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청라면 돌담마을

보령 청라지역, 전통적인 돌담이 남아있는 마을 비교적 많이 존재
대표적 돌담 마을, 청라면 장현리, 내현리, 옥계리, 의평리, 향천리
보령 오석과 남포석, 광택 좋고 가공성 뛰어나며 풍화에 강한 특성
자연석 강돌로 쌓은 옛 돌담, 보존가치가 있는 생활 속의 문화유산
보령 청라면은 보령의 대표적인 청정지역으로, 억새로 유명한 서해안의 최고봉 오서산(791m)과 성주산의 장군봉(677m)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청천의 맑은 호수와 둘레길이 있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농촌마을이다. 보령 청라면은 오서산과 성주산에 안겨 산자락을 타고 내린 지역에 살포시 앉아 있는 평야지에 형성돼 있는 마을이다.
청라지역은 폐광을 이용한 냉풍욕장과 양송이버섯, 방울토마토, 은행 한과 등이 주요 특산물이며, 고향처럼 포근히 맞이하는 청라 은행마을의 가을 은행 단풍은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청라은행마을축제’는 대한민국 농촌대표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청라의 면적은 69.82㎢로 보령시의 12.2%를 차지하고 있으며, 2092가구에 3852명이 살고 있다. 11개 법정리, 21개 행정리, 82개 반으로 구성돼 있다. 조선 시대 고만(高巒)의 수사영(水使營)으로 있다가 1914년 행정제도 개편 때 청라면과 오삼전면을 통합해 청라면이 됐다.
청라면은 충남 서남부의 보령시 내륙 지역에 위치하며, 예로부터 산과 들이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농촌 산간 마을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지역은 중생대 화강암과 변성암 지대로, 특히 지역에 오서산과 성주산 등이 있어 농토를 일구는 과정에서 많은 돌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주민들은 이러한 자연조건에 적응하며 돌을 버리지 않고 삶에 유용하게 활용해 왔다.
■ 청라, 전통적 돌담이 남아있는 마을들
보령 청라지역에는 전통적인 돌담이 남아있는 마을들이 비교적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의 지형적, 지질학적 특성과 오랜 농촌 정주 문화를 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 청라지역의 대표적인 돌담 마을로는 장현리, 내현리, 옥계리, 의평리, 향천리 일대를 들 수 있다. 이 지역들은 비교적 고지대나 구릉지에 위치해 있고, 농경지를 개간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들을 재활용해 마을의 경계, 밭두렁, 주택 담장 등으로 활용한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돌담은 단순한 경계의 의미를 넘어서, 풍수적 신념, 재산 보호, 가축 차단, 마을의 미관과 질서유지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다. 특히 장현리나 옥계리, 의평리, 향천리 같은 마을에서는 지금도 돌담이나 돌담 골목길이 남아있어 전통적인 마을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는 농촌체험이나 문화유산의 가치로 재조명할 수 있는 곳도 많다. 이러한 돌담 문화는 청라 주민들의 근면함과 자연 친화적 생활 방식을 보여주며, 외부에서 반입된 재료가 아닌 지역 자원을 활용한 자립적인 삶의 방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이 지역의 돌담은 다듬지 않은 자연석 강돌을 그대로 쌓은 형태가 많아, 기술적 정교함보다는 소박함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청라지역의 돌담 마을은 지역 고유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간직한 공간으로, 문화관광 콘텐츠로서의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또 돌담을 활용한 관광자원화는 단순한 방문 유도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지역 정체성 회복, 농촌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필요성이 상당하다. 특히 문화재적 가치를 평가해 등록문화재나 향토문화유산 지정 등을 추진함으로써, 돌담마을의 지속 가능한 보존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다. 돌담은 단순한 경계물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과 연결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마을별로 전해지는 삶의 지혜, 전설, 풍습 등을 엮어 ‘돌담길 스토리 워크’ 같은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라지역 돌담 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살아 있는 농촌 유산이자 지역문화의 상징이다. 돌담을 중심으로 한 문화관광 콘텐츠는 문화·관광의 다변화를 이끌며, 지속 가능한 농촌 관광과 문화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자연석(自然石) 돌담(石牆)은 지역의 역사·생활·지리·미학을 통합적으로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경관 자산이다. 보령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석과 남포석은 광택이 좋고 가공성이 뛰어나며 풍화에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전통 돌담 재료로 미적·기능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마을 단위에서 이 돌들을 사용한 전통 돌담을 문화유산으로 등록·보존하거나, 그 형성과 쓰임새를 구술 자료와 함께 기록화해 문화 자산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자연석 강돌로 쌓은 옛 돌담·흙돌담
청라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돌담으로는 장현리 은행마을의 ‘신경섭 고택’의 황토흙돌담이다. 고택 둘레를 한 바퀴 둘러쌓은 황토흙돌담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문채와 사랑채에는 꽃담으로 쌓았다. 꽃담은 배경만 다르고 두 송이 연화문이 있다. 연꽃은 불교의 상징으로 여겨지나 유교에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고 맑은 향기를 내뿜는다고 해 군자의 청빈과 고고함을 나타낸다.
