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새롭게 하는 방법, 정크아트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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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새롭게 하는 방법, 정크아트가 답
  • 한기원 기자·정수연 전문기자
  • 승인 2015.08.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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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정크아트가 뜬다 <5>

홍성, 폐기물 재활용·생태환경 예술의 메카로 만들자

 

태평양 해상의 바다 쓰레기 섬.

미국 하와이주 북동부 태평양 해상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섬이 하나 있다. 이 섬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섬이 아니라 바로 바다 쓰레기더미라고 한다. 하여 이름도 ‘태평양 거대 쓰레기 더미(Great Pacific Garbage Patch) 또는 플라스틱 소용돌이(Plastic Vortex)’라고 불린다. 2009년부터 해양 과학자 등이 참여하여 이 거대한 바다 쓰레기 구역의 17곳에서 50회에 걸쳐 쓰레기 수거, 분석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쓰레기 안에서 다른 환류 지대들에서 온 쓰레기들을 발견하였는데 그 구역들을 합치면 지구 전체 바다의 40% 즉, 지구 표면의 4분의 1이나 되는 면적이었다고 한다. “지구의 25%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 변기가 되는 셈이다.” -찰스 무어, 환경운동가

 

바다 쓰레기로 뱃속이 가득 차 있는 새.

대안은 생각의 변화, 행동하는 실천
정크아트 작가 김지환씨의 제주 ‘바다쓰기’
홍성 YMCA 환경교육 홍성 표 ‘바다쓰기’

바다 쓰레기문제는 비단 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5년 7월 1일 충남도는 2010~2014년 서해안에서 3만 2855톤의 바다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5년간 15톤 트럭으로 무려 2190대의 분량이다. 매년 충남에서는 바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국·도·시·군비 등 20억원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 홍성군은 해안선이 가장 길어 쓰레기양도 가장 많은 태안군(1만 5768톤), 보령시(7970톤), 서천군(6044톤) 에 이어 네 번째로 배출되는 쓰레기양은 1723톤이라 한다. 이러한 바다 쓰레기는 단지 여름 한 철의 피서객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만이 아니다. 바다 쓰레기의 주요 발생 원인은 강과 하천을 통한 육지 쓰레기의 유입이 6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선박 투기나 항·포구 방치 어구·어망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쓰레기가 바닷물에 잠기는 것들이 많아 전체 쓰레기의 절반밖에 수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거되지 않는 쓰레기로 해양 생태계가 멍들고 있다.

바다 쓰레기, 특히 물 속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나오는 유기성 화학물질들은 환경을 해치는 절대 분해되지 않는 유기 오염물질이다. 살충제 및 농약, 표백이나 금속 제련을 할 때 사용되는 다이옥신 등 독성 화학물질 등이 바로 유기 오염 물질이다. 이 물질을 해양 생물들은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착각하고 먹는다. 단순 플라스틱을 먹는 것이 아니라 독성 화학 물질을 흡수한 플라스틱을 먹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독성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해양 생물들의 위로 들어갔을 경우 배설되지 않고 그 안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그 해양 생물들을 잡아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는 태평양 해상의 쓰레기 섬을 없애는 방법은 이미 없다고 한다. 단지 더 팽창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란다. 우리 역시 연 20억 원이란 큰 예산을 쓰고 있지만 바다 쓰레기를 전부 수거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김지환 작가의 작품 _ 출처:오마이뉴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제주도의 한 카페에서 의미 있는 전시가 열렸다. 일명 ‘바다쓰기’ 전시회, 바로 제주도에 떠밀려 온 바다 쓰레기들을 주워 동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예술품과 실생활품으로 재탄생시킨 정크아트 전시회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다에 나와 파도에 밀려 버려진 쓰레기들을 주워 와 새롭게 톱질하고 못질하고 청소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작업을 시작하였다던 작가 김지환 씨는 이 작품들을 동네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 소개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일이 주위의 응원에 힘입어 전시회까지 열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산업폐기물, 쓰레기에 대한 예술적인 고민을 담은 정크아트분야는 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재활용에 디자인 개념을 넣어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작업을 통해 쓰레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사고의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소라의 재 변신.

벌써 3년째 진행되고 있는 홍성YMCA 환경교육 역시 이러한 쓰레기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아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여 정크아트와 생태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강좌를 지난 5월부터 주말(토요일)마다 꾸준히 이어오는 중이다. 새로운 바다쓰기의 주인공은 소라다. 쭈꾸미잡이용으로 쓰고 버려진 소라를 변신시켜 화분으로 만드는 수업을 진행했다. “저는 바닷가 출신이에요. 늘 여기 궁리포구로 소풍을 왔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 보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요. 예전에는 정말 깨끗하고 볼 수 있는 바다생물도 많았습니다. 그런 기억들을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이런 수업을 준비해 봤어요.” 수업을 진행한 김정숙 강사의 말이다. 이미 많은 것들을 잃어버린 바다다. 홍성의 바다 역시 지금도 많이 아프다. 주민들의 꾸준한 관리와 예산의 적절한 쓰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 지역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홍성YMCA에서는 생태미술 및 정크아트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바다 쓰레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은 바다 쓰레기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2015 홍성YMCA 환경교육 정크아트교실은 현재 하반기 추가 모집 중이며 문의는 631-337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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