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관점에서 본 ‘홍주’ 지명 다시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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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관점에서 본 ‘홍주’ 지명 다시 찾기
  • 조원찬
  • 승인 2016.06.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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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지명 되찾기’ 학계 의견

홍주(洪州) 천년, 홍성(洪城) 백년, 어떤 지명이 좋을까?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홍주’가 좋다. 지명의 높낮이로 볼 때 ‘홍주’가 1등급 고을인 반면 ‘홍성’은 그 아래 등급이고, 더구나 ‘홍성’이란 지명이 일본인들의 뜻대로 붙여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1914년에 일제는 군·면 통·폐합을 하는 과정에서 ‘홍주’를 ‘홍성’으로 바꿨다. 일본어로 ‘홍주’와 ‘공주(公州)’가 모두 ‘코우슈우(こうしゅう)’로 발음되어 행정 운영상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홍주의 지역민 의사를 고려하지 않았음은 물론, 합리적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일제가 1917년에 현재의 ‘홍성읍’을 ‘홍양면(洪陽面)’이라 하였다가 ‘홍주면’으로 고쳤던 사례를 참고하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洪州’, ‘公州’로 쓰고, 읽을 때만 ‘こうしゅう’로 읽으면 되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일제가 ‘홍성군’과 ‘홍양면’으로 낮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홍주’는 일제에게 눈엣가시였다. 을미사변과 을사늑약이 있었을 때 의병이 일어났고 항일 정신이 깊게 뿌리 내린 고을이었기 때문이다. 일제가 어떻게 하든지 ‘홍주’의 영향력을 낮추어야 할 필요성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8년이면 ‘홍주’가 새로운 천년을 준비한다. 지금의 우리들이 ‘홍주’ 지명을 다시 찾아야 하는 역사적 당위성이 생긴다. 지명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이 있고, 지역 공동체의 다양한 문화가 있으며,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홍주’로 지명이 바뀌면 그 동안 ‘홍성’이란 지명과 함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던 기관명, 학교명, 개인 소유의 상호명에 이르기까지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역사적 관점과 더불어 지명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손익 계산과 사회·경제적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여 슬기롭게 ‘홍주 지명 다시 찾기’를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조원찬 <갈산고 교사·홍주천년기념사업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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