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 희망을 찾아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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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 희망을 찾아서 -7
  • 당진시대·태안신문·홍주신문 연합기획취재팀
  • 승인 2012.10.18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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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체결 영향 묻던 농부 “일본 농촌에도 후계자가 없다”
일본 그린코프연합

 

△ 자신의 농경지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요시다 유키 씨


농촌경제가 위기에 빠져있다. 고령화된 농촌마을은 40대 이하 장년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70년대 산업화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로 농촌에는 7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일부에서 귀농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마저도 일부 은퇴자들의 얘기다. 젊은이들에게 농촌이 외면받는 것은 농촌의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FTA로 인해 농업경쟁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농촌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싣/는/순/서
① 서울 성내동 직거래 장터
② 원주시 원주생협
③ 고창복분자유통주식회사
④ 당진시농협 해나루 조합
⑤ 일본 구마모토 우키직판장
⑥ 일본 우토와리 영농생산조합
⑦ 일본 그린코프연합 
⑧ 일본 구마모토 농협


농업의 위기, 가족중심의 대규모·기계화로 극복한 요시다 유키 씨
일본 농업, TPP 체결 앞두고 불안 … “한국은 어떠냐” 질문하기도 

 

 

 

 

 

 

 

 

△ 직접 기른 콩으로 만든 콩가루. 상품화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설명.

 

 

 

 

 

 

 

 

△ 15여대에 달하는 중고 농기계. 일본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메꿔주는 보물이다.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논길을 따라 도착한 시골집. 굉음을 내던 차량의 엔진소음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하얀 서리가 내린 듯한 머리카락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낸 얼굴의 주름살. 누구라도 쉬이 나이를 짐작케 하는 외형이다.

일본 규슈지방의 구마모토시 조난 정. 한국의 작은 시골마을에 해당하는 이곳에서 요시다 유키(62)씨는 올해로 꼭 44년째 농부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구마모토현의 중앙부에 위치한 조난 정은 북부지역의 비옥한 논지대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구마모토에서도 농사를 짓기 좋은 지역에 해당한다.

농사짓기는 좋으나 농업을 하기엔 어렵다. 한국의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일본 농업의 환경도 한국과 유사하다. 농사를 짓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직업으로 농부를 선택하는 젊은이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구의 초고령화 현상이 농업분야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에 발간한 국제통계연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일본의 농가 인구는 269만 5000명으로 20년 전인 1990년 482만 명에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농업 취업자의 평균 연령도 2005년 63.2세에서 65.8세로 상승했다. 그도 지역에서는 젊은 층에 해당한다.
마이너스 소득도 농업 인구의 감소에 한 몫을 담당했다. 그는 “한 해 농사를 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약 1200만엔(한화 약 1억 6000만원)정도인데 반해 소득은 1000만엔(한화 약 1억 4000만원)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농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1년 이상 농사를 짓지 않았고 향후 수년간 경작할 전망이 없는 경작방폐지가 2010년 40만 헥타르를 넘어서 5년 사이 1만 헥타르 증가했다.

희망이 사라진 농촌에 주인 잃은 경작지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의 위기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묘책은 일본도 역시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농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권의 생명이 짧아 그때마다 대응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일본 농업의 특징을 보면 후계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방법을 찾아야지. 그는 논 14헥타르와 밭 2헥타르에서 쌀과 보리, 콩, 메밀, 잡곡 등을 경작한다. 일본 농부치곤 꽤 큰 규모다. 농사일은 그와 부인, 딸 등 셋이서 주로 한다. 때문에 농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그는 “우리 집은 가족중심의 농업을 하고 있다. 일본 농업은 대규모 농사를 짓지 않으면 계속 이 일을 이어갈 수 없는 구조다. 현재로써는 가족들이 기계를 이용해 최대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로 하는 것이 농업을 계속 이어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방법도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는 좋은 예다. 그는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가루로 만들어 JA유키(일본농협)에 판매하고 있다.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JA유키(일본농협)에 모두 (농산물을)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의 농업이 가져온 또 하나는 농업인의 정보·지식화다. 농업정책의 정보 습득과 기술 교류 등을 위해 농촌에서도 인터넷을 활용한 네트워크 구성이 일반화되어 있다.

또한, 농업의 기계화시대가 도래하면서 농기계 작동법 등에 대한 교육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는 “인터넷을 활용해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도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 농기계도 직접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이와 관련한 정보를 습득하다보니 지금은 제법 직접 수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농업은 지금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을 앞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불안감을 드러내듯 그는 몇 차례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후 달라진 한국의 농업에 대해 물었다.

순간, 농업의 위기로 희망이 사라져 가고 있는 한국의 농촌 풍경이 오버랩(overlap)됐다.

 

 

 

 

 

 

△ 왼쪽부터 우치다 박사, 주영덕 통역, 최종길 국장(당진시대), 요시다 유키 씨 부부, 임아연 기자(당진시대), 김혜동 기자(홍주신문)



※이 기사는 충남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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