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의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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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의무죠!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0.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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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람들의 아름다운 도전 홍성의 농부로 희망을 일구다 ⑪
풀무학교 전공부·녹색당 강국주 씨
강국주 씨가 풀무학교 전공부 수업을 준비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저는 원래 서울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2004년 무렵 전부터 알고 있던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한국문학 전공 교사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됐죠. 일주일에 한 번 강의를 부탁받은건데, 당시에는 이주를 하라는 말로 들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만 하고 왜 답을 안 주느냐는 말에 2004년 말에 홍성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강국주 귀촌인의 말이다. 강 씨는 2004년 말에 홍성에 내려와 2005년 1학기부터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한국문학 강의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서울에서 대학 강의도 진행하던 터라 완전히 자리를 잡지는 않았다.

“사실은 귀농을 할 생각도 있었는데 겁도 나고 어려움도 많이 있겠더라고요. 그런데 강의를 하러 왔다 갔다 하는데 홍성이 참 좋아졌고, 갈수록 대학에서는 재미가 없고 여기에서는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여름방학 때도 보름 정도 묵기도 하면서 차츰 인연의 끈이 넓어졌고, 2009년 말에 완전히 내려와 정착하게 됐습니다.”

강 씨는 5~6년가량 도시와 농촌을 오간 것이 부드럽게 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에서 찾을 수 없던 재미를 농촌인 홍성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주도적으로 녹색당을 만들고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농촌에서 정치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녹색당을 만들게 된 계기는 바로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였습니다. 전국적으로 핵발전소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었고, 이는 결국 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다는 자각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주변에서 아주 가까운 분들과 존경하는 분들이 녹색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2011년 귀농인과 귀촌인을 중심으로 100명 정도가 당원으로 가입하며 본격 출범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홍성 당원은 200명 전후가 되고 있습니다.”

강 씨는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에서 ‘정당’ 자체에 대한 혐오와 불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우리 정치사가 그런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시민사회 활동이나 학교 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강 씨는, 유독 ‘정당인’이라고 하면 오히려 거리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정치에 있어서는 그 정도로 성숙하지 못했다는 증거라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정치나 노동에 대한 교육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하는 부분인데도 정치적인 수준이 낮은 전반적 사회 분위기에 기인한 것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정당 활동을  돈 받고 선거 때 띄워주는 것이나 표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강 씨는 그럼에도 홍성에서 녹색당원들이 풀뿌리 정치를 지향하며 지역현안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녹색당의 이름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받아들이지 않아, 다른 주민 모임으로 활동을 하기도 한다. 강 씨는 마지막으로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덧붙였다.

“젊은 친구들이 홍성이든 홍동이든 여전히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농촌에는 일 할 사람이 없습니다. 농사가 아니어도 참 많은 분야에서 일 할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해결됩니다. 도시와 똑같은 급여 수준을 기대한다면 불가능할 수 있지만 자족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홍성군이나 충남도에서도 귀농·귀촌인들이 도시에서 내려와 생활할 수 있는 주거 여건 마련 등에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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