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작은 부분부터 환경운동 실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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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작은 부분부터 환경운동 실천하죠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7.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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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 ④
- 생활 속 환경 운동가 곽현정 귀농인 -

“일산에서 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매장활동가로 근무하다가 홍성에 내려오게 됐습니다. 농사를 전혀 모르던 때 조금은 감상적 차원에서 귀농을 하게 됐죠. 벌써 13년이나 흘러, 이제는 거의 원주민이라 봐도 무관하겠네요.”

곽현정 귀농인의 말이다. 곽 씨는 귀농을 한 뒤 농사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됐다. 농사는 육체와 정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정과도 같았다. 그럼에도 곽 씨는 농업의 가치를 가슴 속 깊이 느끼며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이 아닌 맨땅의 흙을 밟을 수 있는 홍성에서의 생활이 마음에 들었다.

“초창기에는 농사가 어렵고 경제적인 부분도 해결이 안 돼 취직을 했습니다. 풀무학교 전공부에 잠깐 근무하고 아동센터에서 복지교사 활동을 하기도 했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사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현재 홍성유기농영농조합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단순히 생산물을 납품하는 것을 넘어서서 복지와 문화와 미래를 함께 꿈 꿀 수 있다는 점이 제 마음을 이끄는 것 같아요.”

현재 곽 씨는 고추와 땅콩, 대파, 양파, 마늘, 옥수수, 참깨, 들깨, 고구마, 생강 등 소량 다품종 농사를 짓고 있다. 곽 씨가 농사 초창기에 느꼈던 것은 ‘풀과의 전쟁’이 상상 이상이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기후 자체가 고온다습하다 보니 풀이 자라기에 아주 적합한 기후입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항상 풀과의 전쟁을 이어오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풀과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고 농작물을 가꾼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또 초창기에는 농사를 직장에 다니는 것처럼 지었습니다. 아침에 가서 호미질이나 괭이질을 하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나는 자유다’ 외치며 집에 돌아오곤 했는데, 사실 아주 잘못했던 것이죠.” 곽 씨가 최근 정의를 내린 농사는 ‘밭과 함께 하는 생활패턴’이다. 무조건 밭에 나가야 하고 아침이 되면 어떤 일이 가장 먼저 시급한지 분석해 브리핑을 해야 한다. 

이후 일의 순서를 정하며 하나하나 처리해나가는 일련의 체계화된 과정을 통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사일은 심신의 한계를 시험합니다. 저희 신랑도 여러 가지 일을 해봤는데 농사가 가장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수확을 하고 나서 제가 노력한 것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되면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시장에서야 그 가격이 맞지만, 작물을 키우기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의 대가가 이정도밖에 되지 않나 괴리감과 충격이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점차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곽 씨는 진정한 의미의 ‘농부’로 발돋움해나가고 있었다. 하늘의 뜻에 따라 가뭄이 지거나 장마가 와서 작물을 실패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하고 순응하게 되는 것이 진정한 농부의 특징이자 모습인 것이다.

곽현정 귀농인은 이미 귀농인들 사이에서 생활 속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운동가로도 유명하다. 곽 씨는 20대 때, 변기물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물이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환경을 살리기 위해 한 걸음이라도 나서자는 취지에서 환경 운동을 실천하게 됐다.

“20대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지구는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후손에게 빌려온 환경을 잘 가꾸고 아껴서 돌려줘야 한다는 말이었죠. 그런 면에서 도시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비 생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귀농을 하면서 푸세식 화장실을 남겨 놨고, 최대한 차를 타지 않으려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곽 씨는 장례식장에 문상을 갈 때에도 개인 수저와 물 컵을 들고 다닐 정도로 생활 속 환경운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말로만 하는 환경운동이 아닌, 작은 부분에서부터 실천하는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환경운동과 더불어 마을 만들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차를 타고 나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마을 안에서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마을 만들기를 통해 행복과 즐거움이 넘치는 홍성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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