대문채 꽃담은 대문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을 이룬다. 황토와 호박돌로 흙돌담을 쌓고 황토로 칠을 한 후, 한가운데에 연꽃무늬를 형상화했으며, 상단은 가로줄 무늬로 장식했다. 사랑채 남쪽 꽃담은 자잘한 돌을 사용해 벽체의 반을 채우고 위쪽 반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깨진 와편으로 빼곡히 수놓았다. 사랑채 북쪽 꽃담은 동그라미에서 태극문, 연화문까지 무늬가 다양하다. 화방벽 아래 반은 아무렇게 생긴 돌을 무질서하게 배열해 쌓았다. 위에는 태극무늬를 배열하고 크기가 비슷한 돌로 아래위 경계를 구분했다. 현실 세계에서 진흙과 같은 혼돈의 세계에 뿌리를 내린 연꽃은 어둠을 가르듯 꽃대를 세우고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워, 온 세상을 청향(淸香)으로 덮는다.
또 자연석 돌담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는 지역은 청라 의평1리마을과 향천리마을 등을 꼽을 수 있다. 의평1리에는 옛 주택을 그대로 살리며 리모델링해 카페와 음식점으로 운영되는 ‘관촌수필’이 있다. 이곳은 자연석 강돌로 쌓은 옛 돌담을 살려 옛 스런 돌담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다. 의평천 건너 갬발2길 43-7의 가옥에는 자연석 강돌로 집을 둘러 쌓은 돌담의 모습이 자연스러우며, 장독대가 돌담과 어우러져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집과 이웃한 141-19의 가옥은 최근 신축한 집의 돌담은 자연석 강돌로 말끔하게 단장했다. 자세한 사연을 들어 볼래도 농산촌마을에서 농사철이라 집주인도, 만날 수 있는 사람도 보이질 않아서 아쉽다. 아무튼 보존가치가 있는 돌담을 단절 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는 생활 속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보령의 자연석 강돌, 특히 오석과 남포석 등은 단순한 광물 자원을 넘어 지역의 지질적 특성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상징하는 자원이다. 이 자연석을 활용한 돌담은 보령 고유의 풍경이자 마을공동체의 삶을 반영하는 문화경관으로, 문화관광 콘텐츠로 가치가 있는 만큼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보존하는 것은 보령지역의 경쟁력 있는 마을공동체의 콘텐츠로 성장시킬 수 있다.
‘돌담과 돌담길도 이제 문화재가 된 시대다.’ 보령 청라의 장현리, 내현리, 옥계리, 의평리, 향천리 일대에서 보존되고 있는 돌담에 대해 김상동(78) 청라 주민은 “조선 시대부터 쌓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고 말하고 “청라지역의 돌담은 ‘산 아래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집으로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설과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파면 돌이 많이 나와 담으로 쌓았다’는 설이 있는데, 둘 다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돌담을 쌓기 시작한 시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잘 쌓은 돌담이나 흙돌담을 어떻게 잘 보존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한 일 아니냐”면서 “돌담과 돌담길도 이제 문화재가 되는 시대다. 자연석으로 잘 쌓은 돌담은 마을공동체의 정신적 자산이자 삶의 원형이며, 살아 있는 농산촌마을의 문화적 유산이며 지역문화의 상징이다. 단순한 관광상품만은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미디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