 관광 인프라와 연계, 충남과 내포 지역의 랜드마크로 변신해 브랜드 가치를 크게 확장시키는 역할과 기능을 기대하는 이유다. 내포문화숲길의 국가숲길 지정을 계기로 내포 지역의 재발견 기회의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내포문화숲길 천주교순례길 2코스 구만포구.

■ 숲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자연유산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3분의 2가 산림으로 덮여 있어 산림국이라 할 수 있다. 산림 자원은 그 속에 나무뿐만 아니라 풀과 곤충, 그리고 야생 동물을 포함하고 있어 그야말로 매우 포괄적인 자연 자원이다. 이러한 자연 자원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는 현재 인구를 구성하고 있는 세대의 복지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후대의 복지에도 큰 영향을 남기게 될 것이다.

숲은 수많은 나무와 풀, 헤아릴 수 없는 미생물, 곤충, 야생 동물들이 모여 사는 사회다. 산림은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 자연이 낳은 최대의 걸작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산림의 기능은 목재와 부산물 공급의 경제 기능과 수자원 함양, 국토 보전, 산소 공급, 휴양 장소 제공 등의 환경 기능 및 문학, 예술, 종교적 배경의 문화적 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숲이 주는 혜택은 어마어마하다. 숲 1㏊(3025평)는 300명에게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산림 면적이 630만㏊이므로, 19억 명이 마실 수 있는 산소를 내뿜는 셈이다. 숲은 또한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다. 홍수·가뭄을 조절하고 풍년을 안겨준다. 우리나라 국민이 1년에 쓰는 물의 양이 320억 톤인데, 우리나라 산에 저장된 물의 양이 180억 톤이다. 따라서 숲이 없으면 물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물이 없으면 풍요로운 삶을 기대할 수 없다.
 

내포문화숲길 천주교순례길 배나드리성지.

산림이 주는 공익적 기능 중 휴양 기능은 오늘날 사회적으로 크게 요구되고 있는 기능이다. 특히, 도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림 휴양의 수요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울창한 숲은 풍요롭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가 대단히 크다.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방향성 물질을 발산하기 때문에 사람의 건강에 큰 효과가 있다. 산림을 찾는 휴양객 대부분이 도시 생활에서 오는 피로 회복과 휴식, 도시로부터의 탈피, 혼자의 시간을 갖는 것 등을 휴양 동기로 밝히고 있다. 최근에 심각한 환경 문제 중의 하나로 부각되는 지구 온난화 현상의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산림 자원의 극대화를 제시할 수 있다. 온실 효과의 방지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이거나 녹색 식물을 통하여 이산화탄소의 제거를 시험해야 하나 선진국이나 개도국, 후진국 등 모든 국가의 경제 발전과 연관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감소 문제는 난제로 남아 있다.

현재의 과학 기술의 수준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적정 수준으로 제거한다는 것은 곤란한 실정이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아직까지는 산림과 같은 녹색 자원의 이용은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인류의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0.5kg의 나무 무게가 증가하는 동안 수목은 약 0.75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0.6kg 정도의 산소를 방출한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림청이 보고한 우리나라 산림의 산소 공급 총량은 연간 3567만 6000 톤에 달하고, 이 양은 1억 3000만 명이 호흡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제 숲은 자연의 최후 보루이다. 숲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자연성을 지니고 있다. 숲에는 온갖 자연 생태계의 인자들이 집합해 있으며 가장 복잡하게 거미줄같이 얽혀 있다. 오늘날 숲은 우리에게 실질적인 혜택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까지 제공해 준다. 숲은 돈이나 양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마지막 자연유산으로의 고유한 가치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끝>
 

당진 안국사지.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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