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소중함과 가치 무엇보다 중요하죠
상태바
농촌의 소중함과 가치 무엇보다 중요하죠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5.19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①
홍동면 조미경 씨
조미경(사진 오른쪽) 씨가 아들 이샘(9) 군과 함께 앉아 포즈를 취했다.

지난 2008년, 태어난 지 한 달하고도 반이 지난 갓난쟁이를 품에 안은 조미경(46) 씨는 홍성 땅을 처음 밟았다. 남편인 이재혁(38) 씨가 농업을 배워보고 싶다는 말에 그녀도 함께 홍성으로 귀농을 하게 된 것이다.

“홍성에 오기 전엔 서울에 살았죠. 사실 처음엔 농촌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농업을 배우고 싶다며 2008년 풀무학교 전공부에 입학하게 되면서 함께 홍성으로 오게 됐습니다.”
조 씨는 남편의 말을 들으며 문득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를 생각하게 됐다. 도시에서 부부의 삶은 팍팍했다. 맞벌이를 해야만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고, 아이는 분명 각종 기관과 공간을 맴돌며 답답한 도시 생활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조 씨는 남편의 결정을 따르면서 자신과 아이의 행복을 찾아 홍성으로 내려오게 됐다.

“서울에 있을 때엔 특수학급 교사 일을 했었습니다. 홍성에 내려오게 되면서는 아이를 키워야 했기 때문에 일을 잠시 중단했죠. 그러다가 2010년 마을 교사 양성과정이 시작되면서 ‘논배미’라는 단체의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조 씨는 귀농 초반에는 농촌 일에 큰 관심이 없었다. 특히 농촌의 중요성이나 가치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홍동면에서 진행되는 각종 농촌과 농업 강의를 들으며 그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이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이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에 와 닿는 농촌의 가치와 의미, 농업의 소중함과 농촌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첫 논배미 일을 할 때는 실무자 역할을 하시는 분이 계셨고, 저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했었죠. 그런데 실무자 분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2011년부터 제가 실무자 역할을 본격적으로 맡게 됐습니다. 물론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논배미 단체의 실무자로 일하게 됐지만, 이를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별다른 지원도 없는 수익 구조에, 몸으로 뛰어서 받는 강사비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하는 만큼 대가를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꾸준히 추진하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 씨는 특유의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논배미의 일을 도맡았고, ‘논학교 밭학교’를 운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지금까지 펼쳐오고 있다.

“지금까지 논배미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자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농촌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책임감 없이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면 다른 일을 할 용기도 없었겠지만, 지금까지 이겨내 온 시간과 과정이 있기에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것이죠.”

조 씨는 마지막으로 후배 귀농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덧붙였다.

“농촌에서 두 부부가 농사만 지으며 생활하는 경우도 많지만 결코 그 과정이 쉽진 않습니다. 때문에 한 사람은 농사를 짓고, 또 다른 한 사람은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죠. 그런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농촌에 돈을 벌 목적으로 오지는 않았으면 하는 점입니다. 대농을 꿈꾸며, 어떤 작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농촌을 찾는다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귀농은 그저 미래를 생각하며 농촌에서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갈까 진지한 고민을 하며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농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 우리가 농촌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농촌에서 가장 행복한 점은 ‘여유’로 꼽고 싶습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있는 시간을 통해 앞으로의 나의 삶을 고민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죠.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귀농한다면, 의미 있는 귀농 생활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