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성 홍성, 대백제전에 적극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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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성 홍성, 대백제전에 적극 참여해야
  • 손규성(한겨레 편집부국장)
  • 승인 2009.07.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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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백제란 이름도 오늘로서 끝이 난 것이오. 아! 슬프도다! 이를 어쩌면 좋소? 다시 불러볼 수 없는 나의 백제여! 조상의 분묘가 지척에 있어도 다시 갈 수 없게 되었구려!" 

고대 동아시아 최대의 국제해전은 당나라 수군의 승리로 끝난다. 백제와 왜 연합군은 '백강' 해전에서 '기상을 잘못 헤아려' 제대로 손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참패한다. 결과는 백제부흥군 왕 풍장이 고구려로 피신하고 이어 부흥군 왕성인 '주류성'이 함락당한다. 서기 663년 음력 9월 7일이다.
 
<일본서기>를 보면, 주류성에 있던 백제 유민들은 주류성이 함락 당하자 이처럼 울부짖으며 망국의 한을 안고 왜국으로 망명길에 오른다. 이때의 기록은 망명자 수를 좌평 여자신 등 700명으로 적고 있다. 이들 유민들은 왜에 있던 의자왕의 또 다른 아들 선광왕(善光王)과 함께 크고 작은 관직을 얻는다.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의 백제 왕성 사비성 함락과 의자왕의 체포에 이어 일어난 백제부흥운동은 왜국의 구원군이 옴으로써 한․중․일 세 나라의 동아시아 국제전으로 번졌다. 당시 왜나라의 구원군사는 기록상으로 1만 명으로 나온다. 이 군사들이 배를 타고 왔으니 병선은 50척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강에 진을 치고 백제군과 왜군을 기다린 당나라 수군의 병선은 170여척으로, 기록상으로 정확하게 나온다. 일본서기는 당 수군의 병선을 정확하게 기록했으나 자국 병선의 수는 기록하지 않고 있다. 

▲ 홍성의 대백제전 참여는 공주, 부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홍성을 찾는 명분도 된다(사진은 백제문화제 백제시대 생활체험장).

박성흥 씨, "주류성은 서천, 부안 등이 아니고 홍성의 장곡이다"

백제부흥운동과 관련된 고대 한반도 역사의 미스터리는 '주류성'이다. 주유성의 위치가 미스터리인 것이다. 우리의 <삼국사기>나 일본의 <일본서기>, 당나라의 기록 어디에도 정확하게 나온 곳이 없다. 국내 역사학자들도 딱히 어디라고 정하지 못하고 설만 분분하다. 하지만, 덕산에 살던 향토사학자인 박성흥 씨가 "주류성은 서천, 부안 등이 아니고 홍성 장곡"이라고 비정하고 나서 관심을 끌었다. 

기억이 나는 박성흥 씨의 주장을 더듬어보면, 우선 백강(白江)은 지금의 백마강(즉 금강)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에 '강(江)'은 지금으로 보면 냇가, 그 중에서도 조금 큰 냇가를 지칭하는 말이었고, 요즘 지칭하는 강은 당시에는 '수(水)'라고 표기했다는 것이다. 또 백강은 백촌강(白村江)으로도 표기했는데(백강은 당 기록이고, 백촌강은 일본서기에 나옴), 마을이 하얀색을 띤다는 뜻이다. 즉 차돌이 많아 마을 전체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반짝이는 곳이라고 풀이했다. 

박성흥 씨는 이에 따라 차돌이 엄청나게 많은 마을, 즉 백석마을이 있어야 하고, 내가 크데 강이 아닌 곳을 우선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백강은 현재의 '삽교천'이고 백강전투는 삽교천 앞인 아산만에서 이뤄졌고, 삽교천 들머리 마을 이름이 '백석리'이다. 또 이곳에는 '왜이총'이 있다는 것이다. 왜군의 귀를 잘라 모아 만든 무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하룻밤 새 갈 수 있는 곳이 주류성이고 그곳은 홍성 장곡면 산성리 '석성산성 일대'라는 것이다. 

홍성이 주류성이 있었던 곳이라면 이는 엄청난 역사적 자산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주류성 위치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하다. 이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렇지 않고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 황실의 혈통이 백제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래서 자국 병사들이 모국을 구하러 간 곳이 어느 곳인가에 대한 열의 또한 대단하다. 공주나 부여를 관광차 온 일본사람들 가운데에는 간혹 주유성에 대한 질문을 하곤 한다. 

대백제전에 홍성도 적극 참여해야 하고 
대백제전 개최 지역의 하나가 돼야 한다


내년에는 '대백제전'이 열린다. 대백제전 개최는 백제문화에 대한 향수와 찬란한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 고취만은 아니다. 이완구 지사가 취임하면서 고민했던 것은 역내의 균형발전 문제였다. 충남의 서남부지역인 공주, 부여, 서천, 논산 등이 상대적으로 북부지역에 비해 낙후돼,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대백제전이다. 지역 자원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의미로, 올해 100억 원, 내년에 200억 원 등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백제전은 일본과 중국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고대 백제를 둘러싼 동아시아 국제 전쟁이 문화축제를 기반으로 다시 한 번 맞붙는 것이다. 일본은 내년에 평성 정도 1300년 축제, 중국도 상하이 엑스포를 내년에 대대적으로 개최하기 때문이다. 

대백제전에 홍성도 적극 참여해야 하고 대백제전 개최 지역의 하나가 돼야 한다. 주류성 위치가 홍성이기 때문이다. 일단 백제부흥운동 가운데 한 아이템을 찾아 콘텐츠로 하면 된다. 대백제전 참여는 개최 투자재원이 홍성에도 배분된다는 뜻이다. 공주, 부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홍성을 찾는 명분도 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역사문화자산을 자원화해서 홍성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홍주신문 제82호(2009년 7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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