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치명적인 매력, 알리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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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치명적인 매력, 알리고 싶죠”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7.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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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 ⑤
뻐꾸기 합창단 이끄는 장곡면 조대성 씨

서울에 거주하며 직장생활을 하던 조대성 씨. 평소 먹거리와 농사, 대안적 삶에 관심이 많았던 조 씨는 2010년 1월 귀농을 결심하고 홍성으로 내려오게 됐다.
“첫째 아이가 6개월 무렵 귀농을 하게 됐습니다. 1년 정도 농사를 준비했고, 풀무학교 전공부를 알게 됐죠. 유기농업을 가르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전공부에 입학해 공부를 했고, 정민철 선생님과 함께 젊은 협업농장을 시작했습니다.”
조 씨가 젊은 협업농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순전히 젊은 귀농인들을 위해서다. 정착 기반도, 자본도 없이 무작정 농촌과 맞닥뜨리는 젊은 귀농인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그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전공부 졸업생들이 뜻을 모으게 된 것이다.
조 씨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젊은 협업농장에서 함께 일하다가 지난해부터는 오누이 환경마을 협동조합 사무장으로 근무 중이다. 
조 씨가 근무하는 협동조합은 도산리에 위치한 마을 협동조합으로 도서관, 세미나실 등이 위치한 다목적회관과 예절교육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조 씨는 자신은 물론 귀농한 이들이 ‘귀농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성북구로 이사를 가면 강동구민이 성북구민이 되듯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물론 농촌으로 향한 이들이기에 귀농인, 새농인이라 불리는 것은 맞지만 자리를 잡고난 뒤부턴 똑같은 홍성군민인 거죠. ‘귀농인’이라는 호칭 때문에 되려 원주민과 마찰이 생기거나 괴리감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에 마을에 활력을 불어 일으키고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등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귀농인이라는 개념이 그 이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만큼 그 점을 조 씨는 우려했다.
조 씨는 농촌에서의 삶과 농사가 100% 친환경적인 삶을 구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완벽한 친환경은 모든 생명을 살려야하지만, 어느 한 농작물을 위해 풀이 희생돼야 하듯 농업조차 자연을 끝없이 거스르는 행위라는 점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의 삶이든 삶의 의문은 계속 일어납니다. 어느 정도는 자연을 거슬러야 하고, 어느 정도는 순응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인 것이죠. 그렇지만 농사는 제게 참 잘 맞는 일인 것 같습니다.”
조 씨는 ‘뻐꾸기 합창단’을 지도하며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대학 시절, 작곡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재능을 살려 합창단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전공부 1학년 축제 때 합창 지도를 하게 됐는데 이것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학생이었지만 가정이 있었기 때문에 마을 분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여성농업인센터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뻐꾸기 합창단을 시작하게 됐죠.”
2011년 1월 첫 주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매 주 월요일마다 뻐꾸기 합창단의 연습은 계속되고 있다. 합창단은 현재까지 총 3번의 정기공연과 마을 축제, 주민자치센터 공연 등을 진행했다. 또 도서관 개관 행사 등에 참석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홍동면에 위치한 주민 휴식공간인 ‘뜰’에서 깜짝 공연을 실시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아도, 노래를 잘 하지 못해도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어울릴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곳이 뻐꾸기 합창단입니다. 아쉬운 점은 초창기에 마을 할머니들께서 많이 참석하셨는데, 건강상의 이유와 본인들로 인해 진도가 늦어진다며 빠지신 점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최근에는 나오시는 할머니들이 적어 무척 아쉽죠. 초기엔 할머니와 딸, 손녀까지 3대에 걸친 단원들도 있었습니다.”
조 씨는 풀무학교에서 활동 중인 실내악 동아리 ‘라르고’의 지도를 맡기도 했는데, 이들과 뻐꾸기 합창단의 협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조 씨는 합창단을 계속 하면서 음악에 관심 있는 주민들과 함께 음악을 생산하고 공연하는 레이블 기획사를 운영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조 씨는 마을 고유의 콘텐츠를 생산, 마을 주민들을 비롯한 군민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팟캐스트 ‘조대성의 팜(Farm)므파탈’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작된 팜므파탈은 말 그대로 치명적인 농촌의 매력을 전한다는 뜻으로, 오누이 권역 이야기와 농촌 및 마을의 이슈 등을 전하고 있다.
“마을 이야기나 시골 이야기가 소통되는 창구는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농촌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정체돼 있는 경우가 많죠. 이러한 점을 팟캐스트라는 도구를 통해 소통으로 전환시키고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다보면 더욱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타 지역 사람들보다 우리 지역 사람들, 우리 마을 사람들이 소비를 할 수 있게 되길 더욱 바라고요.”
이밖에도 농촌에서 음악이나 영화, 미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서로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포럼 등을 개최하고 싶다는 조 씨. 조 씨의 꿈이 현실이 될 날을 함께 기대해본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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