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로 해법찾는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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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로 해법찾는 도시재생
  • 홍주일보
  • 승인 2013.11.0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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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국내 1호 하우징쿱 불광협동조합주택

 

▲ 국내 1호 주택협동조합인 '하우징쿱 불광협동조합주택'은 새로운 주거형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합원들은 집을 짓는 가장 주된 이유는 '좋은 사람들과 이웃이 되고,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웃과 함께 짓고 함께 산다 

8세대 4층 주택 3억원대 건축
지속가능한 주거·태양광 활용
하우징쿱의 첫 모델 사업 주목 



"싸고 질도 좋고 유지보수 비용도 적게 드는 집. 시공사가 많이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 거주자의 쾌적하고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집. 주택협동조합의 핵심은 바로 그것입니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개발에 대한 환상이 깨어진지 오래지만 여전히 주거는 대다수 시민들의 고민이고 희망이고 주요 관심사이다. 그러나 기존 수요 공급 방식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주거 공간을 바라기는 쉽지 않다. 주택협동조합은 작년 12월 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공공, 민간 차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가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부산시 등 지역에서도 협동조합을 대안으로 한 주거형태가 고민되고 있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은 법 시행 이전부터 있어서 부산의 일오집, 마포구 성미산의 소행주 등 '코하우징'이라 불리는 협동주거형태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코하우징이 아닌 첫 주택협동조합이라 할 수 있는 '하우징쿱 불광협동조합주택'(대표 하기홍)은 새로운 주거형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광협동조합주택은 올해 8월 8일 첫 모임을 갖고 매주 모여 설계부터 관리, 공동체 운영 등을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땅을 협동조합을 위해 저렴하게 내어놓은 하기홍 대표 덕분에 우리 조합은 좀 수월하게 출발할 수 있었죠. 집 뒤로 키 큰 적송숲이 이어지고 북한산 둘레길이 연결되는 정말 좋은 곳입니다."
강남구 잠실에 살고 있던 전봉수(51)씨는 신문 기사를 통해 불광협동조합주택을 알게 됐다. 강남에서 은평구로 이사를 결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좋은 이웃과 함께 살고 싶다'는 그의 설득에 아내와 아들도 동의해 9월부터 조합원으로 합류했다.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 자락에 511㎡(160평)의 낡은 집을 가지고 있던 하기홍(55)대표는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재건축이 무산되자 협동조합을 추진해보기로 결심했다.
"2년전 하우징쿱 연구모임에 참여하면서 처음 주택협동조합을 알게됐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땅에서 가치를 실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평당 800만원에 부지를 내어놓고 조합원을 모집하기 시작했지요. 국내 1호 주택협동조합으로 하우징쿱과 전문가들이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하 대표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주택을 짓는 가장 큰 이유를 '좋은 사람들과 이웃이 되고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으로 꼽았다. 불광주택협동조합은 8세대를 기준으로 각각 서로 다른 구조의 집을 4층 규모의 연립주택 형태로 지을 예정이다. 세대당 18~25평 정도로 땅값을 포함해 2억8000만원에서 3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1층에는 임대를 위한 상가를 포함시켜 약간의 세대당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은평구청에서는 둘레길 정보센터, 시니어건강활력소 등을 제안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주거 형태도 중요하지요.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태양광을 설치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건축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식수는 암반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요."
불광협동조합주택의 모태가 된 하우징쿱협동조합의 기노채(52) 대표는 "건설사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집이 아니라 튼튼하고 편안하고 건강한 집, 에너지가 덜드는 집을 짓자는 것"이라며 "주택협동조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경제적 논리에 가려졌던 사회적 관계, 가치, 커뮤니티의 복원"이라고 설명했다. 2년 전부터 포럼 형식으로 공부를 시작한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은 올해 6월 60명의 조합원으로 국내 첫 주택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불광협동조합주택은 하우징쿱의 첫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코하우징이 서로 아는 공동체가 추진하는 공동주거형태라면 주택협동조합은 주택을 목적으로 서로 모르는 이들이 모이는 것이 다르다. 그러나 주택협동조합에서도 '공동'이라는 가치는 가장 중요하게 강조된다. 그래서 매주 모여 협동조합과 공동체에 대한 공부도 하고 은평지역 주택협동조합 포럼에도 참여하고 있다. 가양동과 만리동에서 주택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을 추진중인 서울시와 소규모 주택협동조합을 구상하고 있는 은평구 모두 불광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진 가양동은 공동육아 모델, 만리동은 예술가 공동체로 추진 중이다.

"도시를 바꾸는데 주택은 가장 기본이 되는 세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시 정비는 공공의 영역이예요. 근린 녹지 기반시설은 공공에서 추진하고 주택은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바꾸어 나가는 것이예요.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가능해질 때 주택협동조합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은평하우징쿱 기노채 대표는 뉴타운과 신도시 리모델링이 주요 현안인 고양시에서 주택협동조합은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서울 뉴타운 한 지역에서 기 대표는 "아무도 시도를 안해 보았지만 제3의 길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개발에 대한 환상을 교육을 통해 깨줘야 한다"며 "주택협동조합의 첫 출발은 자금이 아니라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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